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부문화 어디까지 왔나?
대한민국 기부문화 어디까지 왔나?
대한민국 기부문화 어디까지 왔나?
2014.10.30 15:24 by 황유영
 





기빙코리아 2014/사진제공 아름다운재단


 

우리나라의 기부 무화를 점검하고 사회 나눔과 기부 문화 확산을 도모하고 한국형 기부 문화의 성숙을 위한 도약을 준비하는 ‘기빙코리아 2014’(Giving Korea 2014)가 10월23일 서울 강남구 한독 컨벤션홀에서 열렸다. 아름다운재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주관하는 ‘기빙코리아 2014’는 기부의 현주소를 분석하고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기빙코리아 2014’ 현장에는 관련 학과 학생,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 비영리 조직 실무자, 관련 연구자 등 200여명이 참여했다.

한국인의 기부 문화를 점검할 수 있는 기빙인덱스 2013 조사는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자원봉사와 기부, 유산 기부 등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과 실태 등을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조사 결과 발표 및 분석은 강철희 연세대학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이 맡아 진행했다.

  |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꾸준한 기부와 나눔 문화의 확산  

기부 역시 순수 기부와 종교적 기부, 상호부조적 기부를 포함한 포괄적 기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순수기부 참여자는 전체응답자의 48.5%이며 포괄적 기부까지 포함하면 기부를 경험한 응답자는 92.1%로 증가한다. 종교 기부참여율(38%)은 2011년과 비슷한 수준, 경조사비 참여율은 83.3%에서 95%로 2011년에 비해 1.7%P 증가했지만 순수기부 참여율은 57.5%에서 48.5%로 9%P 감소했다. 강철희 교수는 “기부 감소의 이유로는 어려운 경제적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부 참여율은 물론 기부액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순수기부자의 평균 기부금액은 32만1000원, 포괄적 기부자의 경우 평균 기부금액은 153만 8000원이었다. 강 교수는 “기부 금액을 살펴보면 고무적인 결과가 있다. 평균 기부액이 32만1천원으로 나타난 이유는 많은 모금단체들이 사용하는 3만 원 상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기부처의 인지 경로에 대해서는 ‘대중매체를 통해’라는 응답이 29.9%로 가장 높았다. 2011년에 비해 ‘가족 및 지인을 통해’라는 응답은 10.9%에서 19.3%로 8.4%P 증가했고 시설의 직접홍보 및 요청에 의해라는 응답은 5.7%P 감소했다.

기부를 하게 되는 내적 동기로는 동정심에서 가장 높은 원인을 차지했다. 동정심이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63.5%였으며 사회적 책임감, 개인적 행복감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외적 동기는 가족 전통과 문화, 대중매체의 자극, 경제적 여유,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자극 순으로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기부를 하지 않는 이유는 ‘나의 경제적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름’과 ‘기부에 대하 관심이 없음’이라는 답이 주를 이뤘다. 흥미로운 부분은 2011년에는 기부에 대한 무관심이 30.1%에서 34.3%로 증가한 반면 기부 방법을 모름은 8.8%에서 3.3%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점이다.

 

기빙코리아 2014/사진제공 아름다운재단


 

기부는 경제적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소득 수준별 평균 기부참여율 변화를 2011년과 비교해보면 소득 2분위, 소득4분위, 소득 10분위 모두 크게 감소했다. 소득 2분위는 55%에서 37%로 18%P, 소득 4분위는 61%에서 44%로 17%P 감소했고 소득 10분위의 경우 69%에서 56%로 13%P 감소했다. 그러나 소득수준별 평균 기부금액의 변화를 살펴보면 상당히 의미있는 움직임을 살펴볼 수 있다. 소득 2분위의 경우 평균 기부금액이 5만8천원에서 4만3천6백원으로 1만4천4백원 감소, 소득4분위는 13만6천1백원에서 11만4천7백원으로 2만1천3백원 감소했지만 소득 10분위는 29만7천3백원에서 49만7천4백원으로 20만1백원 증가했다. 참여율은 감소했지만 평균기부금액은 증가한 것. 즉 기부에 참여하는 이들은 기부 금액을 늘렸다는 말이 된다.

강철희 교수는 “중간계층 이하에서 기부 참여가 어려워진 경제적 상황에서 기부문화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소득 상위 계층이다. 참여에 있어서는 인색한 측면이 있지만 액수에 대해서는 더 열정적으로 기부를 하고 있다”며 “많은 자선 단체들이 전략적으로 새 기부자를 이끌어내려는 노력 보다는 현재 기부하고 있는 기부자, 후원자에게 더 열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기부 현황은 경제적 어려움의 여파로 기부와 나눔 문화가 다소 축소되는 경향이 있지만 참여의 정기성과 금액, 시간 등 참여강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강 교수는 “나눔 사회로의 진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기빙코리아 2014/사진제공 아름다운재단


  | “가족 유산 기부시 반대하겠다” 46.6%…여전히 갈길 먼 유산기부  

유산 기부 의향의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2005년 25.7%, 2007년 19.2%, 2009년 12.2%, 2011년 12.5%, 2013년 9.1%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역시 경제적인 여파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유산 기부 응답자를 대상으로 전체 유산 중 어느 정도를 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었을 때 유산기부희망평균 비율은 36.3%였다. 유산기부에 긍정적인 응답자들은 10%이상 30% 미만을 가장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강 교수는 “유산 기부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사회 구성원과의 소통에 힘을 쏟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유산 기부가 전액 기부라는 인식이 박혀있다”며 “아주 작은 일부라도 사회와 함께 하자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학력이 높을수록, 계층 인식이 높을수록 더 높은 경향을 보이고 있었으며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학력이 낮을수록, 보수적인 계층일수록, 계층 인식이 낮을수록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유산 기부의향과의 관계를 갖는 요인 중에서는 사회에 대한 개인적 신념이 79.3%로 나타났으며 유산을 상속할 가족이 없는 것(44.6%), 종교적 신념(43.5%)이 그 뒤를 이었다.

유산을 기부할 의향이 있는 경우 기부하고 싶은 대상의 속성으로는 사회적으로 신뢰성과 투명성이 높은 기관이 54.3%로 가장 높았으며 ‘내가 평소 기부 및 자원봉사를 해왔던 익숙한 기관’이 22.8%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이 문항은 단체들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응답이다. 평소 기부자, 후원자 관리가 이처럼 중요하다. 미국 구세군의 경우 세상을 떠나기 10년 전부터 기부자 및 후원자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평소 기부자와 후원자들을 관심있게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산기부를 희망하는 기부처의 형태는 자선단체가 48.9%로 가장 높았으며 종교 기관이 20.7%로 뒤를 이었다. 외국 역시 종교기관으로의 유산 기부가 상당히 많은 수치다.

유산 기부 고려 시 장애가 되는 요인들은 노후의 재정 생활에 대한 불확실성(89.5%), 본인의 불안정한 재정상태(84.9%), 경제적으로 유산이 필요한 가족의 존재(83.3%)가 뒤를 이었다. 유산 기부 결정은 기부자들의 현재와 미래 재정적 불안정성과 관련이 크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가족의 유산 기부 결정 시 대응 방식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7%가 반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유류분 제도 등을 통한 법적 대응을 통한 적극적 반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2.6%로 비교적 적었다. 적극적 지지 응답은 9.4%였으며 41.4%의 응답자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 환경의 불안정성이 유산 기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유산 기부에 대한 인식은 낮지만 반대하겠다는 의견은 높은 수준 이라는 점은 유산 기부 문화 확산에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강 교수는 “경제가 어렵고 노령화 속도가 빨라지며 서민들이 경제적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산 기부는 긍정적으로 선호되기 어려운 기부방식으로 평가된다”며 “유산 기부에 대한 이와 같은 선호 패턴은 경제적 상황이라는 근본적 이유와 관련된 사회적 조건이 변화되기 전까지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종교, 현재의 나눔 행동, 사회 자본 등은 유산 기부에 대한 의향 및 수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었다. 종교가 유산 기부의 중요한 채널임과 동시에 현재의 나눔 행동 및 사회에 대한 신뢰도가 유산 기부의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강 교수는 “유산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종교, 자선적 나눔 행동, 사회자본 속성 등의 채널에 기반한 노력이 일차적 방편이 될 수 있다”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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