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11월에 가까워지자 본격적인 겨울 준비가 한창이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반가웠지만, 이제는 추위를 느낄 만큼 바람이 차가워졌다. 최근 약속 장소에 패딩을 입고 나타난 지인은 '뼈가 시릴 정도로 춥다'며 요즘 날씨를 표현하기도 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이상 기후의 영향인지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급격한 일교차가 자주 발생하는 것 같아 의료진으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 체온 관리가 어려워질수록 다양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지인의 경우처럼 요즘 시기에 뼈가 시릴 만큼 추위를 느낀다면 근골격계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증상을 한의학에서는 '골한(骨寒)'이라 부른다. 옷을 껴입거나 더운 기운을 가까이해도 뼈에 시린 감이 지속되는 상태를 말하는데, ‘골다공증’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골다공증은 잘 알려진 대로 골밀도가 낮아져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질환이다. 주로 뼈의 노화와 호르몬(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해 칼슘과 같은 영양분 공급이 줄어들며 발생한다.
특히 고령의 여성일수록 골다공증의 위험은 높아진다. 지난달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5명 중 1명(22.5%)은 골다공증을 겪고 있으며, 70대 이상 여성에서는 1.5명당 1명(68.7%)꼴로 급증했다. 진료비 또한 2017년 약 2152억원에서 2021년 약 3268억원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골다공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커짐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각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 골흡수 억제제 치료의 경우 식도염, 위궤양 등 부작용이 보고된 만큼 대체 치료법들의 효과와 안전성이 주목받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중년 이후 골밀도 저하 문제를 주로 한약 처방을 통해 다스린다. 실제 자생한방병원과 서울대학교 천연물과학연구소는 SCI(E)급 국제학술지 ‘생약학회지(Journal of Natural Products)’에 게재한 공동 연구논문을 통해 한약재인 천수근의 ‘하르파고사이드’ 성분이 골다공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난소를 절제해 골다공증을 유발한 쥐에게 하르파고사이드 성분을 투여하고 뼈의 생성과 재생에 관여하는 조골세포(MC3T3-E1)를 관찰했다. 그 결과 골모세포 증식, 골광화작용 자극 등을 통해 골 형성이 촉진됐음을 발견했다. 또한 파골세포를 활성화하는 핵 인자 카파-B 리간드 수용체 촉진제(RANKL)를 억제해 골 형성 단백질의 발현을 증가시키는 등 하르파고사이드가 골 손실 예방과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정 약물에 부작용이 있거나 거부반응이 나타나는 경우 천연물 성분으로 구성된 한약 치료가 큰 도움이 되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운동 등 평소 생활 습관 관리를 통한 예방이다. 고령 사회를 맞아 액티브 시니어가 대세인 만큼 중장년층 여러분이 더욱 건강하고 활기찬 겨울을 맞이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