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오너가 3세 구본성 아워홈 전 부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3일 구 전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아워홈 측이 구 전 부회장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 중”이라며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고, 이달 중 구 전 부회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횡령·배임액 규모는 특정되지 않았다.
아워홈은 지난해 7월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이후 자체 감사를 통해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포착했다. 경영실적이 부진했음에도 자신의 급여를 대폭 인상했다는 것. 이에 지난해 11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문제가 되는 정황이 있어 자체 감사를 실시했고 고소를 진행하게 됐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한 후 “횡령·배임이 구체적으로 언제 어떤 규모로 이뤄졌는지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 전 부회장이 아워홈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배경이 현 아워홈 대표이사인 막내동생 구지은 부회장과의 경영권 갈등의 연장선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구 전 부회장은 LG그룹 창업자 고(故)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학 전 아워홈 회장의 장남이다. 2004년부터 형제 중 유일하게 아워홈 경영에 참여했던 구지은 부회장을 밀어내고 2016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구지은 부회장은 ‘사보텐’ ‘타코벨’ 등을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로 이동하며 구 전 부회장과의 갈등을 빚어 왔다. 이 과정에서 캘리스코는 2020년 식자재 공급선을 아워홈이 아닌 신세계푸드로 변경하기도 했다.
구 전 부회장은 범법행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020년 9월 서울 강남에서 보복운전으로 상대 차량을 파손하고 차로 운전자를 친 혐의로 지난해 6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다음날 경영권 다툼 중이던 구지은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씨, 차녀 구명진씨 세 자매는 구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 해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구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잃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 것.
현재 아워홈의 최대 주주는 여전히 구 전 부회장으로 지분율이 38.56%다. 다만 세 자매의 합산 지분율은 59.55%으로 구미현 19.28%, 구명진 19.60%, 구지은 20.67%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