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SNS 탐구/ 12월 둘째 주
주간 SNS 탐구/ 12월 둘째 주
주간 SNS 탐구/ 12월 둘째 주
2015.12.05 11:31 by 변상근

안녕하세요? ‘더퍼스트미디어’에서 ‘주간 SNS 탐구’를 맡게 청년에디터 변상근이라고 합니다. SNS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눈팅족’입니다. 이 코너를 통해 이슈의 흐름이 빠른 SNS의 단면을 여러분께 포착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주 이슈는 트위터를 통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여자친구 폭행한 예비의사… 남자인 것이 인생 치트키?

“오빠 제발 살려줘...”

한 여성이 남성을 애타게 부른다. 문자 그대로 읽으면 그리움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여성의 목소리는 절규에 가깝다. 이는 12월 첫째 주, SNS를 뜨겁게 달군 ‘의전원 여자친구 폭행사건’의 녹취록의 한 부분이다. 모 대학 의학전문대학원생의 한 남학생은 자신의 여자친구이자 의전원 동기인 여자친구를 4시간30분가량 폭행했다. 폭력을 당하는 과정에서 해당 여성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남성은 ‘쌍방폭행’이라며 맞고소 했다. 검찰은 남성을 재판에 넘기고 2년 구형했다. 법원은 해당 남성을 벌금형 처리했다. 사건은 당시 상황을 녹음한 여자친구의 생생한 녹취록 때문에 온라인 공간에 일파만파 퍼졌다.

올해 트위터는 메갈리안 논의로 인한 여성혐오 이슈와 한 진보논객의 데이트폭력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그만큼 여성 이슈에 민감한 공간이 트위터다. 당연히 해당 이슈도 트위터에서 파급력이 컸다. 특히 트위터 유저들은 ‘의학전문대학원생으로 집행유예 이상이 나올 경우 학교에서 제적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해 남성에게 1천 200만 원의 벌금형을 내린 1심 법원의 판결에 대해 분노했다. ‘김치녀가 롤마를인 갓치녀김갓치’ (@pradausedgodchi)은 멘션에서 “이도경은 180루저발언으로 학교 인턴 싹짤리고 10년동안 사이버스토킹 졀라당하는디 XX대폭행남은 의사못할까봐 감ㅋ형ㅋ”이라며 “이쯤되면 성별이 남자인게 인생 치트키아니냐?”며 비꼬았다. 해당 멘션은 5,000회 이상 리트윗되며 폭발적 지지를 얻었다. 여성 인권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제를 제기한 ‘(RT)메갈리아 봇’(‏@megalcapture)은 아예 해당 SBS 기사 폭행 녹취록의 영어 자막 버전을 만들어 외국 커뮤니티에 옮겨달라는 멘션을 올렸다. 이슈의 파급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쫌좀벌레’(@MellyKMK)는 호주가 여자친구 폭행 전과가 있는 미국의 힙합스타 크리스 브라운을 입국 거부한 사례를 들며, “호주 여성부 장관인 미셸리아 캐시는 '브라운은 호주가 원하는 품성을 갖지 않았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라고 멘션을 올리며 한국 법원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비꼬았다.

한국이 놀라운 이유 60가지

트위터는 정권 비판 성향이 강한 곳이다. 헬조선과 지옥불반도 같은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경향신문은 올해 9월4일자 <헬조선에 태어나 노오오오오오력이 필요해>라는 기사에서 “아르스프락시아가 지난 1~8월 인터넷 게시글(트위터·일간베스트 저장소)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헬조선’은 ‘미개’, ‘탈출’이란 단어와 함께 쓰이는 빈도가 높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그래서인지 트위터에서는 정권을 풍자하는 짤방이 자주 등장하곤 한다.

트위터 유저 ‘샤우트’(@187Centi)가 게재한 “한국이 놀라운 이유 60가지”도 날카로움이 살아있는 멘션이다. 이 멘션은 뉴스화면 60개를 이어붙인 ‘짤방’으로 구성됐다. “직장인 유급 휴가 한국이 ‘꼴찌’”나 “男女 임금격차 OECD (평균) 3배”와 같이 국제 표준과 비교한 통계들이 주를 이뤘다. 샤우트(@187Centi)는 멘션에서 “이게 다 박근혜 정권때 발표된 겁니다”라며 트위터리언 특유의 시니컬함을 드러냈다. 해당 트윗에 대한 리트윗은 5,000번이 넘었다. 이는 그만큼 한국 사회가 살기 팍팍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무도 불만제로… 해쉬태그의 힘

2015년 12월3일 오후. 17만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MBC 무한도전의 공식트위터(@realmudo)에서 무한도전에 대한 불만사항들을 접수하는 해쉬태그 ‘#무도 불만제로’를 걸었다. 해쉬태그는 기호 #을 단어나 여백 앞에 붙인 일종의 구조화 된 데이터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 주로 쓰이고 있다. 해쉬태그의 전파력은 세계를 넘나든다. 전세계의 트위터 유저들은 ‘#PrayForParis’와 ‘#KiyiyaVuranInsanlik’를 통해 각각 파리 테러 희생자와 3살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를 추모한 것이 그 예다.

‘#무도 불만제로’는 앞의 해쉬태그와는 달리 신나는 얘기들로 가득찼다. “웃음 장례식 하지 않기를...”(@odds_and_endsNL)과 “더이상은 웃음 사망꾼이 안나오면 좋겠습니다”(@seokbingo) 같이 예능의 본질에 충실해 달라는 부탁이 많았다. “그 녀석 보고 싶어요ㅜㅜ”(@chitchatannie)와 같이 전 멤버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하거나, 아예 대놓고 “위기의 무도│② 2015 의 아쉬웠던 순간들 10”(@eunjung_choi)처럼 비판기사를 링크한 유저들도 있었다. 무한도전은 종종 시청자 참여 이벤트를 통해 프로그램을 꾸려가곤 한다. 특히 전파력이 신속한 트위터를 잘 활용한다. 이처럼 트위터는 이슈를 쫓아가기 좋은 수단이다.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해쉬태그를 통해 재미를 찾아봤으면 좋겠다.

예쁜 쓰레기

글을 쓰고 있는 12월3일, 서울은 하얀 눈에 뒤덮였다. 올해 말 처음으로 ‘눈다운 눈’이 쌓였다. 덕분에 오전에 트위터 “대설주의보”와 “눈오는날” 같은 생활밀착형 정보들을 실시간 트렌드(실트) 상위권을 차지했다. 눈에 띈 것은 실트에 오른 “예쁜 쓰레기”라는 단어였다. 글쓴이는 순간 블랙베리 새 모델을 생각했으나, 이윽고 이 말이 눈을 의미하는 것임을 알았다. 연말에 눈까지 내리니 마음이 공허한 SNS 유저들이 많기 때문일까. 자신의 서글픔(?)을 드러내는 유저들이 많았다. 다음 주에는 이들의 서글픔을 달래줄 훈훈한 소식들이 SNS에 많이 올라오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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