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은 고르기 참 까다로운 품목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겉만 보고 '맛있는 과일'을 고른다는 것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신선식품이기에 유통과정에서의 변질 문제까지 고려하면 머릿속이 더 복잡해진다. 품목 하나 고르기도 어려운데 '믿고 먹을 수 있는 과일가게'를 찾기란 더더욱 쉽지않다. 신선식품 온라인몰 '방씨아들'은 소비자들의 그런 복잡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는 '젊은'기업이다. 20대의 젊은 나이로 '레드오션' 청과물 유통업계에 참전한 이진우 방씨아들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가락시장에서 온라인몰까지... 좌충우돌 창업도전기
이 대표가 처음부터 과일 시장에 도전했던 것은 아니었다. 트렌디한 리빙 쇼핑몰을 꿈꾸며 온라인몰을 오픈한 것이 그의 최초 사업 도전이었다. 러그 등의 리빙 제품들을 주로 취급했는데 이렇다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 대해 "제 옷을 입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자신만의 감성을 담은 제품도 아니었고, 트렌드만 뒤쫓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상태만 지속됐다고 했다. 이에 온라인몰 이름부터 바꾸기로 했다. 재미있는 이름을 생각하다가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음식점 이름이 본인의 성을 차용해서 지었다는 점을 고려해 이를 계승하는 이름을 짓기로 했다. '방씨아들'은 이때 탄생한 이름이다.
이후로 이 대표의 온라인몰에 자신만의 색깔 입히기는 계속됐다. 우연찮게 무화과를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한번 취급하게 됐는데 반응이 좋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신선 과일을 전문으로 취급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이 대표는 무작정 청과유통에 뛰어들게 됐다.
"처음에는 위탁판매를 했었어요. 과일도매거래처를 확보해 주문이 들어오면 발주를 넣는 식이었는데, 제가 직접 보고 보내는 것이 아니다보니 고객들의 불만이 점점 쌓이더라구요. 이거 더는 안 되겠다 싶었죠. 내가 직접 보고 보내야 고객들도 만족하겠다는 생각에 직접 창고를 운용하기로 마음먹었고, 그때부터 가락시장과 거래를 시작했어요."
이 대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의 반응이었다. 위탁판매를 그만 둔 이유도 고객의 품질에 대한 불만 때문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 대표는 매일매일 가락시장에서 어떤 물건이 들어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사입했다. 생물을 취급하는만큼 품질에 대한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고객이 믿고 살 수 있는 좋은 과일을 취급하는 것이 방씨아들의 최우선 가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방씨아들은 매출 50억원의 신선식품 전문몰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신선식품, '품질'에 '트렌드'를 더하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좋은 제품만을 취급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매일매일 가락시장에 나가서 들어오는 물건을 보고 상태를 확인한다. 품질관리는 이 대표가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가장 많이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조금만 소홀해지면 그 결과가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들의 문의사항에 대해서도 최대한 빠른 답변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방씨아들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CS 담당 직원과 임원들이 모여 모든 고객 리뷰와 문의사항을 일일히 읽어보고 답변을 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방씨아들은 과일 품질관리를 모두 직접 하고 있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남기고 있어요. 앞으로 저희가 올리는 모든 상품에서 방씨아들의 품질관리 과정을 보실 수 있도록 할 계획이에요. QR코드를 찍으면 해당 제품에 대한 정보를 담은 영상이나 취급 과정 같은 것을 볼 수 있게 하는 식으로요. 소비자들이 더욱 만족할만한 쇼핑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방씨아들은 품질관리에 최대 방점을 두고 있는 온라인몰이지만, 그와 동시에 트렌디한 제품을 취급하는 몰이기도 하다.
방씨아들에서는 '홍감자', '러셋감자' 등 다른곳에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작물을 소개하고 판매하고 있다. 또 농산품이 주력이지만 다양한 신선식품도 함께 취급라고 있다. 특히 과일과 잘 어울리는 가공식품들을 많이 다룬다. 예를 들면 멜론에 하몽을 얹어 먹는 스타일이 유행하자, 따로 따로 구매하기 번거로운 점에서 착안해 아예 두 제품을 같이 판매하기 시작한 식이다. 이 밖에도 토마토와 모짜렐라나 샤인머스켓과 부라따치즈 등 트렌드에 맞춘 아이템들을 기획해 취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 연고지인 하남시 한정으로 과일 구독 서비스를 론칭해서 소규모로 서비스를 하는 중인데 반응이 뜨겁다고 이 대표는 전했다.
"저희가 농산물만 유통하는 회사는 아니에요. 가공 식품들도 함께 하고 있고 취급 품목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습니다. 요새는 어머니 가게와 협업한 HMR 밀키트 제품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제조 공장설비 등 준비도 어느정도 갖춘 상황이구요. 고객들과의 소통 채널 확장을 위해 라이브커머스를 통한 판매도 추후 진행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외연 확장보다 내실에 집중... 고객 사랑받는 브랜드 꿈꾼다
어느새 5년 차 사업가로서의 면모를 갖춘 이진우 대표. 그가 바라보는 방씨아들의 미래는 어떨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사업 규모를 물리적으로 막 확장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에요"라고 답했다. 목표를 물으면 '국내 최대 규모, 세계 최고' 등의 수식어가 흔하게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건만, 그는 오히려 규모의 성장에 발맞춘 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고민하고 있었다.
"2018년도에는 회사 규모가 작은만큼 모든 일이 말로 가능했어요. 문제가 생겨도 우리끼리 그때그때 정하면 됐으니까요. 그만큼 신경쓸 일이 적었던 것인데 지금은 규모가 커진만큼 신경써야할 부분이 많이 늘어났어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서 성장에 따른 서비스의 질적 빈틈을 최소화하고 싶어요. 시장을 선도하고 지배하는 기업이 아닌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신뢰받는 브랜드가 제 꿈이니까요."
이 대표는 방씨아들이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할 수 없는 것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기본에 충실한다면 품질과 고객 만족도에서 방씨아들이 큰 유통체인을 가진 대기업보다 앞설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한 이후로 항상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새벽 3시까지 업무를 보는 것이 보통의 생활이 됐어요. 성실함과 피나는 노력이 저의 무기이자 방씨아들의 힘이고, 고객의 신뢰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