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우울증은 정말 관련이 있을까?
비만과 우울증은 정말 관련이 있을까?
2021.09.03 14:30 by 김주현

비만은 체형 변화, 신체건강 문제를 유발할 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우울감과 비만은 양면의 동전처럼 붙어 다니는 요소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도 속속 나오고 있다. 정말 살이 찔수록 우울증 위험이 높아질까.

 

◆우울증 없던 사람도… 살찔수록 우울해져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우울증 위험이 커진다는 영국 엑시터대학 생활·환경과학 대학 연구팀의 최신 연구가 나왔다. 연구팀은 14만5000명의 정신건강 기록과 BMI와 관련된 변이유전자 자료를 분석, 이같이 밝혔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서구 국가에서는 18.5~24.9를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한다. 다만 국내의 경우 남녀 모두 BMI가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건강한 비만’이라는 말도 나오는 추세다. 과체중이라도 대사질환 등이 없이 건강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 하지만 정신건강에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매한가지였다.

연구팀은 연구대상을 ▲BMI는 높되 고혈압·당뇨병 없이 대사활동이 비교적 건강한 경우 ▲대사활동이 건강하지 않은 경우로 나눠 연구했다. 하지만 BMI 관련 변이유전자는 건강 여부에 상관 없이 모두 우울증 위험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365mc인천병원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나는 살이 쪘다’는 신체적·사회적 요인 자체가 우울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울증이 없던 사람도 체중이 증가한 뒤 우울감에 시달리기 쉬운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 오르후스대병원 연구 결과, 체지방이 표준치 기준에서 10㎏ 증가할 때마다 우울증 위험은 17%씩 뛰었다.

안 대표병원장은 “결국 비만은 심리적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요소”라며 “특히 고도비만자 중에는 콤플렉스·좌절감 등이 커지며 대인관계 회피·일상생활 속 무기력 등이 심해질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게 권고된다”고 했다.

 

◆의지의 차이 아닌 호르몬·뇌 변화 문제

비만이 우울증의 원인이라는 말에 ‘결국 의지가 없어 살을 빼지 못한 게 문제 아니냐’며 날선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울증은 물론, 고도비만은 ‘의지’로 해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질환의 영역으로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고도비만에 이르면 식이요법·운동만으로는 원하는 목표에 이르기 힘들다. 그동안 지속해온 나쁜 생활습관이 인슐린 등 호르몬 분비에 악영향을 미치고, 뇌의 체중 조절 중추가 타격을 받아 체중관리 자체가 어려운 상태로 변한다.

‘자극적이고 맛있는 음식’만을 탐닉하게 되는 음식중독도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이는 허기짐·영양보충과 상관없이 끊임없이 자극적인 음식을 찾게 만든다.

안 대표병원장은 “정상적인 경우 부족한 영양을 채우려 식욕을 유발하거나, 배가 부르면 그만 먹도록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잘 분비된다”며 “하지만 음식중독에 빠지면 이같은 시스템이 점차 망가져 식사에 대한 통제력이 저하되고, 점점 식사량이 늘어나며, 심한 경우 음식을 먹지 않으면 초조한 금단 현상까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단순 식단관리·운동 NO… 인지행동치료·지방흡입 도움

이럴 경우 비만 치료를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고도비만이거나, 우울증 등이 동반된 경우 일반적인 비만치료와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반적인 호르몬 밸런스를 회복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스스로 이를 이어가기에는 쉽지 않다. 무작정 고강도 운동이나 절식부터 나설 경우 좌절감이 더 커지기 쉽다.

안 대표병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인지행동 치료”라며 “환자가 음식에 중독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교정하기 위한 행동수정요법·영양상담을 바탕으로 한 식사 훈련·필요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활용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어느 정도 감량에 나선 경우 보다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중 하나가 ‘지방흡입 수술’이다. 지방흡입이 단순 허벅지·복부·팔뚝 등 부분비만을 개선하는 미용 목적의 체형교정술로 여겨지지만, 고도비만자에게는 다이어트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

안 대표병원장은 “이는 한번 시술로 당장 사이즈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그동안 변화가 없는 체형에 스트레스를 받아오던 고도비만자에게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되는 긍정적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다이어트 의지를 잃은 사람이 지방흡입을 받고 다이어트에 대한 희망을 갖는 것을 많이 봐왔다고 말한다. 이후에도 전문가와 함께 건강한 체중관리를 병행하면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

안 대표병원장은 사회적으로도 고도비만자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난·조롱하기보다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여겨야 한다는 것. 그는 실제로 고도비만으로 인해 사회에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적잖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365mc는 KMI한국의학연구소, 한국자원봉사협의회에서 진행하는 ‘은둔환자 의료지원캠페인’에 함께하며 고도비만자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

안 대표병원장은 “캠페인에 참여하며 기부금을 조성하고, 실제 비만으로 힘든 환자들에게 실질적 치료 도움을 주며 취업 등 건강한 사회복귀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많이·오래’보다 ‘원하는 만큼만’…요즘 우리 시대의 인간관계
    ‘많이·오래’보다 ‘원하는 만큼만’…요즘 우리 시대의 인간관계

    평생 친구’보다 ‘나를 지키는 관계’가 중요해졌다. Z세대(1995~2010년생) 3명 중 1명이 최근 1년 사이 인간관계를 끊어낸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과거에는 불...

  • “작게, 오래, 성과 중심으로”…인플루언서 마케팅 공식 바뀐다
    “작게, 오래, 성과 중심으로”…인플루언서 마케팅 공식 바뀐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기업의 일회성 홍보 수단을 넘어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 한 명에게 의존하기보다 나노·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폭넓게 활용하고, 단발...

  • AX 성패는 결국 ‘사람’…AI 인재 육성 본격화
    AX 성패는 결국 ‘사람’…AI 인재 육성 본격화

    AI를 아는 사람을 넘어, AI로 일하는 사람이 각광받는 추세다.

  • 쌓일수록 커지는 가치…기업들, 데이터로 새 먹거리 발굴
    쌓일수록 커지는 가치…기업들, 데이터로 새 먹거리 발굴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을 만드는 경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 “셋 중 하나는 위험하다고?”…국내 직장인 마음 건강 적신호
    “셋 중 하나는 위험하다고?”…국내 직장인 마음 건강 적신호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을 맞아 예방적 관리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 기술 패권의 승부처는 ‘사람’…KOTRA, 싱가포르·인도서 첨단기업 글로벌 인재 유치
    기술 패권의 승부처는 ‘사람’…KOTRA, 싱가포르·인도서 첨단기업 글로벌 인재 유치

    KOTRA가 적극적으로 글로벌 인재 유치에 나선 이유는?

  • “무대 밖이 더 중요”…여름 축제, ‘경험’이 흥행 가른다
    “무대 밖이 더 중요”…여름 축제, ‘경험’이 흥행 가른다

    여름 축제의 흥행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 “중국 시장 체험 발판 삼아 세계로”…한중로봇위크에서 K-로봇의 기회를 보다
    “중국 시장 체험 발판 삼아 세계로”…한중로봇위크에서 K-로봇의 기회를 보다

    중국과 한국, 미래로봇산업의 시너지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