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동원 IDND 대표 "세계 유일 '설계도면 거래 플랫폼', 블록체인으로 실현"
[인터뷰] 이동원 IDND 대표 "세계 유일 '설계도면 거래 플랫폼', 블록체인으로 실현"
2020.07.28 15:17 by 김주현
▲이동원 IDND 대표

"설계 도면이라는 것이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환경은 구시대적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배달 음식 플랫폼처럼 온라인을 통해 자유롭게 산업디자인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형성하고자 한다. 우리는 도면 거래에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인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안 문제를 블록체인을 통해 해결해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갇혀있던 도면 거래 시장을 음지에서 양지로 꺼내 올리는 것이다."

 

설계 도면은 물건을 만들거나 설비를 제작함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어떤 것을 만들더라도 설계도나 도면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설계도면만 있다면 뭐든 제작이 가능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설계도면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있는 만큼 그에 대한 시장 거래도 암암리에 이뤄져 왔다. 몇몇 기술자들을 통해 설계 도면이 유통은 되고 있었지만 지역 한정적이고 진입 장벽도 높았다.

이동원 IDND 대표는 이같은 산업디자인 거래 시장의 혁신을 통해 도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창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설계 도면은 사실 그 나라의 기술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라면서 "젊은 사람들이 도면이 돈이 안된다고 생각하니 발전이 별로 없는데다가 기술자들도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도면의 기술력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도 점점 줄어드는 것이 현실"이라며 "산업디자인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설계 도면의 가치가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하고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우리 회사는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 출범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가 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블록체인이 기반이 됐기에 가능했다"며 "도면은 지식재산권이고 보안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이상 온라인 거래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보안 문제를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는 높은 보안성을 통해 해결해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회사에 대해서.

-"우리는 블록체인 기반의 산업디자인 도면을 거래하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도면만 벌써 37만 건이다. 즉 산업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 연혁은 3년 정도밖에 안 됐지만, 저희 모회사는 제조 분야에서 20년 이상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회사다. 최근에는 과기부 산하의 국책과제를 진행하고도 있다."

 

Q.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는지?

-"도면이라는 것이 일반인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 굉장히 생소하게 들린다. 설계에 관심이 있거나 전문적으로 하는 분들이 아닌 이상은 그럴 것이다. 옛날 분들 역시 종이에다 그리는 도면으로만 인식하고 있고. 그런데 사실 어떤 물건을 만들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이 설계도와 도면이다. 의자나 테이블부터 항공기 엔진까지. 설계 도면은 그 나라의 기술력을 판단할 수 있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도면을 그리는 분들의 연령대가 좀 높은 편이다. 젊은 사람들은 그런 기술이 돈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아 관심도가 낮다. 결국 도면 기술자들은 줄어들고 있고, 도면에 담긴 기술력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도면의 가치를 제고하고 필요한 회사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이런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Q. 구체적으로 거래 플랫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배달앱하고 비교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옛날에 우리 어렸을 때는 동네에 어떤 중국집이 있는지 보고 번호를 알아낸 다음에 전화해서 시켜먹지 않았나. 지금은 직접 파악할 필요가 없이 배달앱만 있으면 다 주문해서 먹을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도면도 똑같다. 이전에 도면을 팔고 싶으면 발로 영업을 뛰어야 했다. 그것을 중개해주는 사람도 몇 없었는데다가 중개 수수료도 너무 과했다. 예를 들어 핸드폰 도면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 도면을 그릴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경쟁을 붙여서 가격 경쟁을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안 됐던 것이다. 지역 한정적이었던 것도 큰 문제였다. 부산에 있는 사업장은 부산 내에서, 서울에 있는 회사는 서울에서 매매가 이뤄졌기에 서로 비교를 할 수 조차 없었다. 카르텔이 심했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플랫폼을 개발하게 됐다. 우리 플랫폼을 통해 도면이 필요한 사람끼리 연결이 가능해지고 또 도면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그런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다.

우리 플랫폼의 이름이 '메이커스 마켓(MM)이다. 도면의 최소단위가 밀리미터(mm)라 잘 맞아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지었다. 메이커스가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인데, 그들은 모아놓은 마켓이라 해서 메이커스 마켓이 됐다."

 

Q. 아무래도 보안의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여태껏 온라인 산업디자인 플랫폼이 왜 형성되지 못했는가 하면, 결국은 보안성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것을 실현해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면은 지식재산권이기에 보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에야 누가 온라인에 도면을 그냥 올리겠는가? 그것을 보고 누군가 따라그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도면에 관해 지재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특허뿐이었다. 그러나 특허의 문제점은 특허청에 가서 특허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핵심 코어인 기술력이 유출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래서 특허를 못 내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 대기업들 같은 경우는 도면에 관련된 관계자들을 철저하게 관리하며 거의 가둬놓다시피 하며 엄격하게 도면을 다룬다. 부분 부분을 담당하는 도면사들끼리 전체 도면이 뭔지 모르도록 나눠서 관리하기도 한다. 이만큼 지적재산권의 보안성 문제때문에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블록체인이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세상에 완전한 보안이라는 것은 없지만. 우리는 이 플랫폼을 통해서 제공되는 도면을 블록체인을 통해 거래 당사자들만 열어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유출에 대한 법적 책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완비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기술을 통해 갇혀있던 시장을 양지로 꺼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Q. 현재 확보된 37만 건의 설계도면은 어떤 분야의 것들인가?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도면은 기계설비 쪽이다. 그러나 앞으로 도면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도면을 올릴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떤 분야의 도면이라도 올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 파트너사 중에 3D프린터 회사들이 있다. 그리고 VR 관련 회사나 의료기기 쪽 파트너도도 있다. 3D프린터의 경우 도면과 재료만 있다면 뭐든 찍어낼 수 있다. 그러나 도면을 내가 그릴 수 있는가? 내가 그리지 못한다면 살 수 있는 곳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다. 앞으로 3D프린터가 조금 더 대중화되고 파급력이 생기면 설계도면에 대한 필요도가 높아질 것이다. VR 역시 마찬가지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상용화가 되었지만 가상현실 구축에 있어 도면을 구하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와 연결이 돼 있다. 의료쪽 역시 설계도면만 있다면 인공관절 등에 있어서 환자에게 맞는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질 것이다. 재료와 도면만 있다면 이 시장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Q. 사업 진행상황이 궁금하다. 현 주소는 어느정도까지 왔는가?

-"데이터 확보는 이미 됐고 플랫폼도 내부적 출시는 완료됐다. 다만 정부와 국책과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플랫폼 서비스를 고도화하는 부분이 있어 정식 론칭은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협력사들의 데이터들도 다 준비가 완료됐고, 실질적으로 협력을 위해 법률적인 부분의 정리만이 남았다.”

 

Q. 앞으로의 비전?

-"이 플랫폼의 가치는 국내 도면 거래 활성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 플랫폼을 유통하고 있고 거래 형태도 퍼블릭코인을 통해 진행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의 장점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글로벌 장벽이 높지 않다는 부분이 있다. 즉 세계화가 빠르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도면으로서 가치가 떨어지는, 비교적 과거의 도면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런 도면들은 개발도상국에 가면 정말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개도국들에서는 우리나라 부도기업의 도면들을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기도 한다. 지금 아프리카 나라들이 지금 2차산업 중심이라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4차산업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4차산업으로 가는 것은 어렵고 결국 3차산업을 거쳐서 가야한다. 이 과정에서 속도감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도면의 존재다. 우리나라에게는 이미 필요가 없는 기술이지만 그들에게는 어디서 구할 수 없는 귀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설계도면 거래 플랫폼이다. 전세계에도 이같은 플랫폼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맞다. 도면과 생산을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은 있지만 우리처럼 도면을 전면에 내세운 플랫폼은 없다. 그런 이유로 국내 시장을 넘어 처음부터 세계를 염두에 뒀기에 기반을 퍼블릭코인으로 거래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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