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2024년 청룡의 해도 벌써 2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새해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력에 한창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건강관리를 목표로 삼고 운동에 나서는 이들이 많다.
실제 한 유명 패션플랫폼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레깅스, 요가복 등 스포츠웨어 판매가 크게 늘어 지난달 매출액이 전년대비 3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쉽게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는 것은 매우 일반적이다. 그렇더라도 자신의 운동능력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듯 하다면 ‘운동기능저하 증후군’을 의심해봄직하다.
운동기능저하 증후군이란 일본 정형외과학회에서 처음 발표된 개념으로, 낮은 활동량으로 인해 전신의 근육량이 줄면서 척추, 관절, 신경발달에 악영향을 주는 상태를 말한다. 운동 기능이 지속적으로 약해짐에 따라 근골격계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걷는 행동조차 힘들어지게 된다.
근육량 감소는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최근 운동량이 부족한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일본 구마모토 대학병원 연구팀이 21~66세 사이 근로자 335명을 대상으로 운동기능저하 증후군 연구를 진행한 결과, 149명이 해당 질환을 겪고 있었다.
이 가운데 화이트칼라 직군의 환자는 98명으로, 블루칼라 직군 환자(51명)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근무시간 동안 활동량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라 해석했다.
일일 활동량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들의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47.9%로, 조사가 시작된 2014년에 비해 약 11%나 감소했다. 운동이 습관화 돼있지 않은 직장인이라면 운동기능저하 증후군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때다.
운동기능저하 증후군은 일상생활 중 체력이 달리는 때가 많은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한 발로 서서 양말을 제대로 신지 못하는 경우 ▲청소기 사용, 이불 개서 올리기 등 힘을 쓰는 집안일이 버거운 경우 ▲집 안에서 발을 헛디뎌 자주 넘어지는 경우 ▲계단을 난간 없이 오르기 힘든 경우 등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운동기능저하 증후군의 전조증상으로 판단해 각별한 건강관리와 전문적인 치료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 한의학에서는 근감소와 그에 따른 근골격계 전반의 건강을 개선하는 치료를 진행한다. 우선 건강의 기본이 되는 신진대사를 활성화시켜 허약해진 신체 기능을 증진하는 한약을 처방하고, 침 치료로 근육과 인대를 자극해 기혈 순환을 촉진한다.
더불어 관절, 근육, 인대의 위치를 바로 잡는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신체 균형을 회복시키면 건강 증진과 함께 근골격계 통증 및 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특히 한약의 근감소 치료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근육연구 및 세포운동 저널(Journal of Muscle Research and Cell Motility)’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한약재인 ‘사과락’이 근육세포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근위축을 인위적으로 유도한 근육조직에 사과락 추출물을 처리하자 근위축 유도 단백질 '아트로진-1'과 'MuRF1' 발현이 억제되고 근섬유를 형성하는 근관세포의 크기와 수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사과락 추출물의 처리 농도가 높을수록 개선 정도는 더욱 커졌다.
치료 외에도 운동기능저하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운동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매주 3회 정도 꾸준히 근력운동을 실시하고 수영이나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기초체력을 기르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근육이 약한 상태라면, 무리하게 운동을 이어가다 척추∙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현재 신체능력에 맞게 조금씩 운동 강도를 높여가는 것을 추천한다.
나이가 들수록 통장 잔고만큼이나 저축에 신경 써야 하는 것이 근육량이다. 즐겁게 명절을 보내고 난 요즘이야 말로 건강관리에 집중해야 할 때다. 부족했던 운동량을 조금씩 채워 나가며 차근차근 근육을 늘려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