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제품은 패션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는 천을 이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퀼트부터 최근 유행하는 리폼(reform, 낡은 물건을 고쳐 다시 사용하는 것)까지 대중들도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업에서는 쓰레기 처리에 문제가 있는 기존 제품을 다양한 패션 관련 아이템으로 재생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업사이클링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예술성 + 기능성 + 스토리’ 이 세 요소에 업사이클링 제품의 성공 포인트가 있다고 봅니다.
예술성 : 패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남들과 다른 독특함과 꼭 손에 넣고 싶은 아름다운 제품이어야 합니다.
기능성 : 제품 본질에 충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가방이라면 사용자가 물건을 넣고 다닐 때 편안하면서도 튼튼해야 합니다. 또한, 제품 품질에 대비하여 가격도 적절해야 합니다.
스토리 : 업사이클링 제품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사연을 말합니다.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은 트럭 방수천과 폐 고무타이어, 안전벨트 등 폐자재를 활용해 가방을 제작합니다. 프라이탁은 천이나 가죽을 재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제품 컨셉으로 ‘트럭’을 설정해 세계적인 패션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한국에도 예술성, 기능성,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 중 몇 개를 소개합니다.
| 터치포굿(Touch4Good)
2008년 설립된 ‘터치포굿(Touch4Good)’은 현수막, 광고판 등을 회수해 가방, 지갑 같은 패션잡화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국내에선 업사이클링 패션 기업 원조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노하우를 쌓은 곳입니다. 최근에는 자전거 바퀴, 생수통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 래코드(RE;CODE)
'래코드(RE;CODE)'는 의류업체인 코오롱FnC에서 출시한 업사이클링 패션 전문 브랜드입니다. 일반적으로 의류 신제품은 시중에서 판매한지 3년 정도 지나면 소각한다고 합니다. 래코드는 소각 예정인 의류를 수거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굿윌스토어’에서 해체합니다. 이후 전문 디자이너와 봉제사가 수작업으로 새로운 옷을 탄생시킵니다. 래코드의 제품은 이태원, 명동, 롯데 애비뉴엘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단순 리폼이 아닌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 히어링(HeaRing) 팔찌
2014년 SK이노베이션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브랜드 ‘히어링(HeaRing)'은 폐이어폰에 다양한 색의 원단을 합하여 팔찌를 제작합니다. 판매 수익은 청각장애인 보청기 지원 사업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히어링 팔찌는 업사이클링을 통해 ‘듣는 것’ 에 대한 스토리도 함께 녹여내고 있습니다.
|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업사이클링 제품은 그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하는 예술작품이 아닙니다. 실제로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는 ‘제품’입니다. 업사이클링 제품은 일반 제품과 달리, 기존 제품을 해체하는 복잡한 작업 공정이 추가됩니다.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약점을 ‘예술성 + 기능성 + 스토리’를 통해 경쟁력으로 승화시켜야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업사이클링 제품이 아무리 환경친화적이라 해도,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폐기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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