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윤 감독, “마당을 박차고 나오면 나만의 하늘이 기다리고 있다”
오성윤 감독, “마당을 박차고 나오면 나만의 하늘이 기다리고 있다”
오성윤 감독, “마당을 박차고 나오면 나만의 하늘이 기다리고 있다”
2015.03.18 12:18 by 황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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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예술가는 대중과 소통하는 사람이에요.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메시지를 많은 사람과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3월7일 오후2시, 서울시 중구 삼성증권 본사 강당에 모인 청소년들의 눈이 반짝였다. 강사로 나선 오성윤 감독은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이해하기 쉬운 단어, 어렵지 않은 표현들을 쓰느라 고심하는 흔적이 역력했지만 정작 자리에 모인 청소년들은 오성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금세 파악하고 빠르게 몰입했다.

 외국을 이긴 첫 토종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서울․광주․부산 지역의 청소년들이 문화예술분야의 명사들을 만나 비전을 형성하고 경험담을 들을 수 있도록 ‘명랑만보’가 준비한 명사특강의 열기는 진지하고 뜨거웠다. ‘명랑만보’는 청소년들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탐방하며 사진, 애니메이션, 광고 디자인을 활용해 표현하고 전시회를 개최해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특강에는 ‘명랑만보’ 참여 학생과 더불어 직접 신청한 학생과 일반인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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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00을 찾아라’라는 주제로 진행된 ‘명랑만보-명사특강’의 첫 번째 강사는 2011년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 224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의 새 역사를 쓴 오성윤 감독. 오 감독은 ‘마당을 박차고 나오자’라는 주제를 가지고 청소년들을 만났다. 관객수를 220만이라고 소개한 사회자의 말에 “정확히 224만이다”라고 정정하며 등장한 오성윤 감독은 시작부터 청소년들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다. 

“화가를 꿈꾸던 내가 대중을 위해 예술을 하는 대중예술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대중예술가에게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 한 사람이 소중해요. 그래서 4만 명은 중요한 숫자입니다.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 개봉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은 100만의 관객이 큰 장벽처럼 느껴졌어요. 거대 자본을 들여 만든 미국과 일본의 좋은 애니메이션과 경쟁해서 이기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죠. <마당을 나온 암탉> 역시 디즈니 작품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을 했는데, 관객들이 우리 작품을 선택했어요.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한국 애니메이션이 외국 애니메이션을 이길 수 있었던 첫 번째 작품입니다. 더 의미 있고 소중한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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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순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했다” 

오성윤 감독의 인생은 마당을 박차고 나오는 일의 연속이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그린 그림이 칭찬을 받으면서 화가를 꿈꿨고, 그 꿈을 쫒아 들어간 대학교에서는 연극에 온 정신을 쏟았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 몰래 <주말의 명화>(1969년부터 40년 동안 매주 영화를 방송해 주던 텔레비전 프로그램 이름)를 보며 영화 감독을 꿈꿨던 시네마 키드이기도 했다. 하나의 방향 없이 방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생의 과정 과정은 애니메이션 감독이라는 최종적인 꿈에 도달했을 때 하나도 빠짐없이 도움이 되었다.  

“그림, 연극, 독학으로 배운 영화 연출기법까지 모든 나의 배움과 도전이 애니메이션 영화 한 편에 들어가있어요. 처음부터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겠다고 정하고 그 길을 걸어온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해왔는데 돌이켜보면 하나도 버릴게 없었어요. 그렇게 마당을 박차고 나아가는 삶이 중요합니다.”

마흔 여덟, 20여년만에 꿈을 이루기까지 

오성윤 감독의 이야기는 <마당을 나온 암탉>과도 일맥 상통한다. 알만 낳기로 정해진 양계장을 벗어나 마당에서 살기를 구하는 암탉 잎싹의 이야기 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확장시켜 나가고 그것들을 모아 작은 꿈을 이뤄내는 오성윤 감독 본인의 이야기가 투영되어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6년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결코 허투루 보낸 시간들이 아니다. 더 나은 이야기를 위해 고민했고, 미국이나 일본과 다른 스타일을 만들어내기 위해 도전했다. 수많은 자료 조사를 통해 <마당을 나온 암탉>만의 이야기와 스타일을 완성해 낼 수 있었다. 타인과 달라지기 위한 노력이 224만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문제를 풀다 막힐 때마다, 이를 해결하는 오성윤 감독의 해법은 우직하게 문제에 몰두하고 집중하는 것이다.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입봉 했을 때 나이가 마흔 여덟이었어요.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길을 정한지 20여년 만에 꿈을 이룬 셈이죠. 그 과정에서 천재적이고 재기발랄한 줄 알았던 내가 노력형 범재였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좌절하기도 했고 매번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나의 방향만 보고 걸어왔습니다. 어떤 문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계속 그 생각을 하면 결국에는 길이 보여요.”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르는 운명은 ‘열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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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성윤 감독이 강조한 것은 창조적인 재능이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꿈에서 도망치지 않는 끈기와 성실함이었다.  

“프로부터 아마추어까지 많은 사람들과 일을 했는데 한 가지 단언할 수 있는 차이가 있어요. 의외로 프로가 아마추어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끈기 있게 작업해요. 물론 아마추어는 방법이 미숙한 측면도 있지만 대가에 오른 사람치고 ‘열심’이 없었던 사람은 없습니다.” 

진솔하고 진지했던 오성윤 감독의 강연은 현장을 찾은 많은 학생들에게 꿈을 향해 나아갈 동력을 선사했다. 만화가를 꿈꾸는 민정화(18) 학생은 “좋아하는 일로 성공한 오성윤 감독님을 만나니 꿈이 확고해졌다. 내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명랑만보 명사특강’은 오성윤 감독 외에도 ‘오기사’라는 애칭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오영욱 건축가와 감각적인 작품을 통해 패션-광고 사진작업의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오중석 사진작가의 강의가 기다리고 있다. 서울, 부산, 광주에서 각 2회씩 총 6회 진행될 예정이다.  

명랑만보는 청소년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삼성증권,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을 탐방하며 사진, 애니메이션, 광고 디자인을 활용해 표현하고 전시회를 개최해 전인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명랑만보_명사특가

삼성증권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하는 청소년 성장 프로그램 '명랑만보 명사특강'문화예술분야 명사의 생생한 경험담을 통해 청소년의 성장과 미래를 위한 특강을 진행합니다. 

사진과 그림, 건축, 애니메이션,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오영욱 건축가(오기사)를 비롯하여 누적 관객 수 200만명을 돌파하여 국내 애니메이션 분야에 한 획을 그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각종 방송매체의 출연과 패션, 광고 사진작업의 최고에 올라 있는 오중석 작가, 총 3명의 명사가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실감 있는 스토리를 전달합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과정과 경험, 고충을 전달함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과 미래를 위한 시야를 넓히고, 장차 각 분야의 진로탐색과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번 특강에 여러분을 초대하오니 청소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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