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맞이 할 때 가장 고민이 되는 건 요리를 하는 동안 자리를 비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불 앞에 서 있는 그 잠시의 시간이 아까운 사람을 맞을 때면 더욱 그렇다. 그런 사람일수록 요리에 소홀할 수 없다는 것이고, 따듯하고 맛있는 음식을 내어가기 위해 나는 어쩔 수 없이 자리를 비우곤 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보고싶어 하는 만큼 그 사람들도 나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는 것은 생각지 못했다. 맛있는 밥은 음식을 내어가는 나의 자기만족에 중요했을 뿐, 그들이 정말로 무엇을 바랐는지는 외면하고 있는 꼴이 되고 말았던 것이다.
다행히도, 이제는 적당한 타협점을 찾아낸 것 같다. 손님을 치르는 날이면 부지런히 재료를 손질하고, 큰 냄비에 쏟아부어 펄펄 끓인다. 여러 시간 솥을 불에 걸어놓고 재료들을 푹푹 끓여대다 보면 집안에는 맛있는 냄새가 들어차고, 이내 손님들이 찾는다. 냄비는 한 켠에 두고, 가벼운 포옹으로 손님을 맞고, 즐거이 웃고 떠들다가 한참 끓고 있던 음식을 내어온다. 오래 끓인 음식은 맛이 깊고, 따듯하다. 모자람이 없는 손님 대접용 음식인 셈이다.
Today's Special
코코뱅
재료 당근 1 개 양파 1 개 셀러리 반 대 마늘 6 알 와인 한 병 닭 한 마리 (1.2 kg) 버터 두 큰 술 올리브유 한 큰 술 베이컨 두 줄 월계수 잎 타임 밀가루 두 큰 술 |
레시피 1. 야채는 손가락 한 마디 크기로 썰어주고, 닭은 꼬리를 자르고 토막내어 준비한다.2. 닭에 소금과 후추로 밑간을 하고, 밀가루로 코팅해준다. TIP 큰 봉투에 밀가루와 닭을 넣고 흔들어주면 쉽다. 3. 넓은 냄비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두르고, 베이컨을 볶는다. 4. 베이컨이 바삭하게 볶아지면 닭을 넣고 고르게 노릇노릇해질 때까지 구워준다. 5. 닭이 노릇노릇해지면 야채와 마늘을 넣고 고루 섞어주며 볶아준다. TIP 이때 소금을 한 두 꼬집 정도 넣어준다. 6. 고루 섞어지면 와인을 넣고 센불로 끓여준다. 7. 와인이 펄펄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약불로 줄여주고, 향신료들을 넣어준다. 8. 1~2시간 정도 잘 끓여준 뒤 소금으로 간을 하고 불을 끈 뒤, 한두 시간 후에 다시 음식을 덥혀서 낸다. 구운 감자 등과 내면 좋다. |
/사진: 이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