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속엔 배움이 있다…긍정의 변화를 그려내는 미디어 아티스트
‘아트 인 메타버스’展 타스키아나 모한랄 작가 인터뷰
예술 속엔 배움이 있다…긍정의 변화를 그려내는 미디어 아티스트
2023.02.01 12:55 by 최태욱

[Artist with ARTSCLOUD]는 아트 특화 메타버스 스타트업 ‘아츠클라우드’ 주최의 국제 미디어 아트페어 ‘아트 인 메타버스’展에 참여했던 해외 작가를 소개하는 연재 시리즈입니다.

“누구든 예술가가 될 수 있고,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단, 예술이 짊어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해야 한다는 것이죠. 비록 작은 개선일지라도, 반드시 개선의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예술을 지향하는 이유에요.”

타스키아나 모한랄(Taskiana Mohanlal, 21) 작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전도유망한 디지털 디자이너다. 아직 학생 신분임에도 예술적 메시지를 기획하고 표현하는 능력만큼은 여느 풀타임 아티스트 못지않다. 3D 애니메이션 제작, 비디오 및 오디오 편집, 디지털 드로잉 및 로고 디자인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낸다. 작업에 대한 욕심이 남다른 이유는 스스로 규정한 예술의 사명 때문이다. “세상을 올바르게 바꾸는 것이 예술의 역할”이라고 믿으며, 자신의 창조적 재능을 허투루 쓰지 않는다. 지난해 초 국내에서 진행됐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서도 긍정적 변화의 메시지를 선사했던 타스키아나 작가에게, 내일을 밝히는 예술가로서의 비전과 포부를 들어봤다. 

 

타스키아나 모한랄(사진) 작가
타스키아나 모한랄(사진) 작가

-아직 대학생의 신분으로, 작품 활동을 전개하는 배경이 궁금하다. 
“아주 어릴 적부터 어떤 형태로든 창작을 이어왔다고 자부한다. 심지어 학창시절 책들을 보면, 모든 과목 교과서가 스케치로 가득 차 있다. 나는 늘 생동감 있는 상상력을 품고 있었고, 이를 풀어내고자 노력해왔다. 어떤 식으로든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집안에 있을 때나 숲속을 거닐 때 어떤 형태로든 창작을 즐겼다. 그 이유는 그 자체가 의미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예술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마음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고, 누군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고난을 풀 열쇠가 된다고 생각한다.”

-예술의 계몽‧교훈적 측면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직 스스로 예술가라고 소개하는 것은 어색하다. 작품 활동의 경험도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예술가를 지향해왔기 때문에 늘 예술을 공부했고, 예술가를 동경해왔다. 그러는 사이, 모든 예술가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그 세계 안에는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의미와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 메시지는 대부분 긍정적인 변화를 야기하는 것이었다. 예술 작품 속에 교훈과 가르침이 내제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것들이 내겐 너무 큰 의미로 다가왔다.” 

-특별히 기술적 강점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렸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산이다. 현재는 베가 대학(Vega School Jo​hannesburg)에 재학 중인데, 이곳에서 새롭고 다양한 기술을 경험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3D 애니메이션 제작‧설계, 비디오 제작 및 편집, 음악 제작 및 편집 등이 그것이다.” 

 

작가의 데뷔작 ‘Butterfly’. “삶의 작은 것들을 감상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의 데뷔작 ‘Butterfly’. “삶의 작은 것들을 감상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품을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주로 어떤 것들인가. 
“내게 가장 많은 주제거리를 제공하는 곳은 자연이다. 나는 자연을 사랑하고 그곳으로부터 굉장히 창조적인 영감을 얻는다. 이를테면, 나의 첫 번째 작품 ‘Butterfly’는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나비를 모델로 만든 것이다. 늘 삶의 작은 것들을 놓치며 사는 우리의 모습을 일깨우고 싶었다. 자연과는 반대쪽에 있는 공상 과학이나 판타지적인 주제도 좋아한다. 판타지 장르는 나의 창조적 자유를 무한히 확장시켜 준다. 주제가 무엇이든 중요한 건 내가 가진 해석이다. 예술에 대한 나의 관점이 나의 예술 그 자체가 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궁극의 해석은 비록 작은 개선일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세상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을 가진 작품을 하나만 소개한다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Iscape’라는 제목의 만화 창작물이다. 사실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탈출(escape)’이란 뜻이다. 이는 학생들을 옭아매고 있는 과도한 경쟁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한다. 여기에 ‘(답)은 탈출이다’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is’를 넣어 제목에 변화를 줬다. 이것은 결국 당시 학교와 사회에 대한 나의 해석이다. 아마도 많은 학생들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은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원본은 친한 친구와 함께 작업했던 것이다. 당시 친구와의 즐거웠던 시간이 너무 좋았어서 이 작품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 것 같다.”

 

‘Iscape’_Original Cover_2017(왼쪽)과 ‘Iscape’_Digital Cover_2021
‘Iscape’_Original Cover_2017(왼쪽)과 ‘Iscape’_Digital Cover_2021

-아츠클라우드의 ‘아트 인 메타버스’ 전시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SNS를 보고 전시회 소식을 접했다. 사람들은 우리 시대를 ‘디지털 전환의 시대’라고 일컫는다. 예술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예술가들이 디지털 세계에 동참했고, 이미 그 분야에 속한 사람들도 재평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전체로 보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아티스트를 진정한 아티스트로 보지 않는 경향도 있다. 나는 아츠클라우드의 계획이 디지털 예술의 진면목을 알게 해주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했다. 합격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굉장한 흥분에 휩싸였었다. 곧바로 엄마에게 달려가서 ‘내가 해냈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웃음) 이번 전시를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처음으로 도전했기 때문에 ‘이게 맞나’ 싶은 걱정도 컸었다. 다행히 글로벌 Top100에 포함됐다는 이메일을 받고난 후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을 소개해 달라. 
“지난 전시회에서 한국 관객들을 만난 작품의 이름은 ‘꿈(Dream)’이다. ‘블렌더’라는 3D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총 4일에 걸쳐 작업했다. 이 작품은 고등학생 시절 꾸었던 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것이다. 사랑하는 남자를 떠나보낸 여자의 모습을 연출한 것인데, 남녀 뒤쪽의 문들은 천국과 지옥을, 문 앞의 등장인물은 그 세계의 수호자들을 상징한다. 사후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흐르는 물은 여자가 흘린 눈물로 만들어져 그녀가 느끼는 슬픔의 양을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의 의도는 슬픔을 시각적으로 매력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여자의 모습을 환상적인 슬픔으로 표현해보고 싶었다. ‘옆에 있는 사람을 더 소중히 대하라’는 메시지도 내포되어 있다.” 

 

타스키아나 작가의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Dream’_2022
타스키아나 작가의 ‘아트 인 메타버스’ 출품작 ‘Dream’_2022

-예술가로서 출발점에 선 셈인데, 앞으로 어떤 아티스트가 되고 싶나. 
“예술가가 기억되는 방법은 오로지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다. 인정과 신용, 부와 명성 모두 창조로부터 나온다. 나 역시 오직 작품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론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내 작품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그들의 삶에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주었는지 고민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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