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흔히 동결견이라고 불리는 오십견은 이름 그대로 ‘어깨가 얼음처럼 굳어 버린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오십견은 겨울철에 심해지는 대표적인 질환 중 하나로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증상이 나빠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요즘 오십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오십견의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 주위에 특별한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어깨가 통증과 함께 굳어서 팔을 마음대로 들거나 움직일 수 없는 증상을 말한다. 주로 외부 충격이나 퇴행성변화 등으로 인해 어깨 관절을 구성하는 구조물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다.
증상은 크게 통증기, 결빙기, 해동기의 3단계로 나뉜다. 통증기는 염증 반응이 일어나 통증이 심해지는 시기다. 야간통으로 인해 잠에서 깨거나 팔을 움직이면 삐끗하는 느낌이 들면서 아프다. 결빙기에는 관절이 굳어져 통증이 줄어드는 반면 관절 경직이 심해진다. 이 단계가 되면 샤워를 할 때 목과 어깨 뒤를 씻기 힘들 정도로 움직임이 제한된다. 마지막 해동기는 어깨 움직임이 비교적 편해져 증상이 해결됐다고 오인하기 쉬운 시기다.
하지만 오십견은 5년 후에도 어깨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50%이며 운동장애가 남는 경우도 45%에 달한다. 특히 해동기를 완치된 것으로 착각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통증으로 고생하거나 신체적 기형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어깨 통증과 경직이 나타난다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동작침법과 침치료, 한약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로 오십견을 치료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통해 고정된 어깨 관절의 균형을 바로 잡는다. 이후 동작침법(MSAT)으로 통증 부위에 침을 놓은 뒤 환자의 어깨의 능동적∙수동적 움직임을 유도해 어깨 관절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어깨를 부드럽게 풀어준다. 여기에 침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을 해소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손상된 조직 재생에 탁월한 한약을 환자 체질에 맞게 처방하면 손상된 관절과 뼈를 보호할 수 있다.
실제 오십견과 같은 어깨 질환에 대한 침치료의 객관적인 효과는 여러 연구논문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Acupuncture in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침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은 침치료군에 비해 2년 내 어깨 수술을 받는 경우가 3.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침 치료를 받으면 수술률이 70% 가까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 효과를 높임과 동시에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는 반신욕이나 온열팩으로 어깨 근육을 풀어주면 도움이 된다. 반면 한쪽으로 누워서 자거나 무거운 물건을 장시간 한쪽 팔로 드는 등 어깨에 부담을 주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오십견은 방치하면 저절로 낫는다’는 속설 때문에 치료를 미루다가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자연치유만을 기대하고 장기간 내버려두면 어깨가 완전한 가동 범위로 회복되는 데까지 치료 기간이 길고 치료에 어려움이 커진다. 오십견 증상이 나타났다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설 것을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