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이 죽는 법'의 의미는?
'바보 같이 죽는 법'의 의미는?
'바보 같이 죽는 법'의 의미는?
2015.05.18 16:30 by 신성현
 

공익단체가 대중에게 알리고자 하는 이슈는 대개 심각하기 마련입니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어려운 아이들이나 오염된 환경, 대형 재난 사고 등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문제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금 또는 대중과의 소통도 다소 무겁게 이루어집니다. 실제로 대중 모금이나 이슈 확산 시 사태의 심각성을 부각시키는 것이 효과적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TV에서 종종 나타나는 차마 눈 뜨고는 보기 힘든 가정과 보육시설,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상과 나레이션이 방영되면 ARS 모금 액수는 순식간에 수직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심각한 소통 방식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닙니다. 고통을 겪는 사람들을 보여주는 캠페인 장면은 점차 그 강도가 강해졌습니다. 사람들은 비슷비슷한 내용, 게다가 썩 유쾌하지도 않는 내용을 계속 보다 보면 점차 피로해집니다.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일수록 피로감은 더욱 클 것입니다. 그리고는 스스로의 감정을 보호하기 위해 어느 샌가 이런 무거운 이슈를 피해버리게 됩니다. 공익 이슈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공감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이처럼 사람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면 공익 이슈에서 멀어지는 역효과를 낳게 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커다란 지혜를 주지 않아도, 사람들은 TV와 인터넷에서 코미디, 만화를 즐겨 봅니다. 재미있는 콘텐츠는 누가 열심히 알려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소개합니다. 인터넷과 SNS가 보급되면서 그 속도는 더더욱 빨라졌습니다.

  | 호주의 사고사 방지 캠페인 '바보 같이 죽는 법(Dumb ways to Die)'  

출처 : http://dev.bukkit.org/bukkit-plugins/dumb-ways-die-1-0-beta/images/1-dumb-ways-to-die/




 

사람들 사이에서 공익 이슈가 폭넓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조금은 가볍고 유쾌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유용하기도 합니다.

호주의 멜버른 철도공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바보 같이 죽는 법(Dumb ways to Die)'은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철도안전 공익광고입니다. 패러디물도 여럿 나온 유명한 영상입니다. 사고로 죽는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지만, 재미있는 모습의 캐릭터가 웃기는 방법으로 죽어서 보는 데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노래 역시 밝은 분위기의 후크송이라서 몇 번 보다 보면 저절로 노래 가사를 흥얼거리게 됩니다. 영상은 재미있지만 사고사에 대한 위험성은 충분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 기아자동차와 유명 웹툰의 콜라보레이션 '모빌리티 & 챌린지'  

기아자동차는 자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기 위해 유명 네이버 웹툰인 '질풍기획' 과 연계한 프로젝트를 실시했습니다. 기아차의 사회공헌 가치인 ‘모빌리티 & 챌린지'의 정의를 한 번 살펴볼까요?

  모빌리티: 자동차 기업으로서의 본분인 보편적인 이동권의 실현 챌린지: 우리의 기업 정체성인 도전의 기회 제공

(출처 : 기아자동차 홈페이지 http://csr.kia.com/usr/in/in200Det.kcsr)

 

‘모빌리티’와 ‘챌린지’는 대중에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 개념입니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기업의 사회공헌 가치가 무엇인지 관심 갖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반면 웹툰 '질풍기획'을 통해 설명된 ‘모빌리티 & 챌린지’는 일단 재미있기 때문에 눈길이 머뭅니다. 자연스레 기아차가 추구하는 모빌리티와 챌린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됩니다.

 



  | 가볍게 말한다고 해서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어찌 그리 쉽고, 가볍게, 유머 코드를 통해서 말할 수 있냐고 반문합니다. ‘바보 같이 죽는 법(Dumb ways to Die)’에 대해서도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심각한 부상을 하찮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콘텐츠를 가볍고 재미있게 꾸밈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이 사회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나아가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익 이슈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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