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엑셀러레이터, 데모데이
스타트업과 엑셀러레이터, 데모데이
2020.06.17 16:04 by 이지섭

스타트업이 세상을 점령하고 있다. 쿠팡에서 쇼핑을 하고 배달의 민족으로 식사를 해결하며 토스로 결제한다. MZ세대는 틱톡으로 놀고 밀레니얼 세대는 인스타그램의 GIPHY 라이브러리가 제공하는 짤방으로 대화한다. X세대는 페이스북에서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소통한다.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땐 쏘카를 타고, 숙소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한다. 

 

스타트업은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트업은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 스타트업의 정의(定義)
스타트업이 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을 일으키며 대중들의 생활 속에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스타트업’이 정확히 뭔지, 조금은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한 편에선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게 아니면 ‘스타트업이 아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스타트업 중에는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많다. 이렇게 헷갈릴 때는 전문가가 등장해 대신 설명해 주면 좋다. 투자와 금융교육, 관련용어 사전으로 유명한 인베스토피디아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꽤나 추상적인 단어들이 눈에 띈다. 풀어보자. ‘독특하다’는 건 차별성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스타트업은 기존시장에 있는 제품•서비스와는 다른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혁신에 대한 ‘지향성’이 있어야 한다. 기성의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체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를 수 없다. 여기서 혁신은 제품과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유통구조와 비즈니스모델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젊다’는 건 대표자의 나이가 아닌 사업체의 정신적•체력적 젊을을 뜻한다. 흐름을 읽고 재빠르게 해내는 실행력, 신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디지털 도구와 콘텐츠를 이해할 줄 아는 ‘디지털 리터러시’, 인재를 영입하고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조직문화의 구축 등이 여기서 말하는 ‘젊음’에 해당한다. 한 스타트업이 위에 말한 젊음의 요소들을 모두 갖고 있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이에 대한 노력은 필요하다. 

 

‘혁신’과‘젊음’은 스타트업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다.(사진:Unsplash)
‘혁신’과‘젊음’은 스타트업에게 필수적인 덕목이다.(사진:Unsplash)

젊은 시절은 대개 빈곤하다. 젊음을 무기로 하는 스타트업 역시 그렇다. 충분한 자금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스타트업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금이 충분하지 못하고, 업계 네트워크도 빈약하다. 열정으로 가득 차 있지만, 사업에 서툰 나머지 때로는 방향을 잘못 잡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게는 필연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줄 ‘조력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역할을 자처하는 게 바로 ‘엑셀러레이터’다.

 

| 스타트업의 든든한 조력자, 엑셀러레이터
엑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을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공모를 통해 초기 스타트업들을 선발하고 이들이 적절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창업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한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네트워크를 연결시켜주고, 규모를 키울 수 있도록 초기 자금을 투자하기도 한다. ‘벤처육성기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과정도 (사진:act365)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과정도 (사진:act365)

엑셀러레이터가 스타트업의 조력자를 업(業)으로 삼을 수 있는 이유는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자금을 투자한 스타트업이 성장해 다음 라운드(보다 큰 규모)의 투자를 받거나 시장공개(IPO)를 하게 될 때 엑셀러레이터는 초기 투자금으로 확보한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이 때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마어마하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엑셀러레이터들은 투자금과 지분에 대한 자체적인 기준치를 선정해 놓는다. 가령 국내의 대표적인 엑셀러레이터 '프라이머'의 경우 코칭하는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5억 원으로 상정하고, 5천 만원의 시드자금을 투자해 10%의 지분을 취득하는 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스타트업 투자는 손실의 위험성이 크고,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그래서 엑셀러레이터는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투자자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와 연결하는 행사인 ‘데모데이’를 주최한다. 

 

| 스타트업의 데뷔 무대, 데모데이 
엑셀러레이팅의 마지막 과정은 ‘데모데이’로, 교육을 마친 스타트업들이 자신의 사업을 선보이고 평가 받는 행사다. 이 자리에는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비롯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 현장의 상황을 전달하는 스타트업 미디어까지 모두가 한 자리에 모인다. ‘스타트업의 등용문’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국내의 대표적인 데모데이 프라이머 데모데이’의 작년 행사에는 1000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이 중 대다수는 벤처캐피털리스트, 스타트업 미디어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이었다. 무대에 오른 스타트업은 경험 많은 업계 관계자들 앞에 서서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하고, 대화하고 평가 받으며 관계를 형성하고, 본격적인 출발을 준비한다. 

데모데이는 스타트업의 등용문이자 데뷔 무대이자 출발선이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 화려한 조명이 스타트업을 감싸고 이들은 각자가 추구하는 가치와 혁신, 그 구체적인 과정과 폭발적인 결과를 뽐내기 시작한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시간은 오 분 남짓. 무대에서 내려오는 순간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발표를 마친 스타트업은 행사장 밖에 마련된 부스에서 자신의 사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업의 다음 다음 단계를 모색한다. 데모데이를 주최한 엑셀러레이터는 육성한 스타트업들이 무사히 다음 단계로 나아가길 바라고, 관객석에 앉아 있던 벤처캐피털리스트는 좋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위해 관심 가는 업체와 명함을 주고 받는다. 또 미디어들은 보다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각 업체들과 대화를 나누고, 인터뷰를 하기도 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이처럼 데모데이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스타트업이 잘 성장해 무사히 다음 라운드의 투자를 유치하길 바라는 엑셀러레이터의 고민, 좋은 스타트업을 발이 닳게 찾아다니는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노고,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통해 혁신을 꾀하려는 대기업들의 계획과 이들의 이야기를 콘텐츠로 삼으려는 미디어들의 생존전략까지.

스타트업계의 실제적인 이야기는 데모데이를 넘어선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데모데이가 끝이 나고 스타트업을 향한 조명이 줄어드는 순간, 서로 다른 욕망이 뒤섞이며 터져 나온다. 희망을 가득 품은 채 무대에 선 스타트업, 그 무대를 바라보는 갖가지 시선. 그 시선에 담긴 저마다의 기대, 희망과 욕망. 무대를 향하던 화려한 조명이 꺼지는 순간, 스타트업의 ‘진짜’ 이야기가 펼쳐진다. 앞으로 <Beyond The Stage>를 통해 그려낼 이야기들이 바로 그것이다. 

 

…「#2 중소형 엑셀러레이터들의 고민」

필자소개
이지섭

배우며 쓰고 쓰면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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