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는 주부 한모(45)씨는 지난 명절에 받은 선물세트를 정리하느라 애를 먹었다. 제품 포장재나 완충제, 보냉제 등은 고스란히 쓰레기가 된 데다가 스티로폼 박스 등은 부피가 커 지정 배출 요일 전까지 베란다 공간을 과도하게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모 씨의 손을 덜어줬던 것은 종이 박스였다. 종이로 된 포장재는 잘 접으면 부피를 줄일 수 있었고 분리배출도 용이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널리 퍼진 비대면 소비 문화는 쓰레기량의 증가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기업들은 친환경 포장재 도입을 통해 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알려왔다.
프로바이오틱스 '드시모네'를 선보이고 있는 바이오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택배 박스를 친환경 종이 소재 보냉 박스인 '드시모네 에코박스'로 변경했다.
바이오일레븐에 따르면 생균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전 과정 냉장 유통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사용되던 스티로폼 박스를 친환경 종이 소재의 보냉 박스로 변경한 것.
이 에코박스는 보온·보냉 관련 특허와 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포장 상자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스티로폼 박스의 보냉 성능을 유지하면서 재활용성을 높였다. 바이오일레븐은 에코박스 도입으로 연간 약 25톤의 스티로폼 사용량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뷰티 업계에서도 포장지 교체가 시작됐다. 이니스프리는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배송 박스와 포장재를 FSC 인증 지류로 교체했다. 재활용이 용이한 배송 박스와 포장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연간 약 4.7톤의 플라스틱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면세품 포장 시 사용되는 비닐 포장지를 종이 소재로 교체했다. 기존의 면세품 교환권을 100% 모바일 교환권을 교체해 재활용이 어렵던 코팅 종이 교환권으로 인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바람은 기업들에게 단순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고 선택을 넘어 필수가 되고 있다"면서 "ESG가 부각되는 만큼 앞으로도 기업들의 더 많은 친환경 보전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