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라도, 긴급구호차량의 모든 것
도움이 필요한 곳은 어디라도, 긴급구호차량의 모든 것
2018.12.14 15:18 by 이창희

119 구급차 내부를 들여다본 적 있으신가요? 직접 보진 못했더라도 TV드라마나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부상자를 병원으로 후송할 수 있는 간이침대가 있고, 간단한 응급처치 도구와 약재가 구비돼 있는 것쯤은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최근엔 단순히 환자를 옮기는 용도를 벗어나 험난한 재해·재난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긴급구호차량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훑어보고, 여기에 숨어 있는 첨단기술을 알아보려 합니다.

 

1936년 일본에서 사용된 구급차를 구현한 미니어처. 우리나라 최초 구급차인 경성소방서 구급차의 동일 모델.(사진: 소방청)
1936년 일본에서 사용된 구급차를 구현한 미니어처. 우리나라 최초 구급차인 경성소방서 구급차의 동일 모델.(사진: 소방청)

┃한국 최초의 구급차는 1938경성모터스 119’

소방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119 구급차는 193810월 경성모터스 주식회사에 의해 제작됐습니다. 교통사고나 화재 등으로 인한 부상자가 신속한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것을 막기 위해 경성교통안전협회가 마련한 것으로, 경성소방서에 처음 배치됐습니다.

제작비용은 당시 6천 원으로 쌀 280가마에 달하는 고가였습니다. 현재 화폐로 환산하면 약 5600만 원에 이릅니다. 닛산자동차 계열사인 댓선(Datsun)14 모델을 개조해, 중상자 2명 혹은 경상자 4명을 동시에 이송할 수 있었습니다.

해방과 한국전쟁 이후 운행이 중지됐고, 1982년에 이르러 서울소방본부에서 구급차 9대 규모의 구급대를 창설하면서 다시 가동됐습니다.

그로부터 약 10년이 지나, 현재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구급차가 등장했습니다. 단순 이송 기능을 넘어 구급차 내에서 응급처치가 가능한 전문 차량이었습니다. 1993년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이 승합차를 개조해 전남 순천소방서에 기증한 것이 최초입니다.

구급차의 형태는 트럭을 개조해 만든 것과 미니밴 스타일로 나뉘는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트럭 개조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승차감이 좋지 못해 이송 중 응급처치가 쉽지 않았고, 높은 언덕 지형에 취약하다는 단점이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는 내부가 넓고 주행 능력이 좋은 스타렉스 같은 미니밴 기반의 구급차가 다수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미니밴 스타일의 구급차.(사진: 소방청)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미니밴 스타일의 구급차.(사진: 소방청)

┃골든타임을 지켜라달리는 응급실

구급차는 환자의 부상 정도에 따라 3가지로 나뉩니다. 위급 정도가 높지 않은 환자를 이송하는 일반 구급차부터 중상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수 구급차, 심정지·급성심근경색·급성뇌졸중·중증외상 등의 중증 환자를 태울 수 있는 중환자용 특수 구급차가 그것입니다.

일반 구급차에는 호흡 유지를 위한 마스크와 흡인기, 심장박동 회복을 위한 자동제세동기를 비롯해 부목과 들것, 그리고 세균감염·소독 등을 위한 간단한 의약품이 구비돼 있습니다.

특수 구급차에는 이 장비들에 더해 주사 세트와 젖산 링거액, 타이레놀, 심전도 측정기, 소아용 장비 차트 등이 추가로 들어갑니다. 중환자용 구급차의 경우 여기에 기계식 심폐소생술 장비와 원격 화상 및 생체정보 전달시스템까지 갖춰져 있습니다.

 

삐뽀삐뽀! 사이렌에 이런 원리가?

구급차에 장착된 사이렌 소리, 유독 잘 들린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어떤 원리로 소리를 내서 그런 존재감을 뽐낼까요? 답은 공기분사에 있습니다. 사이렌 내부에 있는 구멍 뚫린 원판을 고속으로 회전시키면서 주파수가 높은 소리를 내는 방식이죠. 또한 구급차가 가까워질 때 높은 소리가 나고 멀어지면 낮은 소리가 난다고 느끼는데요, 이는 도플러 효과때문입니다. 사이렌이 가까워지면 파장이 짧아지고 멀어지면 파장이 길어져 듣는 이에게 높이가 다른 소리가 전해지는 현상입니다.

┃응급차에 숨어있는 최첨단 기술?

오늘날 재난재해 형태는 갈수록 다양해지고, 그 위험성도 커지는 추세입니다. 당연히 과거의 기술만으로는 사람을 구조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는 험난한 현장에도 투입할 수 있는 특수한 긴급구호차량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호주 디자이너 브라이언 리가 최초 개발한 앤트(ANTAid Necessities Transporter)입니다. 이름을 딴 개미처럼 어디든 가지 못하는 곳이 없다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앤트(ANT․Aid Necessities Transporter).(사진: newatlas.com)
앤트(ANT․Aid Necessities Transporter).(사진: newatlas.com)

앤트는 재난 지역에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할 수 있는 다목적 차량으로, 일반 차량이나 트럭이 진입할 수 없는 거친 지형에도 투입이 가능합니다. 전동 모터를 장착한 6개의 바퀴가 유연하게 움직이면서 사막이나 산악 지형, 도로가 파괴된 재난재해 현장에 접근해 활약할 수 있습니다.

이 차량은 구호물품 뿐만 아니라 임시 구호주택인 모듈러 주택을 현장으로 수송해 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운전석과 화물칸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은 굉장히 실용적이죠. 물품이나 모듈러를 싣고 달리다가, 짐을 내린 후 마치 트렌스포머처럼 변신해 다시 현장으로 투입될 수 있습니다.

 

ANT의 작동 원리와 형태.(사진: newatlas.com)
ANT의 작동 원리와 형태.(사진: newatlas.com)

최첨단 기술은 아니지만 특정한 용도에 맞게 최적화 시켜 구호 현장에 투입되는 차량도 있습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가 운용하고 있는 세탁 구호차량이 바로 그것입니다.

재난재해 현장의 오염관리는 매우 중요하죠. 자칫 2,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에 희망브리지는 재해 현장에 세탁 구호차량을 투입해 침수피해로 오염된 의류와 이불을 깨끗하게 빨아 말리는 구호활동을 벌여왔습니다. 18kg 세탁기 3대와 23kg 건조기 3대가 장착된 7.5톤 차량 2, 18kg 세탁기 3, 23kg 건조기 3대가 장착된 4.5톤 차량 1대로 하루 8시간 기준 720kg의 세탁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희망브리지 세탁 구호차량.(사진: 희망브리지)
희망브리지 세탁 구호차량.(사진: 희망브리지)

지금까지 과거부터 미래형에 이르는 구호차량부터, 특수한 목적을 지닌 차량들도 알아봤습니다. 자동차라는 것이 기계장치의 결합체이고, 정보통신기술(ICT)과의 콜라보도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긴급구호차량 역시 아직까지 개발의 여지가 상당히 많은 부분입니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기술력이라면 머잖아 놀랄 만한 기술들이 현장을 누빌 것으로 기대됩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원격 시스템이 추가되면 재난재해 현장의 골든타임을 지킬 확률도 높아질 것입니다.

 

*본 콘텐츠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공식블로그에 공동 게재되었습니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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