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이경화증 환자의 수술 성공 여부... 'CT 검사 통해 미리 예측 가능해져'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이경화증 환자의 수술 성공 여부... 'CT 검사 통해 미리 예측 가능해져'
2019.09.09 23:20 by 임한희
사진= 좌측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와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사진= 좌측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와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 다학제 연구팀은 이경화증 환자의 수술 성공 여부를 컴퓨터 단층촬영(CT) 영상 검사를 통해 미리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이경화증은 중년 이전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 난청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중이와 내이를 둘러싼 뼈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발생하며, 사회 활동이 활발한 나이에 발병해 환자의 정서적 고통과 사회경제적 부담이 큰 질환이다.

이경화증으로 인한 난청은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는데, 주로 이소골(고막에서 내이로 소리를 전달해주는 뼈) 중 하나인 등골로부터 내이로의 소리 전달을 향상시키기 위한 ‘등골 수술’이 표준적 치료로 시행된다.

그런데 진행성 이경화증을 가진 환자들 중에서는 등골 수술이 성공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청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만약 등골 수술로 성공적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라면 보청기를 착용하거나, 인공 와우 수술 등 다른 치료 대안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그 동안은 수술 결과를 사전에 예측할 방법이 없어 등골 수술의 실패 원인을 몰랐고, 수술 전 결과 예측이 불충분했다.

이에 송재진 교수팀은 수술을 시행하기 전 CT 검사 소견을 통해 등골 수술로 실제 청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지 여부를 미리 예측하고자 했다.

특히 최근 발견된 새로운 형태의 이경화증인 ‘공동성 이경화증’(병변이 내이도까지 침범한 형태)이 수술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함께 연구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04년부터 2017년까지 등골 수술을 받은 진행성 이경화증 환자 중 17명의 CT 소견과 수술 전후 청력 검사 결과를 분석했다.

CT 검사에서 진행성 이경화증이 침범한 해부학적인 구조물을 위치별로 파악하고, 공동성 이경화증이 존재하는지 여부도 함께 평가했을 때, CT에서 확인되는 침범된 구조물에 따라 수술 후 청력 검사 개선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1. 좌측은 공동성 이경화증, 우측은 정원공의 침범이 있는 진행성 이경화증의 술전 CT 검사 소견으로, 비교적 간단한 CT 검사를 통해, 공동성 이경화증 및 정원공 침범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그림= 좌측은 공동성 이경화증, 우측은 정원공의 침범이 있는 진행성 이경화증의 술전 CT 검사 소견으로, 비교적 간단한 CT 검사를 통해, 공동성 이경화증 및 정원공 침범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공동성 이경화증이 있을 때, 달팽이관과 정원공, 반고리관에 침범이 있는 경우 수술 후 청력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경화증 환자의 수술 성공 여부의 척도가 되는 공기와 뼈의 전도 차이 개선은 정원공의 침범과 공동성 이경화증이 있는 경우에 특히 나쁜 것으로 밝혀졌다.

공기와 뼈의 전도 차이가 10 dB 이상으로 줄어드는 것을 수술 성공의 척도로 삼았을 때, 정원공의 침범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청력 개선에 실패할 확률이 무려 19배였으며, 공동성 이경화증이 있는 경우에는 실패할 위험성이 약 13배에 달했다.

정원공에 침범이 있는 환자는 난원공에서 정원공으로 전달되는 소리의 전도가 약해지는 ‘단일 창 효과’로 인해, 공동성 이경화증 환자는 소리의 전도가 공동성 병변을 통해 빠져나가는 ‘제 3의 창 효과’로 인해, 각각 청력 개선에 방해를 받았다.

그림 (A)가 등골 수술 이후의 성공적인 치료 반응을 보여주는 것에 반해, 그림 (B)의 공동성 이경화증이 있는 경우와 그림 (C)의 정원공의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소리의 비정상적인 전달 통로로 인해 치료 효과가 나쁠 수 밖에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별히 그림 (B)와 그림 (C)의 비정상적인 소리 전도 효과를 각각 “제 3의 창 (Third window)” 와 “단일 창 (Single window)”이라는 명칭을 통해 설명했다. (그림=분당서울대병원)
그림 (A)가 등골 수술 이후의 성공적인 치료 반응을 보여주는 것에 반해, 그림 (B)의 공동성 이경화증이 있는 경우와 그림 (C)의 정원공의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소리의 비정상적인 전달 통로로 인해 치료 효과가 나쁠 수 밖에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특별히 그림 (B)와 그림 (C)의 비정상적인 소리 전도 효과를 각각 “제 3의 창 (Third window)” 와 “단일 창 (Single window)”이라는 명칭을 통해 설명했다. (그림=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정원공에 침범이 있는 환자와 공동성 이경화증 환자에서 수술 성적이 낮은 이유를 심도 있게 고찰해 이경화증이 발병하는 기전을 이해하고 규명하는 데 한 발 더 다가서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이경화증은 서양에서는 흔하지만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견되는 질환인데, 국내 환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수술 결과 예측에 성공했기에 보다 의미 깊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의학과 배윤정 교수는 “추후 발전된 고해상도 CT로 이경화증 발병 및 진행 과정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치료 결과까지 모니터링 할 수 있게 된다면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 주요 임상 척도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임상의학저널, Impact factor; 5.688) 최신 호에 게재됐다.

필자소개
임한희

산업경제부 국장. 중석몰촉 <中石沒鏃>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자본과 인력, 인지도 부족으로 애를 먹는 스타트업에게 기업공개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단숨에 대규모 자본과 주목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파트너와 고객은 물론, 내부 이...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현시점에서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 30개 사는 어디일까?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