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서울대 이민재 연구팀, "혈액 속 ‘단백질 청소기’ 활성도, 알츠하이머 유전적 고위험군에 영향" 연구 결과 발표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서울대 이민재 연구팀, "혈액 속 ‘단백질 청소기’ 활성도, 알츠하이머 유전적 고위험군에 영향" 연구 결과 발표
2026.03.10 01:19 by 임한희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서울대 이민재
▲좌측부터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노영, 서울대 이민재 교수

가천대 길병원(병원장 김우경) 신경과 노영 교수팀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이민재 교수팀은 최근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가 뇌 병리 및 인지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위험과 진행 경향을 보조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로 평가받는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서 기억력을 비롯한 인지 기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연구팀은 혈액 속 ‘프로테아좀(proteasome)’ 활성도가 이러한 병리 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분석했다. 프로테아좀은 손상되거나 잘못 만들어진 단백질을 제거하는 청소기 역할을 하는 체내 정화 시스템이다.

이번 연구에는 정상인, 경도인지장애,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등 148명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3.0T MRI와 아밀로이드·타우 PET 촬영을 통해 이들의 뇌 병리를 정밀 분석하고, 유전자 검사와 함께 혈액 내 프로테아좀 활성도를 측정했다.

프로테아좀 활성도 연구 논문 모식도
▲프로테아좀 활성도 연구 논문 모식도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의 가장 강력한 유전적 위험 인자인 ‘아포지단백E 에타4형(APOE ε4)’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서만 의미 있는 연관성이 나타났다. ‘APOE ε4’ 보유자 가운데 혈액 속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뇌에 아밀로이드와 초기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쌓여 있었고,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크기도 더 작았으며, 전반적인 인지 기능도 낮은 경향을 보였다. 반면 해당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사람들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연구팀은 ‘매개분석’이라는 통계 기법을 통해, 단백질 분해 기능 저하가 어떤 과정을 거쳐 인지 저하와 연결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단백질 분해 기능이 낮을수록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더 많이 쌓이고, 이러한 병리 변화가 해마 위축과 인지 저하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단백질 분해 기능 이상은 알츠하이머 병리 물질 축적과 연결돼 있었으며, 이러한 병리 변화가 뇌의 구조적 손상과 인지 저하와의 관계를 부분적으로 매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특히 유전적 고위험군(APOE ε4 보유자)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혈액 검사로 측정 가능한 생체 지표가 특정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과정을 반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단백질 분해 기능이 유전적 고위험군에서 알츠하이머병 병리 물질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단백질 항상성 유지 기능의 이상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사람 대상 연구에서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Association of circulating proteasome activity with Alzheimer’s pathology and cognitive functions in APOE ε4 carriers)는 보건복지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지난달 28일 게재됐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필자소개
임한희

산업경제부 국장. 중석몰촉 <中石沒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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