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의 숲에서 산불로 인해 검게 그을리고 가지만 앙상히 있는 나무들의 모습은 마치 나무들의 공도 묘지 같았다.
그러나 죽음 뒤에 온 새로운 생명들은 검은 대지 위에 새싹을 틔우며 새로운 삶을 이어가는 것을 목격했을 때 새삼 자연의 힘에 대한 놀라움이 나의 감정을 동요시켰다. 더 이상 생명이 살아날 것 같지 않은 검은 숲에서 새로 자라난 여린 나무와 풀들을 보았을 때 자연은 인간이 망쳐놓은 숲을 생명의 씨앗을 퍼트려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선을 그대로 캔버스에 옮겨 보았다.
절망 속에 희망을 그리고 자연의 위대한 경외로움을 숲의 정령이라는 은유적이고 신화적인 이야기로 풀어 보려 했다. 이번 나의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함은 계몽도 아니며 계도도 아니다. 자연이 소멸되고 다시 생명이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고리에 우리 인간도 함께 속해 있고 그것을 떠날 수 없다는 개인적인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번 작업을 통해 자연과 순환과 그 삶에 대한 작업을 천착하려 한다.
한편, ‘LET'S FOREST 2023, 서울’이 오는 24일까지 선유도공원에서 진행된다. <산불피해목의 예술적 재해석 전시 ‘Ash to Art’> 등 다채로운 행사 및 체험프로그램이 선유도공원 곳곳에서 진행된다.
<기후변화 대응 솔루션으로서의 산림의 중요성 강조><산불, 가뭄 등 자연재해 대응 필요성 및 산림 보전 인식 향상><산불의 심각성 제고 및 자원 재활용에 대한 대국민 공감대 형성>등 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산불피해목의 예술적 재해석 전시 ‘Ash to Art’>를 필두로 다양한 공연 및 체험행사가 관객들을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