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인 눈에 지붕이 무너지진 않을까 무서워요”
“쌓인 눈에 지붕이 무너지진 않을까 무서워요”
“쌓인 눈에 지붕이 무너지진 않을까 무서워요”
2015.11.25 18:28 by 조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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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온전치 않은 사람들에겐 특히 겨울이 고달픕니다. 충북 음성에 사는 주영재(가명‧60)씨의 집이 그랬습니다. 구들장은 너무 낡아 군데군데가 갈라졌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온 방안으로 연기가 자욱하게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미 불이 난 적도 있어, 한겨울에도 바닥 난방은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한편엔 더 이상 땔 수 없는 땔감만 쌓여 있었지요. 주영재씨의 걱정은 비단 추위만이 아닙니다.

“전기장판 하나만으로는 턱없죠. 지금도 추운데 한겨울에는….  

추운 것도 걱정이지만 눈이라도 많이 쌓이면 지붕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무서워요.” 

무너져 내린 안채가 흉물스럽게 방치된 모습입니다.
 이미 무너져 내린 안채, 바깥채 구들장도 쩍쩍 금이 가 있어…
‘집’이라 부르기도 힘들 정도로 열악한 주거환경

집은 좁은 마당을 사이에 두고 대여섯 평 남짓의 안채와 바깥채가 있는 구조였는데요. 사용하지 않는 안채는 이미 뒤쪽 벽과 지붕이 무너졌습니다. 거주자는 그나마 기둥이 버티고 있는 마루며 마당에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놓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면 그대로 젖는데다가, 제품도 많이 낡아 언제 전기 사고가 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야외에 놓인 전자제품과 옷가지, 세면도구들

 
마당 한가운데에 있는 야외 수돗가 한쪽에는 면도기며 비누 등 세면도구가 함께 놓여있습니다. 몸도 씻고 설거지도 하는 등 주영재씨 집에서 유일하게 물을 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방도 따로 없습니다. 두 평 남짓 되는 좁은 방에 가스버너며 냄비를 놓고 쓰는데 간단한 조리만 가능합니다. 이불이며 살림살이가 함께 놓여 있어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합니다. 야외에 위치한 화장실은 제대로 된 문도 없고 천정은 어른 가슴높이만합니다. 지난 겨울 허리를 다친 이후로는 드나드는 것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주영재씨 댁의 화장실(사진 위)과 방 내부 모습(사진 아래)

주영재씨는 20년 전 일하던 곳에서 오른쪽 중지와 약지 한마디씩을 잃었고, 지난해 겨울에는 집 앞 빙판길에서 구르는 바람에 허리를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대수술만 세 차례. 한 번씩 다니던 일용직도 그만둘 수밖에 없었죠. 고혈압에 수술 후유증, 불면증으로 하루에 복용하는 약만 32알이라고 하는데요. 이런 상황에 놓인 거주자가 자력으로 주거여건을 개선하기란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집 또한 너무 낡아 개‧보수조차 힘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희망브리지가 현대엔지니어링과 힘을 모았습니다. 바로 ‘기프트하우스’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상자,
‘기프트하우스’가 6평의 기적을 일구어갑니다

희망브리지는 재난재해 피해를 입은 이재민의 피해가 장기화될 경우, 임시거주시설을 통해 한시적 주거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단열성 및 주거편의성을 부쩍 높인 모듈러주택 ‘희망하우스’를 선보였는데, 그 활용 폭도 더욱 넓혔습니다. 저소득층 재난위기가정에 영구적으로 지원하는 '기프트하우스'를 통해서 말이죠. 현대엔지니어링의 자체 기술로 개발한 기프트하우스는 6평 남짓 공간에 주방, 수납공간, 화장실 등을 완비하고 있습니다. 

기프트하우스의 내‧외부

 
주영재씨를 비롯해, 충북 음성군의 1인 가구 총 4세대가 기프트하우스의 첫 수혜자로 선정됐습니다. 오는 12월 22일 입주를 앞두고 있지요. 기프트하우스는 기존에 수혜자들이 거주하던 주택을 허물고 그 자리에 들어서거나, 마당 등 여유 공간을 활용해 설치될 예정입니다. 새로운 보금자리가 생긴다는 소식에 주영재씨는 그렇게 마시던 술도 끊었다고 합니다.  

6평, 작은 공간의 기적이 이 분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 갈까요.  

재난위기가정을 위한 기프트하우스,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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