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입김이 목덜미에 스친다 얼음이 녹는다 그의 귀에 대고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그의 턱이 목에 닿는다 꺼칠한 느낌이 등을 타고 내려와 발등에 꽂힌다 바늘이 심장을 찌른다 차가운 바람이 목덜미를 스친다 서늘한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지난다 그의 가슴에 대고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톡. 톡. 톡. 등에 꽂히는 세 개의 손가락 담배냄새가 귀를 타고 내려와 가슴 안에 퍼진다 그가 내 안에 퍼진다 끝없이 퍼져나간다 하나. 둘. 셋. 그에게 오르는 세 개의 계단 볼에 닿는 속눈썹 그의 눈은 영원한 깜빡임을 남긴다 영원히 잠들 수 없는 불면의 밤을 남긴다 그의 허리를 붙잡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그의 입김이 눈에 닿는다 눈이 녹는다 차가운 바람이 눈을 스친다 꺼칠한 손가락이 내 볼을 스친다 그의 냄새가 코를 타고 내려와 가슴 안에 퍼진다 그가 내 안에 퍼진다 톡. 톡. 톡. 머리에 꽂히는 세 개의 손가락 넷. 다섯. 여섯 그에게 오르는 세 개의 계단 그의 발을 감싸며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묻는다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나요 나를 사랑하 나를 사랑하 나를 사랑 나를 사랑 나를 사랑 나를 나를 나를 나를 나를
애인을 안을 때, 누구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벼랑 끝에 선 것처럼, 끊어지는 밧줄에 매달린 것처럼 절박함을 동반하기도 하죠.
대답하지 않는 연인.
대답을 듣지 못 하는 연인.
‘안는다’는 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겁니다.
* 어.위.동: 어른들을 위한 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