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TV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5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일양약품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 오너 3세 정유석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일 진행한 시무식에서 리스크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한지 3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앞서 일양약품은 2020년 3월 고려대 의과대학에 의뢰한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당사의 백혈병 치료제가 코로나바이러스를 70% 감소시킨다는 내용을 발표해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발표로 당시 2만원대였던 일양약품의 주가는 4개월 만에 10만원을 넘어선 바 있다.
문제는 러시아 임상시험 과정에서 진행 상황을 상세히 공유하지 않았고, 주가가 크게 올랐을 때 오너일가가 주식을 매도해 상당한 차익을 실현했다는 것.
이후 일양약품은 지난 2021년 3월 돌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중단을 발표했고 주가는 폭락했다.
정 사장은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 집중적으로 지분매입에 나섰다. 21년 3월 12일부터 약 8개월간 총 33번에 걸쳐 보통주 3만366주를 매입한 정 사장의 지분율은 3.80%에서 4.08%까지 증가했다. 정 사장 외에도 동생인 정희석 일양바이오팜 대표 역시 임상 실패 공시 이후인 2021년 3월16일 일양약품 주식 2000주를 사들였다.
정 사장은 지분율을 끌어올린 후 23년 4월 일양약품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돼 본격적 승계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일양약품은 정 사장 취임 첫 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일양약품에 따르면 2018년 연 매출액 3000억 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4~8%의 매출 증가율을 보이는 등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으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6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31억 원에서 153억 원으로 반토막났다. 영업이익률은 올해 5.7%로 뚝 떨어졌다.
특히 3분기 기준 일양약품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94억 원으로, 지난해 말 596억 원에 비해 500억 원이상 감소했다. 유동성 비율은 89.3%로 지난해 말 107.4%에 비해 18.1%포인트 하락했다.
한편, 정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직면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 강화와 신뢰의 무게만큼 더 큰 책임감을 갖추며, 조직 간 스마트함과 투명성으로 기업문화를 보다 질서있게 성장시키자"며 위기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