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 전통한지가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지에 조예가 깊은 이탈리아에서 전통한지의 우수성과 다양성에 대해 소개하는 ‘한지 국제 세미나’가 두 차례 개최 되었다.
먼저, 지난 4월 13일 이탈리아 베니스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에서 지류 복원·보존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전통한지의 우수성과 복원’ 세미나가 개최됐다. 본 세미나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 이하 문체부)와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 이하 공진원)이 전주시,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과 함께 준비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한지는 일본 또는 중국 전통 종이에 비해 강도가 우수해 유물 복원 등에 사용하기가 적합하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전통한지의 제조기술부터 우수성, 활용 사례 등이 다뤄져 눈길을 끌었다.
첫 발표자는 최성일 전주한지장으로, ‘전통한지의 제조기술’이라는 주제로 전주 한지의 우수성과 내구성에 대해 설명했다. 두 번째 발표자는 마리아 레티치아 세바스티아니 ICPAL 전(前)소장으로, ‘전통한지 인증에 따른 실험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마지막 발표는 치아라 포르나차리 바티칸박물관 종이복원실장이 진행했으며, ‘복원용 한지의 활용과 가능성’을 주제로 이탈리아 주요 문화재 복원에 한지를 활용한 사례를 소개했다. 최근 바티칸박물관 종이복원실에서는 공진원 측에 유물 복원 재료로 우리 전통한지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연구 및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 국제 세미나는 4월 15일 브레시아 카르메 문화예술센터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주이탈리아한국문화원의 협조로 한지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작가로 활동 중인 로마 미술대학의 리카르도 아요사 교수의 개인전(4.14~5.14)과 연계해 열렸다. 주제는 ‘전통한지의 활용과 변용’이었으며, 전통한지가 현대 예술에 활용되는 다양한 사례가 공유됐다.
첫 발표를 진행한 리카르도 아요사 교수는 ‘시각예술 표현 재료로서의 전통한지’를 주제로 예술작품으로써 전통한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모색했다. 리카르도 아요사 교수는 작품의 주재료로 오래 전부터 전통한지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번째 발표자는 김태완 전통생활문화본부장으로, ‘한지의 현대적 활용과 변용’이라는 주제 하에 전통한지의 문화적 확장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한국전통문화전당 인미애 전주천년한지관장이 ‘생활문화 속 전통한지의 활용’을 주제로 한지의 일상화를 공유했다.
공진원 관계자는 “이번 한지 국제 세미나는 전통한지의 우수성은 물론, 활용도에 대해서도 전세계가 함께 교류하는 시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며 “우리원은 앞으로도 한지의 다양성을 알리는 일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본 세미나와 연계하여 4월 13일부터 4월 30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 국립 마르차나 도서관 산소비노 전시실에서《2023 THAT’S KOREA : HANJI》전시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