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폐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는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감염자의 비말이 호흡기나 눈·코·입 점막을 통해 침투해 감염되면 발열과 기침, 폐렴을 주 증상으로 한다.
폐렴은 암 사망률 1위인 폐암보다 더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폐렴 사망률이 폐암보다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폐렴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45.4명으로, 폐암 사망률(10만명 당 34.8명)을 넘어섰다.
폐렴은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오인하기 쉽다. 둘 다 호흡기 감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부위와 원인이 다르다. 감기는 바이러스형 비인두염 또는 급성 비염으로, 코나 목에 생기는 ‘상기도 감염’이다. 반면 폐렴은 세균성, 바이러스성, 진균성 등의 원인에 의해 기관지나 폐에 생기는 ‘하기도 감염’이다.
감기는 대부분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수일 지나면 저절로 호전된다. 하지만 폐렴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하지만 심한 호흡기계 증상을 보이고 고열과 심한 기침, 누런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 숨쉴 때 통증을 느낄 수 있고, 구역,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신체 전반에 걸친 전신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만약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폐렴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우선 병력 청취와 검진을 통해서 의심할 수 있고, 가슴 x-ray 촬영을 통해 폐음영의 변화를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다. 그러나 x-ray 상 뚜렷한 음영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CT) 등의 검사를 실시하기도 한다. 원인이 되는 미생물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가래를 받아서 원인균을 배양하거나, 혈액배양검사, 소변항원검사 등을 통해서 원인균을 진단할 수도 있다.
폐렴은 폐렴구균 감염이 주요 원인이다. 면역력이 전체 폐렴 발병 원인 69%가 폐렴구균에 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폐렴구균은 폐렴뿐 아니라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폐렴구균 감염은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서 성인이 접종할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13개의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감염을 예방하는 13가 단백접합백신(PCV13)과 23개의 폐렴구균 혈청형에 대한 감염을 예방하는 23가 다당질백신(PPSV 23)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겨울 코로나19가 독감-홍역 등과 동시에 재유행하면서 피해를 불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섞여서 유행하면 증상 구분이 쉽지 않아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면역력이 저하된 이들이나 65세 이상 고령자나 영유아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인구의 독감 및 폐렴구균 백신 접종은 필수다.
도움말/ 박지훈 믿음마취통증의학과의원 대표원장(통증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