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집에가서 빵이나 구워먹지
돈 없으면 집에가서 빵이나 구워먹지
2017.05.30 11:53 by 이지응

시즌3을 시작하며...

장을 보고,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를 하고, 맛을 보는 과정을 오롯이 혼자서 해내다 보면 깨닫는 것이 몇 가지 있다. 가령 어떤 음식들은 집에서 조금씩 해먹어선 제 맛이 안난다든지, 같은 재료를 사다 써도 철마다 맛이 미묘하게 달라진다든지, 혹은 어떤 음식들은 정말 아주 잠깐 한눈을 팔았을 뿐인데도 영 못먹을 것이 되어버린다든지 하는 것들. 이런 감각들은 혼자 살며 요리에 재미를 붙인 이유이기도 하다.

어쩌면 이런 사실들은 적당히 눈감고 넘어갈 법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사실 큰 차이들은 아닌데다가, 혼자서 밥을 해먹는 일은 대개 생활보다는 생존에 가까운 일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비록 셋방이라도 내 집에, 나 혼자 보내는 시간마저 생존을 위해서만 지내야 한다면 슬픈 일이 아닐까.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생존의 틈에서 생활을 찾기 위해 기록해 온 이야기들이다.

프리랜서 생활을 하다보니 어떤 때는 풍족하다가도, 어떤 때는 끔찍하게 빈털터리가 되기도 한다. 풍족할 때는 마음 놓고 먹고 마시고 나를 위해 아낌없이 탈탈 털어 쓰다가도, 빈털터리일 때는 한 끼 한 끼가 무슨 특수임무처럼 되어버리곤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주변의 어른들이나 사람들에게는 종종 한 소리씩을 듣고는 한다. 제발 저축을 하라고. 하지만 정기적금을 들려고 맘 먹어도 수입이 일정치 않아서 어렵다는 둥, 있을 때라도 잘 먹고 살아야 된다는 둥 핑계를 대며 저축을 미루다가 결국은 크게 쪼들리는 달을 맞는다. 그럴 때면 주로 밀가루에 손이 간다. 1kg에 1000원 남짓하는 밀가루 한 봉지면 어림잡아 사흘 정도는 충분한 까닭이다.

그렇게 밀가루로 연명을 할 때면 금새 질려버리기가 십상이니 여러모로 머리를 굴린다. 어느 날은 수제비를 떼어서 먹기도 하고, 어느 날은 전을 부쳐먹기도, 또 어느 날은 빵을 크게 한 판 구워 냉동실에 얼리기도 한다. 이게 다 지난 날 나에게 선물을 준다며 사다놓은 오븐의 덕택이다. 빵을 굽는 날이면 집안에 구수한 냄새가 가득하고, 나는 부러울 게 없다. 어쩌면 나의 저축은 이런 식으로 이뤄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가 듣는다면 또 한 바탕 잔소리를 늘어 놓을 테지만. 

 

Today's Special

토마토 올리브 포카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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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

밀가루 500g

이스트 7g

따듯한 물 325 ml

올리브 오일 4-5 큰 술

올리브 10알 가량

방울 토마토 10알 가량

로즈마리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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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1. 따듯한 물에 이스트를 푼 뒤, 밀가루와 소금을 섞은 것에 부어준다.소금은 반 큰 술 정도 넣는다. 
 TIP  가능하면 '세몰리나'라는 이탈리아 밀가루를 약간 넣어주면 밀 특유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2. 올리브유를 넣고 잘 섞이도록 수저로 저어준 후, 더이상 저어지지 않을 정도가 되면 밀가루를 약간 뿌린 작업면에 꺼내어 10분 정도 치대어준다. 반죽을 잡아당겼을 때 잘 끊어지지 않고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상태가 되면 끝난 것이다. 
 TIP   반죽에 올리브유 같은 유지류를 넣어주어야 부드러운 빵을 얻을 수 있다. 보울이 넓다면 보울 안에서 치대어도 좋다.

3. 반죽에 올리브유를 한 큰 술 정도 발라놓고 비닐로 덮어 한 시간 가량 발효시킨다. 반죽이 발효되면서 사이즈가 2 배 가량 커진다. 발효가 되는 동안 올리브와 토마토를 2등분 해준다.

4. 발효가 끝나면 오븐을 섭씨 240 도로 예열한다. 반죽을 두들겨서 과도한 공기를 제거한 후, 올리브유를 바른 넓은 오븐용 트레이에 고르게 펴준다. 토마토와 올리브를 파묻듯이 얹어주고, 로즈마리와 소금을 각각 반 큰 술 정도 고르게 뿌려준 뒤, 올리브유를 한 큰 술 정도 발라준다. 소금은 입자가 큰 것일 수록 좋다. 재밌는 식감을 내어준다. 
 TIP   가능하면 로즈마리는 건조된 것보다 생 것이 좋다. 
 TIP   허브를 얹을 때는 꼭 기름을 함께 쓰도록 하자. 기름에 향이 녹아나와 풍미가 좋다. 그냥 얹어내면 빵에 향이 전달되지 않는다.

5. 예열된 오븐에 25분 가량 구워준 후 식혀서 낸다.   

 

 /사진: 이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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