인천광역시가 스타트업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자본과 인프라 면에서 서울·경기에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항구도시 특유의 강점을 살려 세계로 뻗어나가는 창업도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정부 차원의 막대한 예산과 지원을 통해 여건이 조성되면서 창업팀과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이로 인해 지역 창업 생태계에 활기가 돌며 조금씩 결과물이 나오는 모습이다.

현재 인천시는 지역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 중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SW벤처펀드’로, 소프트웨어 융합산업 기업을 대상으로 1171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정보기술(IT)과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 지식서비스, 스마트물류 분야의 우수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고 기업의 매출 성장과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혁신산업 전환을 희망하는 산업단지 입주기업에 투자하는 257억원 규모의 스마트혁신산단·인천지식재산 펀드, 재창업을 지원하는 375억원 규모의 인천재기지원 펀드, 창업 후 3년 이내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해 초기 정착을 돕는 100억원 규모의 창업초기펀드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
공간 인프라도 속속 확충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스타트업 파크, 품(POOM)’은 이달 중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해 올해 11월에 개장 예정이다. 이곳은 인천을 스타트업의 메카로 조성하기 위해 송도국제도시 투모로우시티에 마련된다.
창업자·투자자·대학 및 연구기관 등 혁신주체가 열린 공간에서 네트워킹하는 창업 집적공간으로, 오픈 데스크 120석과 59개실 등 전체 179개 기업을 수용할 수 있다. 1인실부터 50인실까지 스타트업 성장 단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되며 회의실, 수면실, 교육장, 스타트업 교류공간,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지원센터, 엑셀러레이터 등의 사무공간을 배치해 다양한 육성 및 교육 프로그램과 아이디어 교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KT와 함께 국내 VR 시장 활성화를 위해 VR 스타트업의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VR 서비스 공모전 ‘IM Super VR’을 오는 5월 개최한다.
4개 사 내외를 선발해 총 3300만원의 상금과 5000만원의 사업화 지원금, 슈퍼VR을 통한 서비스 유통 기회를 제공한다. 인천혁신센터 보육 기업으로 등록돼 창업 공간 입주 자격이 부여되며, R&D, 마케팅, 해외 진출, 투자 유치 등 다방면에 걸친 후속 지원도 이뤄진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인천시 주최로 열린 인천콘텐츠코리아랩은 ‘스타트업 부팅 프로젝트’와 ‘스타트업 리부팅 프로젝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콘텐츠 분야 사업화를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인 창업 실무 교육과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해 자체 콘텐츠 개발을 통한 창업 및 사업화를 지원했다. 총 40시간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총 17팀이 수료했으며, 이들 중 우수 콘텐츠 창작자로 선정된 10팀에게는 200만원 이내의 사업화 지원금이 제공됐다.
이를 발판으로 인천에 둥지를 트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벤처기업 확인·공시 시스템인 ‘벤처인’에 따르면 2017년 초 1508곳이던 인천지역 벤처기업은 지난해 8월 기준 1654곳으로 2년 동안 10%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 3.4%, 대구 5.2% 등과 비교해 증가세가 가파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인천에서의 창업이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스타트업들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것 같다”며 “많은 창업자들이 기회를 얻고 성공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을 통한 지원과 개발에 계속해서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