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국가 아동 결연 동참을 호소하는 문구지만, NGO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것은 아니다. 월 3~4만원의 정기 후원금도 필요하지 않다. 단 1분의 광고 시청이면 별도의 비용 없이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바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힐링애드(Healing AD)’의 이야기다.
힐링애드는 현재 7명의 저개발국가 아이들과 결연을 맺고 있다. 사용자는 앱을 통해 ‘한 아이 정기후원’, 아이의 ‘하루 후원’, 그리고 긴급구호 성격의 ‘프로젝트 기부’ 등에 동참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어플리케이션 상의 동영상 광고 등 콘텐츠를 소비하면 1개에서 많게는 10개의 ‘별’이 지급된다. 사용자는 적립된 별을 통해 다양한 후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별 하나는 10원으로 환산돼 국제개발구호 비영리단체 굿네이버스를 통해 아이들에게 전달된다. 시중의 ‘돈 버는 어플’과 형태는 비슷하지만 내용은 여러 사람의 광고 수익을 모아 기금을 형성하는 ‘크라우드 펀딩’에 가깝다.
지난 29일 힐링애드의 제작사인 (주)힐링애드를 찾아 개발 배경과 운영 현황, 비전 등을 물었다.
“50번 100번 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을, 영상 10번만 보면 아이의 하루를 먹여 살릴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게도 이게 훨씬 더 가치 있는 것 아닐까요?”
힐링애드의 제작을 주도한 김경준 디렉터가 말했다. 그는 두산, 롯데, 매일유업 등 기업의 마케팅을 담당하다 2년 전 유지민, 오경아, 안형기 등 다른 3명의 디렉터와 의기투합해 브랜드컨설팅회사 '양유'를 인수했다고 한다. 마케팅 전문가여서일까. '유저'나 '사용자'보다는 '소비자'라는 말이 더 익숙해 보였다.
그에게 힐링애드의 제작 배경을 물었다.
“이전 회사에서는 소위 ‘돈 버는 어플’을 기획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인수하면서 크라우드 기부 어플리케이션 쪽으로 선회했죠.”
그렇다고 기부에 특별한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앞으로 10년, 20년 더 일 할 것을 생각하니 마케터로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돌이켜보니 소비자가 만족스런 소비를 할 때 가장 보람되더라고요.”
공짜 커피 한 잔보다 작지만 큰 ‘나눔’에서 소비자가 만족을 느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힐링애드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힐링애드는 지난해 12월 30일 출시되었다. 이에 앞선 11월 1일 '양유'와 별도의 회사로 (주)힐링애드가 설립되었음을 밝혀 둔다.)
5개월간 누적 기부액 200만원… 아직은 자체 광고로 충당하는 경우 많아
조심스레 그간의 성과에 대해 물었다. 김 디렉터는 ‘컨셉은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모금된 만큼 기부되는 것이지만, 시스템상으로는 힐링애드와 NGO간 아동결연 후원으로 진행되는 것’이라며, 일정액의 후원금 중 모금액을 제외한 부족분은 힐링애드가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광고 또한 유상으로 집행되는 것이 많지 않고, 상당 부분은 힐링애드 자체 광고를 넣고 있다. 다만 사용자가 조금씩 늘어나면서 ‘이달에는 후원금 전액을 사용자들의 모금으로 채울 수 있을 전망’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5월 말 현재, 7명의 해외아동결연 및 ‘세계 물의 날’, ‘세계 보건의 날’, ‘어린이날’ 등을 맞아 진행된 프로젝트 기부의 누적 모금액은 약 200만원이며, 다운로드 수는 1만 건에 근접했다.
“궁극적인 목표요? 힐링애드가 돌아가는 것이요.”
김 디렉터는 ‘우리가 투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도움이 발생하는 것이 힐링애드의 지향점’이라고 말하며, 디지털 기부도 기부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랐다. 오는 7월 경에는 힐링애드 글로벌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여전히 투자단계에 있고, 7월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다고 해서 바로 혁신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아요. 지속적으로 힐링애드의 취지를 알린다면 언젠간 광고주와 사용자간 선순환 시스템이 정착되겠죠.”
‘크라우드 기부’를 통해 디지털 세상에 힐링을 ‘애드(add)’하고픈 힐링애드는 구글플레이에서 만나볼 수 있다. iOS 유저는 오는 7월 경 힐링애드의 글로벌버전이 출시될 때가지 조금만 더 기다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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