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원’ 마윈, 미중 무역전쟁 중심에 서다
‘공산당원’ 마윈, 미중 무역전쟁 중심에 서다
2018.12.26 13:27 by 제인린(Jane lin)

모두가 알다시피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 성장을 거듭해왔다. 최근 들어 둔화세가 감지된다는 의견도 있으나 성장 곡선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중국 후룬 연구소는 지난 10년을 역사상 개인 재산의 축적 속도가 가장 빠른 10이라고 진단, 1000만 위안(17억원) 이상의 개인 자산을 보유한 중국인의 수는 10년 사이 82만명에서 201만 명으로 2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5년 후에는 285만명, 10년 후에는 400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단시간 내에 많은 부를 축적한 이들의 비결은 창업과 주식 투자, 부동산 투기 등이 꼽힌다.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최근 알려진 마윈 알리바바 회장.(사진: 바이두)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최근 알려진 마윈 알리바바 회장.(사진: 바이두)

他们说, 그들의 시선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자수성가 기업가이자 최고의 부호로는 단연 마윈(马云) 알리바바 회장이 거론된다. 중국인에게는 마윈빠빠(爸爸·아빠)’라는 친근한 별칭으로 더 자주 불리는 그는 지난 100여년 중국 역사상 최고의 민간 기업가다.

그런데 최근 그의 성공 신화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 발생했다. 알고 보니 그가 공산당 당원이고, 그것도 아주 오랜 기간 충성당원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활동한 정치색이 뚜렷한 인물이라는 것이 일반에 알려진 것이다.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 공산당원이라는 점도 의외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그가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을 최초 보도한 매체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라는 점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마윈처럼 성공하려면 공산당원이 돼야 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민일보가 공개한 ‘공산당원 민간 기업인’ 명단.(사진: 웨이보)
인민일보가 공개한 ‘공산당원 민간 기업인’ 명단.(사진: 웨이보)

她说그녀의 시선

현재 13억에 달하는 중국 인구 중 공산당원은 9000만명 정도다. 특권층이었던 과거에 비해 그 위상은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중국에서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공산당원이란 위치는 공고하다. 매달 당비를 지불해야 함에도 일단 당원으로 인정받을 경우 사회적 안정망에 포함될 수 있다는 심리적인 작용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마윈이 공산당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최근 발간된 인민일보의 기사를 통해서다. 개혁개방 40주년을 경축하기 위해 당 중앙에서 배출한 걸출한 인물 100인을 선정·공개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100인의 인물 중 21명이 민간 기업가로 선정됐는데, 그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인물이 바로 마윈을 비롯해 마화텅(马化腾) 텅쉰 창업자와 리옌훙(李彦宏) 바이두 창업자다. 일명 BAT(Baidu·Alibaba·Tencent)로 불리는 중국의 내로라하는 인터넷 기업의 창업자들이다.

인민일보는 이들 3인 중 마윈에게만 동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들 중 공산당원은 마윈이 유일했기 때문이었다.

보도 직후 국내외 여론은 상당히 놀란 눈치다. 민간 기업체의 우두머리라는 점 외에도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점에서 공산당원이라는 신분을 어색하게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도 당원 가입이 최근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알리바바 창업 2년차인 1999년에 이미 사내에 공산당 지부가 설립됐고, 2008년에는 3개의 2급 당위원회와 1개의 지부, 2개의 직속 지부가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현재 알리바바 그룹 내의 공산당원은 6051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자수성가형 기업가로 명성을 축적한 마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공산당원마윈과 공산당의 보이지 않는 유착 관계가 알리바바를 키운 것 아니냐는 시각이 팽배한 것이다.

실제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과 보호를 받아왔고, 그 안에서 안정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 현재 알리바바의 최대 주주는 공산당이다.

 

마윈의 성공 배경에는 공산당원이라는 신분이 얼마나 작용했을까.(사진: 웨이보)
마윈의 성공 배경에는 공산당원이라는 신분이 얼마나 작용했을까.(사진: 웨이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보도를 통해 지난 20년간 알리바바를 이끌었던 마윈 회장이 공산당원임을 정부가 공개한 진짜 배경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산당이 그의 신분을 공개함으로써 당이 민간기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려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중국 기업인들이 공산당원 배지를 달아야만 안정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자 중국 국영 언론들은 앞 다퉈 엄호에 나서고 있다. 마윈이 당원이기에 앞서 훌륭한 기업가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그가 지금껏 쌓아온 성과를 새삼 조명하고 의미를 키우는 모습이다.

나아가 서방 세력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은 마윈이 정상적인 기업가가 아니라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아울러 중국에서 당원 가입은 매우 정상적인 사례임을 강조하는 동시에 중국 체제와 경제 성장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했다.

마윈을 둘러싼 중국과 서방 세계의 이 같은 갈등은 최근 발발한 미중 무역전쟁과도 궤를 같이 한다. 평소 미국에서는 알리바바와 같은 기업을 과도한 자국 보호주의에서 성장한 기업으로 규정, 중국 시장의 폐쇄성을 지적하는 근거로 삼아왔다. 세계의 양대 패권국가간 경쟁의 최전선이 된 알리바바와 마윈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배경이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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