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재무위기를 맞은 한국전력의 새 사령탑 김동철 신임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회사에서 숙식을 자처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영 상황을 맞아 직원들과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같은 행보에 나섰다는 후문이지만, 이를 지켜보는 직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2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게재된 게시물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일 취임식 이후 사장실에 침대를 놓고 회사에서 숙식하겠다고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물 작성자는 "어제 사장실로 침대가 들어갔다는 소문이 돌더니 숙식을 선포했다"면서 "정치인 출신답게 예상된 액션이자 보여주기식 쇼타임"이라고 지적했다. 또 비상경영 체제로 인해 보고일정과 근무시간이 조정된 것을 언급하며 "고통 분담이 아니라 고통 가중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지난 20일 진행된 취임식에서도 구설에 휘말린 바 있다.
그는 취임사에서 한전의 위기상황을 언급하며 환골탈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화 사례로 'KT'와 '포스코', 'ENEL' 등의 기업을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전부 민영화된 기업들이었던 것. 물론 발언 취지는 내부 체질개선과 신사업 개척을 통한 혁신으로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개척하자는 의도로 보이나, 일각에서는 예시가 다소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관련 한 한전 관계자는 "우리보고 KT, 포스코 따라가라는게 민영화 하자는 얘기인지 단순히 비유를 이상하게 들은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김 사장은 사장 취임 당시부터 정치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에너지 공기업 수장 자리에 적절치 못한 인사라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 사장은 한전 창립 62년 이래 최초의 정치인 출신 사장으로 단수 공천으로 임명됐다. 그는 광주 광산구가 지역구인 4선 국회의원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