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다”…‘행동’에 주목하는 스타트업
“나는 당신이 무엇을 할지 알고 있다”…‘행동’에 주목하는 스타트업
2023.07.19 14:19 by 최태욱

보는 눈이 많은 시대다. 영상촬영 기술이 발달하고, 관련 제품과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찍고 찍히는 것이 일상이 됐다. 소위 ‘CCTV’라 불리는 폐쇄회로 카메라만 해도, 공식‧비공식을 합치면 전국 1000만대에 육박할 정도다. 이쯤 되면 여간해선 눈 밖에 나기도 쉽지 않다.

CCTV의 목적은 다양하다. 방범이나 감시도 있고, 추적을 위해 활용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유의미한 용도는 바로 예방이다.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화면 내 이상 행동이 발견되면 이를 위험으로 인지, 위험요소를 사전에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기존 행동을 토대로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원리다. 

최근 이런 원리를 비즈니스에 대입한 스타트업들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타깃 집단의 행동을 분석하고, 보다 나은 행동을 추천하는 ‘행동분석서비스(Behavior Analytics as a Service)’ 시장이 그 무대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션인식 등의 혁신 기술에 행동활성화(BA) 같은 치료 요법까지 총동원하여, 고객의 행동은 물론, 감정까지 캐치하겠다는 기세다. 

 

‘행동분석서비스’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행동분석서비스’ 시장이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팁스’(TIPS,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선정에 이어 최근 ‘스케일업 팁스’까지 연달아 거머쥐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플레이태그’가 대표적인 시장 플레이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자동 알림장 서비스’를 개발해 국내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에서 첫 선을 보였다. AI가 유치원 카메라에 담긴 원아의 모습을 분석하고, 놀이의 종류와 설명, 해시태그 등을 작성해 학부모에게 알림장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영유아의 행동 분석을 통해 보호자의 교육 및 보육의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다. 

서비스의 핵심은 영상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정보를 추출하는 ‘컴퓨터 비전 기술’이다.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이기도 한 박현수 대표는 “컴퓨터 비전 기술과 자동화 알고리즘을 통해 3D공간에서 다수의 객체를 인식해 행동을 분석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면서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의 혁신은 향후 우리가 지향하는 행동분석서비스 시장을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원리를 ‘멘탈케어’에 적용한 스타트업도 있다. 어제의 행동을 통해 오늘의 행동을 제안하는 ‘웰니스 행동 추천 시스템’을 앞세운 ‘루빗’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우울증 치료를 위한 행동 요법인 ‘행동활성화(BA)’다. 인공지능을 통해 행동활성화를 자동화하면, 증상을 제각각인 사람들에게도 맞춤화된 관리를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사용자의 상황별 위로를 건네주는 ‘AI편지’와 올바른 습관 형성에 대해 조언해 주는 ‘AI에디박사’ 등을 서비스하며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AI 제품 추천 알고리즘도 넓게 보면 행동분석서비스의 일종이다. 
AI 제품 추천 알고리즘도 넓게 보면 행동분석서비스의 일종이다.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옮겨지고 있는 시대, ‘오프라인에 더 많은 데이터가 있다’는 역발상으로 방문자의 행동분석에 집중한 스타트업도 있다. AI 영상 기반 오프라인 방문자 행동분석 솔루션 ‘매쉬’를 선보인 스타트업 ‘메이아이’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범용성이다. 별도의 장치나 기기 대신, 기존에 설치된 CCTV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이 가능하다. CCTV가 고객의  성별‧연령은 물론, 특정 구역 방문자 수와 체류시간 등 개별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여 니즈에 다가가는 식이다. “오프라인 마케팅도 온라인만큼 똑똑해져야 한다”는 이들의 문제의식은 주효했다. 출시 1년 만에 이랜드리테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들과 굵직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설을 검증해가고 있다. 최근에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멀티플렉스 등을 무대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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