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고로 안전하다!” 재난을 막는 ‘지능형 CCTV’
“나는 생각한다, 고로 안전하다!” 재난을 막는 ‘지능형 CCTV’
2019.01.07 15:35 by 이지섭

‘007의 나라영국에는 약 6백만 대의 CCTV(Closed Circuit Television 폐쇄 회로 텔레비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가히 CCTV의 천국이라고도 불릴 만하죠.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2017년 기준, 공공기관에 설치되어 있는 CCTV95만대, 민간에서 설치했다고 추정되는 360만대를 합치면, 도합 450만대 이상의 CCTV가 설치되어 있죠. 잠깐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오히려 CCTV의 천국인 것 같습니다. 영국의 국토면적이 우리나라의 2.4배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이죠.

 

(사진: Unsplash)
(사진: Unsplash)

┃수백만 개의 눈, 보다 날카로워지려면?

CCTV는 주로 방범이나 화재예방 등 안전을 목적으로 설치됩니다. 존재 자체로 범죄심리를 억제하는 효과도 있죠. 하지만 현재의 CCTV는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지는 못합니다. 주로 사건이 발생한 직후 현장을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을 뿐이죠. 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관제요원이 CCTV 화면을 주시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쉽지 않습니다. 훈련된 감시요원조차 CCTV화면을 20분 가량 보고 있으면 유의미한 움직임의 95%를 놓친다고 합니다. 이처럼 많은 을 두고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한다니 매우 안타깝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

“CCTV가 직접 위기상황을 판단해 조치를 취하는 거야!”

지능형 CCTV’는 바로 이러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파수꾼의 눈 말입니다.

 

┃재난안전의 파수꾼, 지능형 CCTV

기존의 CCTV는 영상을 녹화하고 수집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지능형 CCTV는 영상을 분석하기 시작합니다. 정확히는 영상에 나타나는 객체가 움직이는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죠. 움직이는 대상이 정해진 경계를 넘어서거나, 영상 속에 있어야 할 물체가 갑작스럽게 사라지거나, 폭력이나 비정상적인 행동으로 인해 사람이 쓰러지는 경우, 지능형 CCTV는 이를 위기상황으로 인지해 관제실에 경보를 울리게 됩니다.

 

지능형 CCTV의 다양한 기술 (사진: 아이브스)
지능형 CCTV의 다양한 기술 (사진: 아이브스)

이를 통해 관제요원은 영상을 주시하고 있지 않더라도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음성과 불꽃, 연기 등을 인지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문제상황도 포착해 낼 수 있습니다.

 

지능형 CCTV는 행동과 소리, 환경까지 감지하고 분석한다. (사진: 한화테크원)
지능형 CCTV는 행동과 소리, 환경까지 감지하고 분석한다. (사진: 한화테크원)

생각할 줄 아는 CCTV는 위험상황을 사람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합니다. 작년 대전시는 기존의 CCTV가 갖고 있는 한계를 인식하고, 범죄와 각종 사고에 대한 사전예방 및 신속한 조치를 위해 지능형 관제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128대의 지능형 CCTV를 시범운영한 것이죠. 유의미한 효과도 나왔습니다. 초기 테스트 과정에서 길가에 쓰러진 시민을 발견, 구급대원이 빠르게 출동해 구조할 수 있었죠. 관제사 1명이 평균적으로 300대의 CCTV를 모니터링 해야 하는 이전에 비하면 관제효율이 크게 향상될 수 있는 것입니다.

 

산불, 산사태 등 재난유형별 자동위험 경보 기능 (사진: CCTV 뉴스)
산불, 산사태 등 재난유형별 자동위험 경보 기능 (사진: CCTV 뉴스)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은 사회적 재난뿐 아니라 자연재난과 관련된 안전분야에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저수지나 댐, 산사태와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설치돼 높이나 형태의 변화를 탐지하고, 재해의 위험이 있을 경우 자동적으로 상황을 전파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피해 우려가 있는 지역의 주민들에게 곧바로 알려 초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합니다.

 

수위를 모니터링 하고 하천의 범람을 알리는 지능형 수위 감지 시스템 (사진: 아이브스)
수위를 모니터링 하고 하천의 범람을 알리는 지능형 수위 감지 시스템 (사진: 아이브스)

이러한 기술이 잘 적용된 사례는 <지능형 수위 감지 시스템>입니다. 하천이나 댐, 저수지 등에 설치돼 수위를 1cm 단위로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은 갑작스럽게 비가 많이 내려 물이 불어날 경우, 안전·주의·경계·위험 4단계로 나눠 알람을 발생시킵니다. 평소라면 24시간 사람이 모니터링을 하고 있어야 하지만, 지능형 CCTV를 통해 업무 부담을 줄이고 신속 정확하게 물을 방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시간이나 일··월 별로 수위를 측정하고 통계를 도출해 장기적으로 변동하는 추세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되었죠. 이제 CCTV는 위험을 감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위험에 대한 데이터를 추출하는, 일종의 빅데이터 입력장치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버님 댁에 지능형 CCTV 한 대 놔 드려야겠어요.

계속해서 움직이는 영상을 데이터화 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아주 빠른 속도로 연산처리를 해내야 합니다. 이전까지의 기술 수준으로는 이를 구현할 수 없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가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의 발전과 5세대(5G) 이동통신의 상용화로 인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능형 영상분석 기술이 상용화될 수 있는 환경을 갖추었다는 뜻이죠. KT올레 CCTV 텔레캅LG U+맘카’, SK클라우드캠등 이동통신사에서는 앞다퉈 지능형 CCTV를 포함한 홈CCTV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죠.

 

KT의 지능형 CCTV에 대한 소개 (사진: KT)
KT의 지능형 CCTV에 대한 소개 (사진: KT)

영상분석 기술은 단순히 안전을 지키는 것을 넘어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매장 내 설치되어 도난을 방지하던 CCTV는 방문하는 고객의 수와 매장 내 고객들의 동선, 평균적인 체류시간을 측정해 경영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지능형 CCTV는 우리의 생활과 굉장히 밀접해졌습니다. 집집마다 홈CCTV를 갖고 있고, 주로 가는 매장에서도 지능형 CCTV를 설치하고 있죠. 하지만, 가까울수록 조심해야 합니다. 유무선 네트워크 카메라의 보안과 관련된 법률이 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술이 상용화 되다 보니, 보안에 취약한 상태로 시중에 나오는 제품들도 많습니다. 정부는 재작년 지능형 CCTV의 보안 기준을 높이기 위해 ‘IP(유무선 네트워크)카메라 종합대책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작년 11월까지 정부가 제시한 보안인증 획득한 기업은 한 곳에 불과했죠.

이렇듯 새로운 기술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합니다. 신기술이 상용화 되기에 앞서, 법과 제도가 정비되어야 하죠. 기술 발전은 홀로 갈 수 없습니다. 정확하고 분명한 지침과 함께 할 때, 비로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죠. 늦은 만큼 공들여 대책을 재편해야 합니다. 보다 더 안전하고, 편안한 사회는 그로부터 시작됩니다.

 

*본 콘텐츠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공식블로그에 공동 게재되었습니다

 

필자소개
이지섭

미스터빈 닮은 꼴. 멍청한 글을 멀쩡하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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