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조범진, 신곡 '표절에 거짓' 발매... "허비행콕 밴드와 작업"
뮤지션 조범진, 신곡 '표절에 거짓' 발매... "허비행콕 밴드와 작업"
2022.07.14 11:24 by 김주현

마이클 잭슨, 비욘세, 스티비 원더 등 세계적 팝스타들과 협연해온 건반주자 에디 브라운(Eddie Brown)과 함께 지난해 음반을 발매해 주목받았던 조범진이 올해 전설의 재즈 피아니스트 허비 행콕 밴드의 제임스 지너스(b)와 트레버 로렌스 I. 주니어(d)와 함께한 싱글 '표절에 거짓'을 들고 돌아왔다.

조범진은 쏘울, 재즈, 펑크(funk) 등 흑인 음악과 가요를 이상적으로 접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기타리스트이자 가수다. 이번 곡 '표절에 거짓' 역시 전작 '해피버스데이'에서 들려준 이국적인 펑키 리듬과 '손 맛' 가득한 스트러밍주법이 귀를 사로잡는다.

조범진은 "처음 이 곡을 스케치할 때만 해도 이런 완성도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어린 시절부터 존경해온 세계 정상급 뮤지션들이 앙상한 가지를 울창한 숲으로 만들어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곡에서 조범진과 함께한 드러머 트레버 로렌스 주니어는 올해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된 정상급 뮤지션이다. 브루노마스, 스눕 독, 에미넴, 에드 시런, 머라이어 캐리 등 팝스타들의 최근 음반에 참여했다. 2013년 세계적인 음악감독 한스 짐머와 함께 히어로 영화 '맨 오브 스틸' OST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브루노마스의 '24K Magic'의 작곡에 참여했다. 

베이시스트 제임스 지너스 역시 리 릿나워, 데이빗 샘본 ,로벤 포드, 밥 제임스 등 세계 최고의 재즈 뮤지션들과 협연해왔다. 2013년 다프트 펑크의 음반 '랜덤 억세스 메모리'(2013)에 참여해 일렉트릭 계열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는 음악계의 대가다.

세계적인 거장들과의 협연이 성사된 사연은 이렇다. 지난해 조범진의 오랜 동료이자 허비 행콕 밴드의 사운드 엔지니어 Troy는  지난해 조범진이 모든 트랙을 작업해서 보내준 '표절에 거짓'을 듣고 제임스 지너스와 트레버 로렌스가 함께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고 세계적인 거장들과의 협연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제임스 지너스는 '표절에 거짓'의 리듬과 멜로디를 암기해 특유의 '잘 달라붙는' 베이스 라인을 선사했다. 조범진은 "단순한 리듬의 곡이어서 얼마든지 기계적으로 연주할 수도 있었지만 곡의 특성과 변칙적인 부분까지 섬세하게 이해하고 연주해줬다"면서 "이만한 연주를 해주면서도 더 필요한 부분이 없는지, 자신의 연주가 마음에 드는지를 물어봐주는 대가의 겸손함에 숙연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싱글의 뮤직 비디오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조범진은 자신의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두 거장의 연주 장면을 보여주고 싶어 이들에게 영상 녹화를 부탁했다. 두 연주자들은 학생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조범진의 설득에 각각 호텔방과 개인 스튜디오에서 연주하는 장면을 찍어서 보내줬다. 참고로 이 영상에서 트레버 로렌스는 그의 개인 스튜디오에서 에드 시런의 'Galar Way'를 녹음했던 악기세트와 장비를 그대로 사용했다. 

이후 조범진은 이들이 메일로 보내온 영상을 편집해 공식 뮤직비디오와 별개로 대학 강의 교재로 쓰기 위해 메이킹필름을 따로 만들었는데 이를 본 주위 동료들이 만장일치로 아예 이 영상을 공식 뮤비로 하자는 의견을 냈다. 조범진이 동영상 편집을 독학해 급조한 영상으로 투박하지만 진솔하고 가감 없는 연주자들의 표정과 제스처를 볼 수 있다. 이에 소속사도 전문 영상제작팀을 투입해 뮤직비디오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조범진과 동료들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음악평론가 양일국은 "몇몇 글로벌 스타들을 배출하면서 한국 음악계는 외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그 이면에 끊임 없는 창작과 실력 있는 뮤지션들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케이팝의 전설은 한때 유행에 그칠 수 있다"면서 "조범진의 경우 대형 에이전시 없이 순전히 음악성만으로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협연 기회를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논평했다.

최근 유명 음악인이 표절로 곤혹스러운 상황을 염두에 두고 쓴 곡이냐는 질문에 조범진은 "이 곡은 재작년 쯤 구상해둔 것으로 최근 상황과는 무관 합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누굴 비난하기 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창작의 고통을 운명처럼 여기고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만들고 있는 뮤지션들을 역설적으로 응원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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