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겨울 날씨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는 ‘삼한사온’입니다. 금세라도 봄이 올 듯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다가도 살을 에는 맹추위가 찾아와 우리를 당황시키곤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토록 기다렸던 겨울의 눈도 갑작스럽게 찾아오면 각종 겨울철 사건과 사고의 원인이 됩니다. 마치 밀당하는 연인처럼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감 잡기 어려운 겨울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지피지기 백전백승’ 그리고 ‘유비무환’이 아닐까요. 올 겨울 날씨 예보와 한파와 대설에 대비하는 행동 요령을 소개합니다.
올 겨울, 따뜻하지만 변동폭이 큰 날씨 이어질 전망‘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겠으나 변동 폭이 크겠다.’
기상청이 올 겨울 날씨를 전망했습니다. 맹추위가 엄습하는 날은 많지 않겠으나 변동이 크다는 점에서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날씨입니다.
올 12월 날씨가 겨울의 변덕을 잘 보여줍니다. 12월 날씨를 분석해보면 예보와 달리 평년보다 추웠고 서해안 지방에 눈이 잦았습니다. 평균 기온은 -0.5℃로 평년기온 1.5℃보다 2℃가 낮았으며, 12월 최고기온은 4.3℃로 평년 7.0℃에 비해 2.7℃ 낮았습니다. 이는 1973년 이후 최저 기온 5위의 기록입니다. 기상청은 동아시아지역 상층대기가 정체되면서 한기가 지속적으로 유입되었고 이후 대륙고기압을 강화시키는 상층 기압 패턴이 형성되어 중순까지 당초 예측과 달리 추운 날씨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전국 강수량은 26.1㎜로 평년 강수량인 24.5㎜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강수 일수가 10.7일로 1973년 이후 최고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잦은 눈과 비가 내렸습니다. 특히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의 영향으로 서해안지방에 눈이 자주 내렸고 일부지역에서는 12월 일최심 신적설(0시에서 24시 중 새로 내려 쌓여있는 눈의 최대 깊이) 극값을 기록한 곳이 있었습니다.
1월에는 전반적으로 포근한 날씨를 보일 때가 많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대륙고기압과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남쪽으로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면서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예정이며 눈이나 비가 올 확률이 높습니다. 2월에는 이동성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의 영향을 주기적으로 받아 기온과 강수량을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매년 이어지는 대설피해 예방하려면 날씨 상황 항상 체크하세요!!날씨 예보는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입니다. 겨울이 언제 다시 변덕을 부릴지 모르는 일. 철저한 대비가 피해를 예방하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특히 대설은 재산 피해 및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 특히 경계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지난 2005년 정읍 46.7cm, 해남 38.5cm, 보령 22.4cm, 부안 21.3cm의 눈이 내려 14명이 사망․실종했고 전국적으로 5,200억 여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이후에도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대설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는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디오, TV, 스마트 폰 등으로 날씨 상황을 체크하고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상청은 24시간 신적설 5cm 이상일 때 대설 주의보, 24시간 신적설 20㎝ 이상(산지는 신적설 30㎝ 이상)일 때 대설 경보를 발령하고 있습니다. 대설 특보가 발동하면 외출을 삼가거나 자가용 대신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가용을 사용할 시에는 교통 상황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며 스노우 체인, 모래 주머니, 삽 등 눈 피해 예방용 안전장비를 휴대해야 합니다.
폭설로 인해 차량 주행 중 고립되면 당황하지 말고 휴대전화로 도로관리기관 및 경찰서에 구조 요청을 한 후 차량에서 대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부득이하게 차량을 탈출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면 연락처와 키를 꽂아둔 후 대피해야 합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행동 지침은 당황하지 말고 경찰이나 도로관리기관 직원 등 관계자의 통제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일입니다.
눈 피해는 나만 피해갈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건강한 시민 의식이 필요합니다. 눈이 쌓여 도로가 얼게 되면 이로 인해 2차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눈이 오면 내 집이나 점포 앞 도로의 눈은 내가 치우는 시민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농가의 경우 붕괴가 우려되는 비닐하우스 등 농작물 재배시설은 미리 점검하고 받침대는 보강하면 사고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해 겨울은 점점 따뜻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2014년 1월 하순에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과 남쪽의 따뜻한 공기 유입으로 평균 기온이 3.9℃에 달했습니다. 이는 1973년 이후 최고 2위의 기록입니다.(1위는 1979년 4.1℃) 그러나 겨울철 한파는 수도 계량기, 수도관, 보일러 동파 등 생활에 밀접한 불편을 끼치고 국민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미리미리 대비하고 예방해야 합니다.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심장과 혈관 계통, 호흡기 및 신경계통, 피부병 등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가정 내 난방에 유의해야 하며, 혈압이 높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노출 부위를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외출 시 머리 부분이 따뜻할 수 있도록 모자, 귀마개, 목도리 등을 착용해야 하며 외출 후 손․발을 씻고 과도한 음주나 업무로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당뇨 환자, 만성폐질환자 등은 독감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추운 날씨에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지만 운동을 해야 한다면 충분한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 가동 범위를 넓혀 부상을 방지해야 합니다.
건강 뿐 아니라 가정 곳곳을 미리 정비해 한파에 대비해야 합니다.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될 때는 수도꼭지를 조금 열어 물이 흐르도록 하면 동파 사고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도 계량기 보호함 내부는 헌옷으로 채우고 외부는 테이프로 빈틈없이 막아 찬 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복도식 아파트의 경우 수도 계량기 동파가 많이 발생하므로 수도계량기 보온에 유의해야 하며, 수도관이 얼었다면 뜨거운 열을 가하지 말고 헤어 드라이기 등 온열기를 이용하거나 미지근한 물을 이용하면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보일러 동파가 발생했을 때에는 당황하지 말고 관할 시․도 종합상황실이나 시․군․구 당직실로 연락을 취하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동파를 대비해 지자체 긴급지원반과 업체 비상연락망을 미리 파악해둔다면 갑작스러운 동파에도 빠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