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비영리와 온라인 카페의 신나는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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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25 14:17 by 조철희
"30년을 바라본다"는 말에 카페 회원 공감, 26일 나눔카페 열어  

“향후 30년을 바라보고 사업을 한다고 하셨어요. 이 말에 많은 카페 회원들이 공감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글로벌교육개발협력 비정부 기구 ‘HoE(Hope is Education, 이하 호이)’와 온라인 동호회 ‘세대공감 3040’이 만났다. 이들은 오는 26일, 서울시 통의동에 위치한 카페 ‘브라더코’에서 자선경매를 진행하는 나눔카페를 열기로 했다. 수익금 및 기부금 전액은 오는 8월에 있을 호이의 우간다 현지 조사 활동 후원금으로 사용된다.

지난 22일, 나눔카페를 앞두고 박자연 호이 대표와 온라인에서는 ‘황달 님’으로 더 잘 알려진 김기연(43, 이하 황달 님) 세대공감 3040의 매니저를 만났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마주 앉은 저녁시간, 이들의 유쾌한 대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세대공감 3040의 김기연 매니저(왼쪽)와 HoE의 박자연 대표(오른쪽)

‘교육이 희망’이라고 외치는 호이는 2008년 활동을 시작했다. 국제적 단위로 활동하는 NGO((Non-govermental organization)지만 시작은 정말 소박했다. 국제개발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박 대표가 직접 짠 제안서를 두 동생들에게 보여줬던 것. 자신과 동생들의 지인, 지인들의 지인으로 점차 폭을 넓혀가면서 여러 조력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3주 동안 16명을 모았어요. 정기적으로 만나 회의도 하고, 3개월이 지나선 실제로 아프리카에 갔죠. 2008년 11월 29일, 그날이 호이 생일이에요.”

만 다섯 해를 넘길 동안 호이는 케냐 북부의 코어(Korr) 지역을 중심으로 교육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많던 구호 물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라는 젊은 NGO다운 당돌한 물음을 던진다. 학교를 지어주고 물품을 지원하는 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박 대표는 정작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칠 선생님이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는 아프리카 선생님 한 사람이 성장하면 30년 후엔 어마어마한 수의 아이들이 함께 성장해 있을 것이라 믿는다. 단기적 성과를 내는 데 급급하기 보단, 이들이 처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끔 지켜보고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환경은 열악해요. 하지만 현지에서 경험한 아이들이 우울하고 무기력하진 않았어요. 뭐라도 시도해야 살아갈 수 있는 삶이기에 가지는 액티브한 에너지가 있죠. 저는 이들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호이가 전해주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유난히 밝은 이유다. 박 대표는 “활동 기금을 기업 등으로부터의 외부 지원보다는 자체 모금으로 해결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 결과 현지 미자격 선생님들이 사범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하트(HEARTㆍHigher Education for AfRica Teachers)’, 현지 선생님의 역량강화를 위해 한국인 교사가 함께하는 단기집중연수프로그램 ‘스틱(STICㆍShort Term Intensive Course for school teachers)’과 같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하트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대학 졸업 시까지 드는 학자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우리 돈으로 약 800만원, 현지에서는 상당한 금액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현재 6명의 선생님들이 사범대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했다. 스틱의 경우 2011년 유네스코한국위원회의 공식프로젝트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사진 제공 : HoE

케냐에서의 사업을 마친 호이는 오는 30일 "새로운 땅 우간다로 향한다"고 했다. 우간다의 굴루(Gulu)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적합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사전 지역 조사를 가질 계획이다. 세대공감 3040과의 만남은 박 대표의 우간다행을 채 3주도 안 남기고 갑작스레 성사됐다.

세대공감 3040(http://cafe.naver.com/osfo)은 30~40대 회원 1만8000명 가량이 활동하는 온라인 동호회다. 취미생활을 하거나 번개모임을 갖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미 다양한 사회적 나눔을 함께하고 있다. 2011년 1월, 카페 모임에서 자체적인 자선경매로 모은 기금을 사단법인 작은도서관을만드는사람들(이하 작만사)에 기부한 것이 시작이었다. 지금은 매년 작만사와 함께하는 자선경매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호이와의 만남도 작만사에서 활동하는 박 대표 지인의 소개로 이뤄졌다.

황달 님은 호이가 단순히 현지에 물품이나 현금을 지원하는 곳 같으면 하지 않으려 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의미 있는 활동이더라도 카페 운영자로서 회원들이 공감하고 참여할만한 것인지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박 대표를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입을 열었다.

나눔까페3


"교육지원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 단체와 프로젝트에 일생을 바칠 각오를 하고 있는 모습이 참 대견스럽기까지 했죠. 이번 우간다 현지조사 예산도 상당히 알뜰하게 짰더라고요. 허튼 데 돈이 들어가진 않겠구나 하는 믿음도 갔습니다.”

그는 첫 만남에서 호이와 박 대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작만사의 10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의 단체지만, 성장과정을 지켜보며 함께 커가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만 같았다. 하지만 동호회 사람들과 함께 하려니 우려가 없진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아직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은데 왜?”라는 물음에 자신조차 쉽사리 납득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님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데 버스 안에서 ‘당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박 대표님이 저에게 단체를 홍보하면서 설득하려 했으면 시큰둥했을 텐데 만나는 내내 아프리카 현지인들 얘기만 했어요. 그런데 왜 그들을 도와야 하는지는 딱 잘라 답을 주지 않으셨더라고요. 제가 혼자 깨닫고 이해하는 편이 더 좋겠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순간 ‘대단한 친구구나’ 싶었죠.”

황달 님은 스스로 고민하게 만든 박 대표와 꼭 같이 해봐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한다. 그러자 자신만의 답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먼저 우리가 이렇게 먹고 살만해지기까지 나라 밖으로부터의 도움도 많았을 것이고, 개중엔 지금은 우리보다 못 산다고 하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사람들도 많았다는 점 등을 떠올려 봤다고 한다.

“문득, 우리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 생각하면 이것 또한 보이지 않는 이기주의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또 도울 수 있을 때 돕지 않으면 혹시 우리가 어려워졌을 때 누가 도와주려 하겠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황달 님은 이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킨 끝에 동호회 회원들에게도 적극적으로 호이와의 협력을 제안할 수 있었다. 2주라는 짧은 홍보기간에다 휴가철에 진행되는 탓에 하루에도 수 십번 카페를 드나들며 홍보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나눔까페4

박 대표는 “이번 만남이 개인적으로는 숨 쉴 구멍이 생겼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 동안 본인이 주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종 분야에 종사하고 있거나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접점을 찾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큰 행복으로 여기는 듯 했다.

“다 못 팔면 어때요, 서로 즐거우면 됐죠.”

“그래도 제 입장은 그게 아니라고요.”

“어쨌든 오신 분들 성함이라도 다 외우고 그런 게 중요한 거죠.”

나눔카페는 26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통의동의 카페 ‘브라더코’에서 진행된다. 물론 세대공감 3040 회원이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다. 자선경매는 5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며, 물품 기증을 원하는 사람은 행사 당일 주최 측에 직접 전달하면 된다.

한편, 호이는 내달 1일부터 제 7기 교육팀 팀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특히 수학, 과학교사의 참여가 절실하다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호이 홈페이지(www.ho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브라더코 위치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와 나온 방향 그대로 120m 직진(5분 정도) 한 뒤 코코인 나오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해서 조금 더 가면 됨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0길 24(통의동 12)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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