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사라진 뒤 등장한 국토부의 사후약방문
타다 사라진 뒤 등장한 국토부의 사후약방문
2020.05.15 15:18 by 이창희

차량공유서비스 ‘타다’가 영업을 종료한 지 한 달이 지났다. 그간 법이 개정되고 재판이 진행된 끝에 타다는 숱한 논란을 남기고 사라졌다. 정부와 국회가 사실상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준 결과다. 그런데 비슷한 형태의 차량공유서비스가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그동안 중재와 타협 유도에 실패한 국토교통부가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통해 서비스 활성화에 나선 것이다.

 

지난 3월 열린 모빌리티 플랫폼 간담회.(사진: 국토부)
지난 3월 열린 모빌리티 플랫폼 간담회.(사진: 국토부)

국토부에 따르면 교통·소비자·IT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빌리티 혁신위는 지난 14일 첫 회의를 갖고 플랫폼 운송사업과 관련한 각종 세부 제도를 논의했다. 혁신위는 앞으로 월 2회씩 회의를 열어 오는 8월까지 최종 권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플랫폼 운송사업자들의 서비스 유형과 기여금 규모, 허가 총량, 기존 택시 서비스의 문제점 개선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다. 8월 중 최종 권고안이 나오면 업계 협의를 거쳐 최종 정책방안을 확정하고, 9월 입법예고를 거쳐 이듬해 4월부터 제도가 시행되도록 한다는 게 국토부의 계획이다.

국토부의 목표는 플랫폼 운송사업의 활성화, 그리고 택시업계와의 상생이다. 모빌리티 시장규모를 오는 2030년까지 현재 8조원에서 15조원 이상으로, 브랜드형 모빌리티를 20만대 이상으로 확충하고 승차거부·담배냄새 등의 고질적 불편사항을 없애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세계적으로 빠르게 변화·발전하는 플랫폼 운송사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토부는 정작 타다 논란 당시에는 이같이 기민하고 유연한 입장 대신 답답한 태도로 일관했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도, 어느 한 쪽을 제대로 설득하지도 못한 채 무기력하게 사실상 상황을 방치했다. 그렇게 올초 선거를 앞두고 표심에 민감했던 정치권은 입법을 통해 타다를 앞길을 막았고, 법원의 면죄부도 아무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당시 타다 탄원에 나섰던 한 스타트업 대표는 “(국토부가) 진작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논의 기구를 활성화시키고 대안을 찾았더라면 이런 소모적인 과정은 없었을 것”이라며 “모빌리티 혁신위의 권고안 역시 타다의 전례가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혁신위 구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혁신위에는 벤처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한글과컴퓨터 창업자 출신의 이찬진 전 포티스 대표가 참여했다. 그는 여객운송법 개정안을 타다 금지법이 아닌 ‘모빌리티 혁신법’으로 추켜세우며 “20대 국회가 가장 잘한 일”이라고 지지를 보낸 바 있다. 반면 국토부는 그간 스타트업을 대변해온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측에는 혁신위원 추천 요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혁신위 구성에 중립성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신청한 2건의 사업에 대해 실증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중 파파모빌리티가 신청한 ‘교통약자 특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은 과거 타다의 서비스와 매우 유사하다. 승객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가까운 렌터카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아동·여성·노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점만 다르다.

이는 취약계층 지원 차원에서 정부가 조건부로 한시적 규제 해소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향후 수요 증가에 따라 서비스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타다의 서비스와 차이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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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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