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순찰하고 주문요리하고…100조 로봇 시장이 들썩인다
심야순찰하고 주문요리하고…100조 로봇 시장이 들썩인다
2023.07.12 13:28 by 최태욱

“매일 밤 전화해서 ‘제발 같이 한번 해보자’고 사정했을 때도 있었어요.”

어느 스타트업 창업자의 회상이다.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은 서빙로봇. 불과 5년 전만 해도 ‘그게 되겠냐?’는 반응 일색이었다. 변변한 개발자 한 명 구하기도 여의치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그 사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유명 외식업체의 홀을 종횡무진 활보하는 서빙로봇은 더 이상 이색적인 풍경이 아니다. 최근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으로 미국 하와이와 조지아주에 위치한 대형 외식업체와 수출 계약까지 체결했다. 로봇 시장이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오는 2024년까지 글로벌 로봇산업 시장 규모가 1220억 달러(약 15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산업용 로봇 일색이었던 시장의 비중이 점차 서비스용 로봇으로 옮겨지고 있는 것도 예의주시해야할 대목이다. 국내의 주요 대기업들이 로봇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일찌감치 로봇을 미래먹거리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로봇 산업이 미래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로봇 산업이 미래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도 이 같은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을 돕는 로봇에 대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미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최근 삼익매츠벤처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도구공간’은 ‘순찰로봇’을 통해 로봇 생태계에 풍성함을 더한다. “로봇청소기 이후 가장 실용적인 로봇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김진효 도구공간 대표의 말은 이 회사의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실제로 서울‧경기‧대전‧대구‧광주 등 전국에 퍼진 30여 대의 순찰 로봇을 기반으로 순찰서비스 및 AI 기반의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로봇 핵심 기술과 관련한 국내외 특허만 13건에 달하는 연구‧개발 능력이 최대 강점. 지난 5월에는 ‘SK쉴더스’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안내순찰로봇 구독서비스’를 론칭하기도 했다. 

최근 100% 자동화로 운영되는 무인카페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발 더 나아가 로봇이 음식 주문을 받고 제조까지 완료하는 주방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한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푸드테크 스타트업 ‘퓨처키친’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자사의 브랜드 ‘왓어크리스프(Whatacrisp)’ 매장에 로봇 자동화 치킨 조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고객의 주문 자동 수락부터 육계 부위 선택, 치킨 반죽 묻히기, 튀기기까지의 전 작업을 로봇이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주방에 3명이 필요했다면, 로봇의 역할로 그 인력을 1명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 회사는 올해 초 국내외 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인 ‘본촌인터내셔날’로부터 전략적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자사의 로봇 기술을 전 세계 다양한 국가의 본촌치킨 매장에 적용해볼 계획. 한상권 퓨처키친 대표는 “치킨 조리 영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보다 다양한 요리에 접목시켜 주방 자동화 테크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내서비스 및 순찰에 특화된 '이로이'(왼쪽)와 야외 순찰용 자율주행 로봇 '패트로버2'(사진: 도구공간)
안내서비스 및 순찰에 특화된 '이로이'(왼쪽)와 야외 순찰용 자율주행 로봇 '패트로버2'(사진: 도구공간)

로봇은 교육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대표주자는 로봇 전문 에듀테크 기업 ‘에이럭스’다. 로봇설계, AI교육 등 25개의 자체 특허 기술을 보유한 에이럭스는 조립로봇, 코딩로봇, AI학습교구, 드론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드러낸다. 

최근 이 회사가 정조준하고 있는 곳은 글로벌 시장이다. 이미 2015년부터 세계 각국에서 국제 코딩 로봇 스포츠 대회 ‘G-PRC’를 직접 주최하며 해외 마케팅의 기반을 닦아왔다. 최근에는 기존에 진출해있는 아시아 권역을 넘어 유럽‧미주 지역까지 무대를 확장할 채비에 분주하다. 실제로 지난 3월에는 세계 최대 에듀테크 박람회인 ‘베트쇼 2023’에서 로봇 브랜드 ‘프로보에듀’의 AI 코딩로봇 ‘비누’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행사를 통해 브라질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스위스, 헝가리, 체코, 베트남, 인도, 불가리아 권역으로도 자체 로봇교육 제품 샘플링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진출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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