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방 넘기보다 쉬운 지방선거②심화
문지방 넘기보다 쉬운 지방선거②심화
2018.03.10 15:06 by 이창희

올해 613일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동시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엊그제 대통령 선거를 치른 것 같은데 벌써 또 다시 투표장에 가야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방선거는 조금 복잡합니다. 투표용지가 1~2장이면 충분한 대선이나 총선과는 달리 뽑아야 할 사람도 많습니다. 시장이나 도지사 외에는 누가 출마했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말이죠.

이 기회에 알아두는 것은 어떨까요. , ‘투표는 민주 시민의 권리와 의무따위의 뒷방 꼰대 같은 소리를 늘어놓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울 것이 없기 때문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언론에서 쏟아내는 정치 기사는 친절함이 떨어지고, 그렇다고 나무위키를 찾아보자니 너무도 방대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입문과 심화 과정으로 나눠 지방선거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여러분들은 관심이 닿는 데까지만 따라오시면 됩니다.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정독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은 건너뛰셔도 좋고요.

심판론 vs 발목잡기

입문편에서 밝힌 것처럼 지방선거와 총선은 2년의 간격을 두고 열린다. 여기에 대응하는 여야 정당의 선거 전략은 저마다 뚜렷하게 갈리곤 한다.

야당은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전략에 초점을 맞춘다.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그리고 각 정부 부처들이 주요 공격 대상이다. 경제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는 지표를 내세워 정책적 무능함을 지적하는 방법이 가장 흔하게 쓰인다. 구성원들의 도덕적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기도 한다. 외교·안보 관련 잘못에 대한 추궁도 자주 동원된다.

이와 동시에 자신들의 장점을 어필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현재 정부는 무능하고 도덕적이지 못하므로 물갈이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는 우리에게 표를 달라,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반면 정부와 한 몸인 여당은 야당의 공세에 맞서 방어선을 구축한다. 야당이 지적하는 정책적 문제 제기에 해명을 내놓고, 그간 거둬들인 성과를 홍보하는 것에도 주력한다.

나아가 야당의 공세가 지나치다고 판단될 경우 국정 발목잡기를 내세우기도 한다. 표를 얻기 위해 트집을 잡는 것으로 규정하고 여론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 (사진: 더불어민주당)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담. (사진: 더불어민주당)

이슈 그리고 변수

이번 선거는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집권 2년차에 실시된다. 1년 동안의 공과가 도마 위에 오른다는 얘기다.

선거를 100여일 앞둔 현재까지는 여당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촛불로 대변되는 국민적 여망을 등에 업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창출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집권 초반부터 파격과 소통으로 여론의 높은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사진: 청와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사진: 청와대)

무엇보다도 북한과 미국 사이의 대화를 이끌어내며 한반도 전쟁 위기를 단번에 해소했다. 이 결과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70%, 더불어민주당은 50% 내외의 지지율 고공비행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갈래로 나뉜 야당들은 상황을 타개할 묘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당장은 쉽지 않은 상태다.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렇다 할 반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합당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노렸던 바른미래당 역시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호남 세력만 남은 민주평화당, 진보정치 부활을 꾀하는 정의당도 가시밭길은 마찬가지다.

현재 흐름대로 이번 선거가 여당 주도하에 끝날 경우 여러 형태의 정계 개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정당 간 통합은 물론이고 심할 경우 당이 사라지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공보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공보비서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다만 선거까지는 석달이 넘게 남은 만큼 앞으로 튀어나올 변수에 따라 현재 구도는 언제든지 요동칠 수 있다. 차기 유력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아직까지 위법 여부가 확실히 드러난 것은 아니지만 이미 정치적으로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흔들리는 충청권 민심이 전체 선거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또한 사회 전반으로 확산 중인 미투운동이 선거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폭로전 양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으로 가는 교두보

지방선거의 중요성은 단지 많은 당선자를 내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다음 선거를 위한 교두보 확보 측면에서도 적잖은 무게가 실린다.

지방선거는 선출 인원으로 볼 때 최대 규모의 선거다. 4000명 가까운 당선자를 배출하기 때문. 이들은 정당이 가진 지방 조직의 실핏줄과 같은 존재다. 대선과 총선 등 전국단위 선거에서 이들의 조직력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울러 지방자치의 중요성과 지방 분권의 정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차기 권력의 향배는 지방선거의 성패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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