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업체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회장 아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 일가는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배임·횡령 혐의로 1년 넘게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전문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이 최초 상장 30분 만에 1075배 상승했는데 이 과정에서 형성된 100억원대 비자금이 아들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27일 수사 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최근 김 회장 아들 김씨에 대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한컴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 발행 업체 대표 A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김 회장이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와 지난 7월, 두 차례에 걸쳐 한컴타워 회장실, 계열사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뒤 관련 자료를 분석해 왔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 계열사인 블록체인 기업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자산이다. 아로와나토큰은 2021년 4월 20일 첫 상장한 지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1075배(10만 7500%)인 5만 3800원까지 치솟았다. 지나칠 정도의 가격 인상으로 아로와나토큰의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게다가 아로와나토큰 상장 과정에서 형성된 100억원대의 비자금이 한컴그룹 계열사 이사이자 김 회장의 아들인 김씨에게 전달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히 지난해 10월에는 언론 공개된 녹취록을 통해 아로와나토큰 실소유주를 김 회장으로 하는 이면계약이 있었고, 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폭로됐다. 녹취록과 함께 나온 ‘유동성 공급계획서’에는 가상자산과 현금을 이용해 아로와나토큰의 가격을 단기간에 끌어올려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아로와나토큰에 대한 여러 논란이 제기되면서 빗썸은 지난 8월 아로와나토큰을 상장폐지했다. 상장폐지 당일에 아로와나토큰 가격은 6.5원에 거래됐으며 최고가 대비 99% 떨어졌다.
당시 빗썸은 상장 폐지의 이유에 대해 "아로와나재단이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재단의 개발 및 사업 진행 내역, 객관적인 사업성과에 대한 확인이 어렵고 향후 개선안 등이 불충분해 자사 거래지원 유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