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UFC 페더급 황제’라 불리는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 선수가 최근 타이틀 경기에서 ‘14연승의 신예’ 일리아 토푸리아 선수에게 KO패를 당하며 17연승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그동안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긴 공격 범위를 활용해 상대를 압도하며 승리를 쟁취했던 그에게 팬들의 많은 격려가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강의 UFC 페더급 챔피언으로 꼽히는 그도 경쟁 선수 외에 또 다른 강적과 싸우고 있었다. 그 상대는 바로 ‘허리디스크’였다.
그는 과거 인터뷰를 통해 “선수 경력의 대부분을 만성 허리 부상과 싸워왔다”며 허리디스크와 좌골 신경통으로 고생 중임을 밝혔다. 아울러 너무 심한 통증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고도 토로했다.
볼카노프스키를 괴롭혀 온 허리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주위의 신경을 눌러 요통, 방사통 등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척추 질환이다.
디스크는 체중 및 외부 충격을 효율적으로 분산하기 위해 쿠션 같은 역할을 하는데, 외부의 큰 충격 등으로 인해 디스크 외벽인 섬유륜이 손상되면 해당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증상을 방치할수록 통증이 극심해지고 마미증후군, 하지마비의 위험도 있어 발견 즉시 적절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선수 생활 내내 이러한 허리디스크와 싸우며 챔피언의 자리를 여태껏 지켜왔다는 점에서 그의 집념을 엿볼 수 있다.
하지만 허리디스크는 오히려 운동 없이 자리에 장시간 앉아있는 경우에도 다발하는 만큼 직장인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기도 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 209만8183명 가운데 직장인들의 주요 연령대인 30~50대는 99만6803명으로 전체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이 허리디스크에 노출되는 주요 원인은 ‘잘못된 습관’을 꼽을 수 있다. 앉은 자세는 서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하중이 1.5배 더 많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때 다리를 꼬고 앉거나 상체를 굽혀 앉는 경우 허리의 부담은 더욱 증가하고 결국 허리디스크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신체의 자생력을 키워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우선 한의사가 직접 신체의 불균형을 바로 잡는 추나요법은 틀어진 척추를 교정해 기능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어 침 치료로 긴장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 혈액 순환을 돕고, 한약재 유효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사용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 주변 염증을 해소한다. 아울러 한약 처방을 병행함으로써 회복에 필수적인 영양을 공급해 손상된 근육과 인대의 강화를 돕는다.
한방통합치료의 안정적인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치료 이후 10년 넘게 긍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6개월간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65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허리 시각통증척도(VAS)는 치료 전 중등도(4.39)에서 치료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1.07)으로 개선된 후 10년 뒤까지 호전세를 이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VAS는 환자가 통증 정도를 0~10 사이로 표시하는 척도로 값이 낮을수록 통증이 줄어듦을 의미한다.
그러나 허리디스크의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평소 좋지않은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선 척추와 관절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에 신경 써야 한다.
자리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여 척추의 배열을 바르게 유지하고 양발을 땅에 붙여 최대한 체중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다. 아울러 업무를 보는 와중에도 화장실을 가거나 기지개를 켜는 등 자세를 지속적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한다.
허리디스크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나이조차 괴로워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그러나 평소 간단한 노력을 통해 상당 부분 예방 또는 개선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평소 앉는 습관을 되돌아보고, 일상 속 허리가 보내는 신호에 더욱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