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도 많이 참여해보고 싶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시간적 여유나 마음의 여유가 따라주지 않더라고요. 이번 기회에 모처럼 참여해 봤는데요,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제가 그린 그림이 먼 나라의 기후난민 아이들에게 전해진다니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라요.”
직장 동료들과 함께 희망T캠페인에 참여한 성기영씨(강원도 삼척시)의 말입니다. 기영씨는 새하얀 희망T에 초록빛 네잎클로버를 그렸습니다. 직접 그린 희망T를 입을 기후난민 어린이에게 행운과 용기를 전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합니다.
지난 4월 16일, 강원도 속초시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속초연수원에서 전국의 국민은행 직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희망T캠페인이 진행됐습니다. 오전 9시부터 2시간동안 함께한 인원만 230명으로 저마다의 마음을 담은 희망T가 260여장 탄생했습니다.
희망브리지는 기후난민 어린이들에게 직접 그린 희망T와 함께 7일분의 영양결핍치료식을 전하는 희망T캠페인을 진행합니다. 기후난민은 홍수, 가뭄, 해수면 상승, 혹한 등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말합니다.
기후난민은 국제법상으로 난민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전 세계 기후난민은 2,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노르웨이국내난민감시센터(IDMC)는 추산하는데요. 그 중 90%를 차지하는 1,900만 명이 아시아‧아프리카 등 저개발국가에 사는 사람들입니다. 집을 잃고 아무 연고도 없는 땅으로 내몰리다 보니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되지 않는 생활을 이어갑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은 어린이들입니다. 고스란히 기아, 빈곤, 약탈에 노출돼 안전과 생명까지 위협받습니다. 기후난민의 절반에 가까운 48%가 18세 미만의 청소년과 어린이들입니다. 어린이 4명 중 한 명꼴은 영양결핍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로 인해 체내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고 심한 경우에는 죽음에까지 이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나라 밖 사람들의 힘든 삶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듣습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치이다 보면 쉽게 잊기도 하고, 막상 도우려 해도 실질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단 생각에 체념해버리기도 합니다. 기아, 빈곤, 영양결핍 등과 같은 말은 우리에게 너무 먼 이야기인 것만 같죠.
하지만 우리의 생활을 돌이켜보면 이들의 이야기가 마냥 먼 이야기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화석연료의 사용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유발하고, 이로 인한 자연재해를 야기하기 때문입니다.
2013년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보면 중국과 미국이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7위에 올라 있습니다. 2005년 여러 섬들이 물에 잠겨 50만 명의 주민들이 집을 잃었던 방글라데시, 2009년 겨울 이상 한파로 1,000만 마리의 가축이 죽고 2만 가구의 유목민이 삶의 기반을 잃었던 몽골, 2013년 찾아온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아직까지도 재해 복구에 허덕이고 있는 필리핀과 같은 나라의 사람들은 정작 에너지가 주는 풍요로움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채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만 고스란히 짊어지고 있습니다.
희망브리지는 여러분과 기후난민 어린이들을 잇는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희망T캠페인으로 탄생한 희망T와 영양결핍치료식이 필리핀, 방글라데시, 몽골 등지의 기후난민 어린이들을 찾아갔습니다.
희망T캠페인, 직원 연수프로그램 만족도 1위, “가정에서 아이들과 가족T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지난해 조합원들과 함께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지 논의했는데, 그때 우여곡절 끝에 희망T캠페인을 선정하게 됐습니다. 기후난민 어린이에게 나눔을 실천한다는 의미도 있고, 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지난해 진행한 교육프로그램 중 가장 만족도가 높은 프로그램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희망브리지와 함께하게 되었는데요. 다소 딱딱한 교육만 받다 이렇게 활기찬 모습들을 보니 저도 뿌듯합니다.”
김정환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교육개발국장의 말입니다. 희망T캠페인은 지난해 2박3일간 진행된 연수프로그램들 중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해 올해도 국민은행 직원들과 함께하게 됐습니다. 참가자들이 희망T캠페인의 취지에 공감하니, 자연스레 희망T에 진심이 담기는 모습들입니다.
200명이 넘는 분들의 마음이 모여 하얀 희망T도 다양한 모습으로 채워져 갔습니다. 오랜 만에 실력발휘 하시는 분들도 눈에 띕니다. 아이들에게 보내는 희망T인 만큼 귀여운 캐릭터를 그려 넣는 분들도 상당히 많았고,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채워 넣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희망T는 기후난민 어린이들에게 하나의 구호품이자, 어쩌면 생애 처음으로 받아보는 선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날 캠페인에 참여한 이연경(경기도 성남)씨는 “희망T를 선물 받은 아이들이 비가 올 때 옷이 젖을까봐 벗더라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아 더 열심히 그리려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희망T에 ‘네가 희망이다(You are the hope)’라고 적었습니다.
희망T캠페인 참여자들로부터 “평소에도 마음은 있었으나 나눔을 실천할 기회가 적었다”는 목소리가 많이 들려왔습니다. 이는 자연스레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자주 접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어졌는데요. 정전희(서울)씨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습니다.
“이런 특별한 기회를 통해서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일상 속에서도 이렇게 희망T캠페인을 접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주말에 여의도공원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진행한다면 가족과 함께 참여하면서 참가자들도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송재근(서울)씨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만들어본다면 아이들이 참 좋아할 것 같다”며 “집에 돌아가면 가족T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누군가를 위한다는 나눔의 의미도 일깨워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겠죠. 희망T캠페인은 단체‧기업뿐만 아니라 가족‧개인단위로도 참여할 수 있습니다. 희망T키트를 구매하고 희망T를 그려 희망브리지로 보내면,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는 기후난민 어린이들에게 영양결핍 치료식과 함께 기부자가 직접 그린 희망T를 선물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