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축소' 논란 확산에도 침묵하는 KT... 이유는?
'배당 축소' 논란 확산에도 침묵하는 KT... 이유는?
2023.09.22 16:51 by 유선이
기조연설하는 김영섭 KT 대표 / 사진=KT 제공
기조연설하는 김영섭 KT 대표 / 사진=KT 제공

 

"배당 정책 바꾸겠다는 발언 후에 리포트에선 누구는 축소 확정적이라고 하고 누구는 가능성 희박하다고 하고... 혼란스럽습니다. 회사가 입장을 내서 문제를 수습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 KT 주주 인터뷰

사령탑 공백 위기를 이제 막 극복한 KT에게 이번에는 배당정책 관련 논란이 번지고 있다. 김영섭 신임 대표의 발언에서 시작된 배당정책 변경 가능성 언급 파장은 전문가 의견조차 분분하게 갈리며 주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KT 배당 감축 논란은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앞으로 써야 할 돈을 지금 환원하는 것”이라며 "성장 잠재력과 그 기반 축적을 기본으로 삼을 것이며, 주가는 미래 성장성이 커야 오른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필요한 곳에 자금을 투입해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고, 이에 따라 배당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재무실장)도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 끝났다”며 “신임 이사회 승인을 거쳐 적절한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단언해 배당 감축설에 힘이 실렸다.

KT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함께 고배당 통신주 분류에 속한다. 김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배당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기자, 주가도 잠시 하락세를 맞았다.

KT는 지난 2002년 민영화된 이후 10년간 배당성향 50% 또는 최소 DPS(주당배당액) 2천원이라는 정책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면서 배당을 감축한 바 있다. 이후 구현모 전 대표가 배당 확대로 주가 부양과 주주가치 제고를 추구하며 임기 기간 배당성향 50% 정책을 다시 실행했지만, 올해에는 새로운 배당 정책이 다시 나올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배당 축소 확실" VS "변화 미미할 것"... 엇갈리는 증권가 리포트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서로 다른 미래 예측을 내놓으며 갑론을박하는 모습이다.

하나증권은 지난 11일 KT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3만3천원으로,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은 드물어 사실상 중립으로 하향하는 것은 ‘매도’를 의미한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경영진이 경영·배당정책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장기 KT 체질 개선에 도움이 될진 몰라도 주주 성격이 변화함에 따른 단기 주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주가가 2만5천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장기 성장성을 추구하겠다는 경영진의 의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장기 성장성 추구에 환호하기보다는 당장 배당 감축 가능성에 걱정을 표할 가능성이 높아 단기적 악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대신증권은 KT에 대해 목표주가 4만4천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KT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수 있고, 배당 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을 낮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배당정책 변화는) 현재 새로운 CEO가 선임돼서가 아닌, 직전 배당정책의 유효기간이 종료됐기 때문”이라며 “내부 조직 정비와 인사가 마무리되면 올 3분기 실적시즌 전후가 향후 로드맵 및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제시할 적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KT는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이 없고, 6G 이전까지 대규모 자본적 지출(CAPEX)에 대한 계획도 없으며 실적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최근까지 보여줬던 배당 정책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NH투자증권도 22일 KT에 대해 지난주 주가 조정을 야기했던 배당정책 축소는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성장을 위한 전략 준비는 마무리되었고 본격적인 실행을 통해 주가는 다시 정상화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내다본 것.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는 기존 4만2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T를 둘러싼 배당 축소와 구조조정의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며 “김영섭 최고경영자(CEO)의 새로운 성장 전략도 곧 공개될 예정이며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말 없는 KT의 속사정은?

엇갈린 의견들이 쏟아지고 주주들의 불만이 하늘을 찔러도 KT는 주주환원정책 관련된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주주들은 신임 대표의 발언으로 인해 주가에 혼란만 가중시켰다며 성토하고 있다.

한 KT 주주는 온라인 포털 커뮤니티를 통해 "겨우 대표 공백이 해소돼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대표의 말 한마디로 인해 불안만 더해졌다"면서 "주주들은 정확한 설명을 듣고 싶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KT 측은 배당 정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밝히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대표가 새로 취임한지 얼마 안됐고, 이사진 역시 새로 꾸려진 상황"이라며 "아직 배당정책이 정해지지 않아서 말할 수 없었던 것 뿐이다. 조금 더 기다리면 새로운 배당정책을 논의 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간담회 당시 경영진의 발언에 대해서도 배당 정책 변경 시사보다는 미래 성장 잠재력 강화에 본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경영진의 배당 관련 발언 취지는 배당을 감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자본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 골자”라며 “미래 성장 가능성을 키워서 기업의 미래 가치 상향은 주주가치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진 재무실장 발언과 관련해 "2020년에 앞으로 3년간 순익의 50%를 배당하겠다고 발표했었는데 그 이후로 3년이 지났기에 해당 정책이 끝났다는 의미로 말했던 것"이라면서 "배당축소나 새로운 배당정책에 대해 말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유선이

안녕하세요. 유선이 기자입니다. 많이 듣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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