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로병사의 진화, 바이오의 혁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생로병사의 진화, 바이오의 혁신은 계속되어야 한다!
2023.08.22 23:06 by 최태욱

생명공학(Biotechnology, 이하 ‘바이오’) 분야의 창업은 극강의 난이도로 유명하다. 전형적인 스페셜리스트의 영역으로 진입장벽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결실을 맺기까지 필요한 비용, 즉 인내자본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분야 특성상,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는 불확실성도 난이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이런 고충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치지 않는 투자가 절실하지만, 최근에는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지속적인 경기 침체로 벤처캐피탈 시장이 경색되면서, 바이오 벤처 투자 역시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당장 올해 상반기 바이오‧의료 벤처에 대한 투자 규모가 지난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다. 

그럼에도 바이오 분야의 창업 열기는 식지 않는다. 전 인류에 기여한다는 대승적인 이유에 더해, 성공의 임팩트가 남다르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팬데믹’이란 시대 흐름을 등에 업고, 벤처기업에서 글로벌 제약회사로 급성장한 ‘모더나(Moderna)’ 같은 회사가 좋은 예다. ‘인류’라는 시장이 존재하는 한, 바이오의 혁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극강의 난이도에 불구, 바이오 분야의 창업 열기는 식지 않는다.
극강의 난이도에 불구, 바이오 분야의 창업 열기는 식지 않는다.

국민 3명 중 1명이 겪고 있는 고통, 바로 잠 못 자는 괴로움이다.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불면증의 고통을 약물의 도움 없이 벗어날 수 있다면? 바로 이런 미션에 도전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전자약을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기업 ‘뉴아인’이 그 주인공이다. 의공학자, 뇌과학자, 엔지니어, 특허 전문가 등의 경험과 전문성이 어우러진 회사로, 현대인을 괴롭히는 다양한 질병과 증상에 비침습‧비약물적 솔루션을 개발‧제시하고 있다. 

이 회사가 수행하는 연구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수면장애 치료 목적의 전자약이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공모한 ‘ICT첨단유망기술육성(R&D)사업’에 선정(바이오의료분야)되어 수행하고 있는 과제(삼성서울병원, 한양대학교 공동연구)로, 광자극과 전기자극이라는 두 가지 복합 자극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면장애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주된 목표다. 이 회사의 김도형 대표는 “신경자극을 통한 수면장애 치료 기술은 세계적으로 이미 시도된 바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두 가지 물리적 자극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수면장애 치료법을 제안한다면, 이는 세계 최초의 사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글로벌비즈니스센터에 입주하며 유럽시장 진출에 초석을 다진 ‘마크헬츠’는 삼성서울병원이엔셀주식회사의 연구소장직을 역임한 이승민 대표가 약 20년간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농축된 ‘AAV(Adeno-associated Virus) 유전자치료제’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가 연구‧개발하는 AAV 유전자치료제는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 알츠하이머병, 고형암 등의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오는 2025년을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목표로 치료제 개발과 임상 시험을 위한 시료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 이미 독일, 벨기에, 슬로베니아, 오스트리아 등에 소재한 협력사들과 임상연구 네트워크 구성을 마무리하며 대량 생산의 채비도 갖췄다. 이승민 대표는 “현재는 유럽 진출을 위한 인프라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까지 유럽에 생산시설을 완공하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국내 AAV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을 대상으로 위탁개발생산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민 ㈜마크헬츠 대표
이승민 ㈜마크헬츠 대표(사진: 마크헬츠)

인간의 중추신경계를 관장하는 기관인 ‘뇌’ 연구에 사활을 건 스타트업도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에 최종 선정된 ‘메테오바이오텍’이다. 

이 회사에서는 역분화줄기세포로부터 분화되어 생기는 삼차원 뇌 조직인 ‘뇌 오가노이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며 이를 난치성 질환 극복의 열쇠로 발전시키려 한다. 뇌 오가노이드는 뇌 과학 분야에선 이미 ‘핫’한 아이템 중 하나다. 인공 뇌 혹은 뇌 아바타로 불리며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량생산 기술이 부족하고 관련 디바이스의 개발도 미비하다는 평가다. 메테오바이오텍 관계자는 “균질하고 고도화된 뇌 오가노이드의 생산이 가능해지면, 다방면의 뇌질환 치료를 위한 정밀의학 신약 개발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면서 “양자 바이오 모듈레이터로 새로운 뇌질환 치료 플랫폼을 구축하는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 창업의 특성상 다양한 지원과 상생의 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지난달 서울바이오허브가 개최했던 ‘2023 서울 바이오·의료 오픈콜라보’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해당 활동은 바이오·의료 분야 기업, 예비 창업자, 학계 전문가 및 투자자 등이 한자리에 모여 시장의 주요 이슈를 공유하고, 바이오 스타트업간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촉구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 자리에선 ‘글로벌 기업이 추구하는 상생 오픈이노베이션’이란 주제로 다국적 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과 노하우가 공개됐으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시장에 안착한 스타트업의 사례가 공유되기도 했다. 

국내의 유망한 바이오 스타트업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다. 바이오 분야의 전문 엑셀러레이터인 ‘젠엑시스’가 운영하는 ‘글로벌 현지특화 전문 프로그램’도 그런 활동 중 하나다. 해당 프로그램은 바이오, 신약개발, 헬스케어, 혁신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업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진출 역량을 컨설팅하고, 미국 보스톤의 현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젠엑시스는 기술성, 시장성, 창업역량, 프로그램 참가 적정성 등의 기준으로 4개사를 최종 선정했으며, 지난달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오는 11월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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