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적자의 늪에 빠진 진료재료구매대행사(GPO)①
[기획] 적자의 늪에 빠진 진료재료구매대행사(GPO)①
2020.10.13 14:54 by 김주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취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취합

국내 진료재료구매대행사(Group Purchasing Organization, GPO)들이 수익성 악화와 불안한 재무구조로 인해 노심초사 하고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GPO 3사 ▲케어캠프 ▲이지메디컴 ▲가디언의 2019년 순이익은 각각 -31억원, 58억원, -15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해보면 케어캠프의 순이익은 34억원, 이지메디컴 20억원, 가디언 5억원으로 이지메디컴을 제외하면 순이익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이지메디컴은 2014년 매출액 1103억원에서 2019년 4467억원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2014년 2.5%에서 2019년 1.7%로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의료기관의 유지 확보를 위해 GPO들간의 물품 공급가를 인하하는 출혈 경쟁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케어캠프의 경우 영업외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최근 2년 연속 순이익 적자를 면치 못했다.

케어캠프의 2014년 영업이익은 40억원, 영업외비용 6억원으로 순이익 3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케어캠프의 영업외비용은 112억원으로 영업이익 68억원을 웃돌았다. 2014년 영업외비용이 영업이익 대비 15% 수준에 그치던 것이 2019년에는 약 164%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케어캠프의 매출은 2014년 2720억에서 2019년 6016억원으로 외형적으로는 큰 성장을 이뤄냈지만 영업외비용의 과다지출로 수익성 악화는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케어캠프의 영업외비용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매출채권처분손실이다. 매출채권처분손실은 영업외비용에서 약 59% 수준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케어캠프의 매출채권처분손실 금액 규모는 2019년 약 66억원에 달한다.

아이마켓코리아의 자회사인 가디언은 국내 GPO 2강에 비해 시장에서 경쟁력이 다소 하락하는 분위기다. 가디언은 2014년 매출액 402억에서 2019년 248억으로 매출액이 154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모회사의 지원과 경쟁력 회복 없이는 독자생존이 힘들어 보인다.

◆부채비율 급등... 재무구조 불안감 고조

GPO 업계의 재무구조는 일반적인 기업체와 비교했을때 사업적 특수성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는 부채비율이 200% 미만인 기업을 안정적인 구조로 파악하지만 GPO의 경우 부채비율 600% 수준을 안정적인 지표로 평가한다.

이지메디컴의 재무구조를 살펴보면 2019년 기준 363억원으로 부채비율이 498% 수준으로, 업계 최대규모의 자기자본을 보유해 안정적인 자본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자금지급의 안정성 지표인 유동비율을 살펴보면 이지메디컴의 경우 112% 수준으로 물품거래에서 발생하는 공급업체 대금지급의 안정성도 확보했다.

케어캠프는 2014년 기준 부채비율이 1007% 수준에서 2019년 기준 2558%로 심각한 자본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 케어캠프의 2019년 자기자본은 102억원으로 지난 2014년 141억원과 비교하면 39억원 줄어든 상황이다. 케어캠프의 유동비율 역시 91%에 불과해 자금흐름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케어캠프가 의료기관으로부터 지급받는 매출채권액이 공급업체에 지급할 매입채무액보다 부족하다는 의미로 케어캠프와 거래하는 공급업체들에게는 물품대금 회수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

가디언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난항을 겪고 있다. 가디언의 2014년 자기자본은 12억원, 2019년 자기자본은 -2억원이다. 부채비율은 2014년 1418%에서 2019년 7952%까지 증가했다. 유동비율은 99%로 역시 공급업체 대금지급 안정성도 불안한 상황이다.

 

◆공급업체 상생지표도 하락세

이처럼 유동비율이 낮은 상황은 공급업체 대금 지급기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GPO가 의료기관에 물품을 공급하고 자금을 지급받는 기간은 매출채권회전기간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GPO가 물품 공급업체에 매입대금을 지급하는 기간은 매입채무회전기간으로 파악한다.

유동비율이 가장 높은 이지메디컴의 경우 매입채무회전기일이 2014년 173일에서 2019년 133일로 줄어들었고, 매출채권회전기일도 2014년 197일에서 147일로 줄었다.

케어캠프는 매출채권회전기간이 2014년 129일에서 2019년 124일로 줄었으나 매입채무회전기간은 2014년 132일에서 2019년 154일로 오히려 증가했다.

가디언의 매출채권회전기간은 2014년 150일에서 2019년 178일로 늘었고 매입채무회전기간은 2014년 152일에서 2019년 154일로 늘어났다.

이같은 지표 분석결과 케어캠프의 경우 의료기관에서 물품대급을 지급받는 기간이 약간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사에 대한 공급대금 지급기간은 오히려 지연되는 현상을 나타냈다. 매출채권회전기간이 증가한 가디언도 매입채무회전기간은 엇비슷하게 유지된 점을 볼 때 특이한 점이다.

또 케어캠프의 2014년 매출채권규모는 965억원, 매입채무규모는 951억원이었지만 2019년에는 매출채권이 2045억원, 매입채무가 2546억원으로 매출채권 부족 규모가 50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아마도 의료기관으로부터 매출채권을 현금으로 지급받거나, 매출채권을 제3자 매각으로 조기에 현금으로 유동화한 것을 곧바로 공급사에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매출채권 부족현상의 경우는 의료기관으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을 조기 매각해 발생한 부족액을 처분손실로 인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GPO업계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비정상적인 영업외비용 증가나 공급사에 대한 대금지급 안정성 등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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