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네일 러버들의 글로벌 사랑방…이젠 네일 테크 유니콘으로!
김민서 UUUUU. 대표 인터뷰
셀프네일 러버들의 글로벌 사랑방…이젠 네일 테크 유니콘으로!
2023.01.30 12:43 by 최태욱

‘Age of STYLETech’는 테크와 융합한 패션·뷰티 분야 기업들을 발굴‧지원하는 ‘스타일테크 유망기업 지원 프로그램’(4기)의 참여 스타트업을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손끝에는 불황이 없다.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는 셀프네일 시장 얘기다. 기술 혁신과 디자인 다양화로 ‘네일숍’ 버금가는 만족도를 제공하면서 멋쟁이 여성들의 쇼핑 리스트 최상단을 차지했다. 패션‧뷰티업계가 한파를 겪었던 팬데믹 기간에도 나 홀로 승승장구하며 몸집을 키웠다. 100억 원도 힘들다던 시장규모가 3년 새 3000억 원 규모로 팽창한 배경이다. 

수요는 경쟁을 부추겼다. 단숨에 뷰티 분야의 노른자위로 떠오른 셀프네일 시장은 그야말로 격전지가 됐다. 유명 브랜드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손끝 사투를 벌이는가 하면, 셀프네일 스타트업을 인수한 패션기업들의 대리전 양상까지 포착된다. 여기에 국내 시장의 10배가 넘는 글로벌 마켓 선점을 위한 경쟁마저 가속화되고 있다. 

이토록 치열한 시장에서 치열함보다는 치밀함으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론칭 1년 만에 미국, 일본, 영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멕시코 등 세계 시장을 무대로 1000%의 성장을 이뤄낸 네일 테크(Nail Tech) 기업 ‘UUUUU.’가 그 주인공이다. 전 세계 네일 아티스트들을 동지 삼아 디자인 혁신을 일궈온 이들이 올해 초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한다. 최종 목적지는 4조 원대의 글로벌 네일 시장, 그리고 ‘유니콘 셀프네일 브랜드’라는 타이틀이다.

 

실리콘밸리 K글로벌 행사에 참석한 UUUUU.의 김민서 대표(가운데)
실리콘밸리 K글로벌 행사에 참석한 UUUUU.의 김민서 대표(가운데)

| “작지만 확실한 행복”…네일로 내일을 구상하다 

“여성들에게 네일은 힐링과 위로의 상징이에요. 짝꿍처럼 따라붙는 키워드도 ‘기분전환’이죠. 정말 작은 변화인데도 꽤 커다란 행복감을 줘요. 위생과 미용의 관점에서도 효과 만점이고요. 5000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도 네일 아트를 했다고 하니, 인간의 본성 아닐까요?(웃음)”

김민서(35) UUUUU. 대표는 자칭 네일 마니아였다. 혹독한 업무의 피로를 푸는데 네일케어만 한 게 없었다고. 하지만 마음뿐인 경우가 더 많았다. 바쁜 직장인에겐 숍에서의 소박한 여유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수면 위로 불쑥 떠오른 셀프네일 시장을 누구보다 환영했던 이유다. 트렌드의 변화는 김 대표의 관심을 열정으로 바꾸는 계기가 됐다. 2019년, ‘외국 사람들은 무슨 디자인을 좋아할까’라는 궁금증으로 SNS에 네일 관련 글로벌 커뮤니티를 직접 꾸렸다. 손톱 모양을 본 따 ‘UUUUU.’라고 이름 붙인 커뮤니티. 현 브랜드의 전신이자 비즈니스의 전초기지였던 셈이다. 

 

커뮤니티로 출발한 UUUUU.의 비즈니스는 다분히 관계지향적인 특징을 가진다. 사진은 UUUUU.가 진행한 ‘국내 아티스트 5인과의 콜라보레이션’ 포스터.
커뮤니티로 출발한 UUUUU.의 비즈니스는 다분히 관계지향적인 특징을 가진다. 사진은 UUUUU.가 진행한 ‘국내 아티스트 5인과의 콜라보레이션’ 포스터.

커뮤니티는 셀프네일 시장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확인시켰다. 뷰티 문화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UUUUU.의 존재감도 조금씩 높아졌다.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 유저들의 ‘최애’ 디자인이 차곡차곡 쌓이며 소위 ‘힙’한 공간이 됐다. 시장조사 효과를 얻은 건 뜻밖의 수확이었다. 특히 각 지역‧국가마다 네일아트에 대한 디자인 선호도가 180도 다르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최고의 킬링 포인트인 디자인이 그 자체로 페인 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는 반증. 이는 김 대표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다가왔다. 10년 직장생활의 종지부를 찍을 정도로 강렬하게 느껴진 기회였다. 

“셀프네일 분야에서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가 모두 한국에 있어요. 반도체 분야와 비슷한 느낌인데, 그에 비해 글로벌화는 더뎠죠. 그 원인을 디자인에서 찾아낸 거예요. 문화적 이질감이 있었던 거죠. 그 허들만 넘으면 글로벌 셀프네일 브랜드로 뻗어갈 수 있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 ‘협업은 나의 힘’…그들은 어떻게 ‘콜라보’를 앞세웠나. 
셀프네일 디자인이 가진 한계는 ‘다양성’이 아닌 ‘선호도’에서 발생했다. 커뮤니티에 장기간 수집된 유저들의 데이터를 통해 디자인에 대한 국가 별 호불호가 극명하다는 걸 체감한 것. 김 대표는 “디자이너 수 백 명과 함께 한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라며 “이를 풀어내기 위해선 결국 현장으로 파고들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가 도출해낸 솔루션은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프로젝트’였다. 특정 국가에서 검증된 네일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으로, UUUUU.만의 독자적인 시장 접근 방식이다. 오랜 글로벌 커뮤니티 운영으로 두텁게 형성된 인적 인프라와 창업 멤버 모두가 해외파라는 내부적 특징 등이 조화로이 어우러진 결과다. 

“시험 삼아 멕시코의 아티스트와 첫 번째 콜라보를 진행했는데, 진짜로 멕시코 고객들이 들어와서 구매를 하는 거예요. 런던에선 영국 분들이, LA에서 하면 미국 분들이 반응을 보여요. 우리 가설이 검증된 거죠.” 

 

UUUUU.와 콜라보를 진행한 멕시코의 네일 아티스트 Samantha Herrera
UUUUU.와 콜라보를 진행한 멕시코의 네일 아티스트 Samantha Herrera

2020년 브랜드를 론칭한 UUUUU.는 그해 미국, 일본, 멕시코, 영국, 러시아, 우크라이나를 돌며 협업을 이어갔다. 미국의 패션 매거진 ‘얼루어(Allure)’와 ‘글로벌 프렌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신뢰도 높은 파트너십을 통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기부 프로젝트도 꾸준히 진행하며 사회적 가치까지 각인시켰다. 비즈니스의 자산이 되는 아티스트 풀이 두터워지는 사이, 2만 명 수준이던 고객 수도 10만 명까지 늘었다. 별도의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김 대표는 “커뮤니티 베이스로 시작한 만큼 자발적인 후기와 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게 우리의 경쟁력”이라며 “현재 전체 매출의 80%가 북미에서 발생하는데 모두 효과적인 바이럴 마케팅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콜라보레이션의 효과가 검증된 만큼, 이를 보다 안정된 시스템으로 구축해나가는 것이 향후 과제다. 자사몰에 구축된 콜라보레이션 플랫폼 ‘마이페이지’가 대표적인 창구다. 아티스트나 인플루언서, 디자이너 등이 자신의 디자인을 스스로 접수하고, 협업 및 독점 계약 시 일정분의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들과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고객들에게는 보다 독창적인 디자인과 다양한 선택지를 선사하는 UUUUU.만의 디자인 소싱 기법이다. 활발한 교류와 소통이 아티스트 소외 현상이나 디자인권의 도용 이슈 같은 병폐의 방어막으로 기능하기도 한다.

 

UUUUU. 사이트 내 콜라보레이션 페이지 대표 이미지
UUUUU. 사이트 내 콜라보레이션 페이지 대표 이미지

| 목표는 글로벌 TOP!…“3년 내 미주‧유럽 시장 접수할 것”
커뮤니티의 끈끈함으로 기반을 닦은 UUUUU.는 IT와 신소재공학 등을 덧대어 이른 바 ‘네일 테크’ 기업의 면모를 구축하는 중이다. 월드와이드쉬핑, 아마존, Q10, 쇼피 등 해외 유통채널도 꾸준히 확장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진다. 올해 3월에는 미국 코스트코(Costco) 론칭도 예정되어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올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김 대표 스스로 “해외 진출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선언했을 정도다. 

“셀프네일의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심상치 않아요. SNS에 2억 개가 넘는 포스트가 올라올 정도로 ‘핫’하죠. 신기한 건, 3년 전 우리나라가 딱 이런 모습이었다는 거예요. 이후에 150%씩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시장이 굳건해졌죠. 다른 나라들도 향후 동일한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고 봐요. 실제로 해외 매출 성장세에서도 나타나고 있고요.”

남은 과제는 UUUUU.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콜라보레이션 시스템의 구조를 안정화 및 고도화하는 것이다. 최근, 지난 2년간의 고객 데이터를 전수조사하며 자사 디자인 전략의 실질적인 경쟁우위를 분석하고 있는 것도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채비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 생산량을 높이는 것도 필수다. 김 대표는 “제작 구조상 생산량이 조금 부족한 편인데, 원활한 해외 진출을 위해 기존 20배 정도의 생산량 확보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UUUUU. 제품사진
UUUUU. 제품사진

UUUUU.는 자사의 고객을 ‘프렌즈’라 부른다. 네일의 대한 애정을 가진 모두가 친구이며, 그들과 네일 문화를 향유하며 성장하겠다는 비전이 담긴 표현이다. 현재 10만 명 규모인 프렌즈의 숫자를 3년 내 3000만 명까지 늘리겠다는 당찬 포부도 숨기지 않는다. 

“올해가 중요해요. 미국 시장을 필두로 남미와 유럽으로 확장하는 그림을 그려 두었죠. 우리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셀프네일 시장의 기적 같은 성장을 현지에서 순차적으로 재현할 계획이에요. 그 목표를 이뤘을 때 예상되는 기업 가치가 9억 달러 정도더라고요. ‘셀프네일 분야의 유니콘’이라는 꿈에 근접하는 거죠!”

 

/사진: UUUUU. 제공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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