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고령 입원 환자의 섬망 중증도를 낮추기 위한 통합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실제 병동에 적용한 결과 효과를 확인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혜연 교수와 종합내과 김선욱 교수 연구팀은 섬망 위험 약물 조정과 인지보드, 교육영상, 아침 광치료 등을 하나로 묶은 ‘통합 섬망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향적 관찰연구를 통해 효과를 분석했다고 18일 밝혔다.
섬망은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한 인식이 흐려지고 이상 행동이나 환각 등이 나타나는 급성 뇌기능 장애다. 고령 입원 환자에게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며 낙상 위험과 신체 기능 저하 등을 유발해 회복과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존 섬망 관리 지침은 섬망 위험이 높은 약물을 조정하고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식을 돕는 한편 수면과 활동 주기를 회복시키는 비약물적 중재를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고령 환자의 다약제 복용과 제한된 의료 인력 및 시간 등의 문제로 여러 중재를 지속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실적인 제약을 고려해 입원 초기부터 여러 중재를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환자가 입원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벤조디아제핀계와 항콜린성 약물 등 섬망 위험이 높은 약물을 검토하고 필요에 따라 조정한다. 이후 섬망 예방 교육영상을 제공하고 병상 주변에 인지보드를 설치해 시간·장소·사람에 대한 지남력을 유지하도록 했다. 매일 아침 밝은 빛에 노출하는 광치료를 통해 수면-각성 주기를 회복하도록 돕는 방식도 포함했다.
보호자의 참여도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환자의 평소 상태를 잘 아는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의 지남력 유지를 돕도록 해 의료진의 인력 부담을 보완했다.
연구팀은 2023년 3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내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관찰연구를 진행했다.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0대였으며, 이 가운데 64명에게 통합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139명은 기존 일반 진료를 받도록 했다.
연구팀은 입원 1일차와 3일차, 7일차의 섬망 중증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통합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한 중재군은 일반 진료를 받은 관찰군보다 입원 7일차의 섬망 중증도가 유의하게 낮았다.
중재 요소별로는 약물 조정의 효과가 입원 3일차부터 비교적 빠르게 나타났으며 7일차까지 이어졌다. 여러 중재를 많이 적용받은 환자일수록 7일차 섬망 개선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누적 효과도 확인됐다.
![[사진] 시간 경과에 따른 섬망 중증도 변화](/news/photo/202608/206253_190159_256.jpg)
연구팀은 개별적으로 시행되던 섬망 중재를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실제 병동에 적용했다는 점에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입원 초기에는 위험 약물을 우선 조정하고 인지보드와 교육영상 등 비약물적 중재는 고위험 환자를 중심으로 적용하는 단계적 접근을 제시했다.
박혜연 교수는 “고령 환자의 다약제 복용과 제한된 의료 자원으로 섬망 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중재를 일관되게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위험 약물 조정과 환자 및 보호자의 참여를 결합해 실제 입원 병동에서도 시행할 수 있는 통합 관리 모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입원 기간뿐 아니라 퇴원 후까지 환자를 추적해 환자별 위험도에 따른 맞춤형 섬망 예방·관리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노인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Age and Ageing’ 2026년 4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약물 조정과 비약물적 중재를 개별적으로 적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병동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나의 관리 체계로 묶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의료진의 인력과 시간 제약을 보호자 참여와 간단한 보조 도구로 보완했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모델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