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에 도토리가 들어가선 안 되니까요!
‘펫 어드바이저’ ㈜집사의 하루
개밥에 도토리가 들어가선 안 되니까요!
2017.11.28 13:15 by 송희원

반려동물 천만 시대다. 동물을 ‘진짜 가족’처럼 생각하는 ‘펫팸(Pet family)족’의 증가는 관련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켰다. 농협경제연구소는 2012년 9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2020년엔 6조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할 것 없이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스타트업 ‘㈜집사의 하루’도 그중 하나다. 이들은 사료를 포함, 동물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다루는 ‘펫 어드바이저’를 자처하며 시장에 동참했다. 지난 9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스타트업캠퍼스에서 “반려동물과 반려인에게 비타민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집사의 하루 팀을 직접 만났다.

집사의 하루에서 선보인 어플리케이션 ‘반해’. 왼쪽부터 홈 화면, 상세화면, 사료 주재료 상세화면, 맞춤 사료 추천 화면 (사진: 집사의 하루)
집사의 하루에서 선보인 어플리케이션 ‘반해’. 왼쪽부터 홈 화면, 상세화면, 사료 주재료 상세화면, 맞춤 사료 추천 화면 (사진: 집사의 하루)

 

| [First trigger] 불량사료, 집사들을 하나로 모으다

“우리 강아지가 이상해요. OO사료를 먹인 후부터 혈변을 보고, 구토까지 심하게 해요.”

지난해 12월, 반려동물 관련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이 퍼지기 시작했다.

OO사료는 각종 기능성을 앞세워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신생 펫푸드 브랜드. 출시 한 달 새 몇 천개씩 팔려나가던 이 회사 제품은 구토·혈변·설사 등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대규모 리콜사태까지 일으켰다. 집사들이 ‘분기탱천’하며 하나로 모인 결정적 계기다.

㈜집사의 하루는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반해’를 서비스하는 스타트업이다. 국내에서 팔리는 반려동물의 사료를 분석한 후 앱과 웹사이트 등을 통해 알기 쉽게 정보를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종(種)과 나이별로 맞춤 푸드를 추천해 주기도 한다. 올해 8월 베타버전 앱을 출시했고, 현재 웹사이트의 정식 오픈도 앞두고 있다.

회사를 일으킨 ‘집사’들은 모두 스타트업캠퍼스(경기도 판교 위치)에서 진행된 프로젝트형 교육 ‘시그니처 코스’ 동기(1기)들. 백송희·정우진 공동대표, 조치관 영상·마케팅 담당자, 김영진 교육 담당자 등 4명의 창업멤버는 모두 반려동물을 키우는 실제 집사이자 동물 애호가들이다.

집사의 하루 OZ인큐베이션센터(판교 스타트업캠퍼스 內) 사무실 모습
집사의 하루 OZ인큐베이션센터(판교 스타트업캠퍼스 內) 사무실 모습.

“시중에 사료가 너무 많아요. 동네 펫샵과 인터넷에서 검증되지 않은 사료들을 무분별하게 추천받아 먹이고 있죠. 사료는 먹고 난 후 계속 체크하며 반려견의 상태를 점검하는 게 중요하단 걸 모른 채 말이죠.”(정우진 대표)

국내 반려동물 시장의 성숙도와 소비자의 인식수준은 동물복지 선진국에 비해 걸음마 단계다. 자연히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도 적다. 동물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검진을 받는 게 최선이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자구책으로 소비자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서 정보를 검색한다. 하지만 대부분 홍보성이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다. 정대표는 “펫푸드 리콜 사태는 언제고 다시 터질 수 있다”면서 “사료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First trouble] 주인의 어려움, 견공들이 풀어줬다

사업 초기 모델은 사료를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에 가까웠다. 하지만 온라인 유통의 장벽은 너무 높았다. 대기업에서 이미 사료를 대량으로 유통하고 있어, 가격경쟁력을 갖출 길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의 수정이 불가피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백송희 대표가 키우는 시바견 ‘곰이’, ‘탱이’가 유튜브에서 반응을 얻기 시작한 것. 백 대표는 “우리 아이들 영상 저장고에 불과했던 채널이 점점 구독자가 늘고 댓글도 제법 달리기 시작하더라”면서 “유튜브를 중요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집사의 하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영상 콘텐츠에 집중했다. 반려동물 도서 이벤트를 하거나 반려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현재 유튜브 채널 ‘시바견 곰이 탱이’의 구독자 수는 2만 명에 육박한다.

교구를 가지고 노는 ‘곰이’와 정우진 공동대표(좌)와 ‘시바견 곰이 탱이’의 유튜브 채널.
교구를 가지고 노는 ‘곰이’와 정우진 공동대표(좌)와 ‘시바견 곰이 탱이’의 유튜브 채널.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집사의 하루’의 비즈니스 모델은 점점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현재 이 회사가 진행 중인 서비스는 크게 세 가지. 앞서 설명한 유튜브 영상 콘텐츠와 곧 출시가 임박한 웹서비스(baanhae.com), 그리고 오프라인 오픈클래스 교육이다. 유튜브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신뢰할만한 기업 제품을 추천하고 판매로 연계시키는 인플루언서 광고, 오픈클래스 펫푸드 컨설팅 등이 주 수익원이다.

 

| [First outcome] 펫 푸드 계의 미슐랭가이드 꿈꾸며

집사의 하루는 초반 부침을 뒤로하고, 비즈니스의 축을 굳건히 세웠다. 그 과정에서 소비자의 니즈를 면밀히 파악했다는 건 최고의 수확이다. 특히 올해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오프라인 오픈클래스는 서비스 피드백과 시장조사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백송희 대표는 “소비자와 실제로 만나서 행동교정 교구, 미용 등의 정보를 알려주고, 반려견 푸드 컨설팅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반려견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백 대표는 이어 “오픈클래스에서 만난 소비자들이 피드백을 주면, 그것을 다시 사업에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비타민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반해.
반려인과 반려동물에게 비타민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반해.

현재 가장 큰 이슈는 정식 출시가 임박한 모바일 웹 서비스 ‘반해’다. 이곳엔 국내 사료의 대부분이 등록되어 있는데, 임상시험이 끝난 사료 데이터와 국내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향후 지속적으로 정확도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우진 대표는 직접 영양학 공부까지 하고 있다. 정 대표는 단순히 데이터 등록 양이 아닌, 정확하고 신뢰가 가는 정보 구축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다.

“아직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의 1% 정도만 사료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요. 정말 초기 단계죠. 하지만 시장의 성장 추이를 감안하면 잠재력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때까지 기반을 탄탄히 다지는 게 핵심입니다. ‘사료에 관해 믿을 수 있는 정보’하면 자연스럽게 우리를 떠올리는 때가 오면, 반려동물과 반려인 모두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있지 않을까요?(웃음)”(정우진 대표)

 

/사진: ㈜집사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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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원

목표 없는 길을, 길 없는 목표에 대한 확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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