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것에서 포착하는 새 기회…“재활용을 혁신하라”
헌 것에서 포착하는 새 기회…“재활용을 혁신하라”
2024.03.19 15:50 by 최태욱

자원고갈과 기후변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지속가능성’은 가장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다. 산업 전반에서 환경 보호와 자원의 효율적 사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이유도 그래서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재활용’을 전면에 내세운 비즈니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재활용 기업의 활약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재활용 프로세스를 혁신하거나 폐기물 관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활용’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재활용’ 비즈니스가 각광받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가장 위협하는 폐기물은 바로 ‘플라스틱’이다. 배달 문화의 확산 등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 소각도 문제고, 분해도 안 되니 그야말로 골칫거리다. 지난 18일, 인비저닝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05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테라클’은 바로 이런 문제에 주목한 스타트업이다. 플라스틱과 의류 폐기물 등을 화학적으로 재활용하여 재생 원료를 생산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 사업. 플라스틱에서 뽑아낸 기초 화학소재로 다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자원순환 체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세계 3대 재활용 기술로 꼽히는 해중합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고객사들의 탄소중립 전환을 돕는다. 권기백 테라클 대표는 “인류가 만든 가장 편리한 물질인 플라스틱을 환경오염 없이 무한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신용보증기금의 스타트업 성장 지원 프로그램 ‘퍼스트펭귄’ 기업으로 선정됐던 ‘알디솔루션’은 다가올 전기차 시대의 핵심 요소인 이차전지를 재활용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차전지를 구성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희귀금속을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친환경 중저온 건식 분리 기술을 자체 개발한 기술력이 가장 큰 경쟁력. 올해 공장 준공 및 양산 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해 세계적인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 원천 기술은 수명이 다한 리튬이온 이차전지로부터 희귀금속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전처리 없는 중저온에서 공정이 이뤄져 기존 건식 방식과 대비해 온실가스를 약 30% 이상 감축할 수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오는 2040년 약 2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크고 작은 건축 현장에서는 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작은 못도 있고 타일이나 나무 조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공사가 끝나고 나면 대부분 폐기 처리된다. 바로 이 부분에 주목한 스타트업도 있다. 쓰고 남은 건축 자재의 거래를 통해 탄소감축을 실현하고자 하는 ‘토보스’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최초의 잉여 건축자재 거래 플랫폼 서비스 ‘잉어마켓’이 비즈니스의 거점. 회사 관계자는 “잉어마켓은 공사 후 남은 자재를 회원 간 직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이를 통해 대형 건설 현장에서 준공 후 발생하는 잔여 건축자재를 위탁 받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여름, AI기술을 활용한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으로 팁스(TIPS)에 선정됐던 ‘이노버스’는 지난해 연말결산 데이터 공개를 통해 약 8개월 만에 페트병 104만 4000여개를 재활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사의 생활 밀착 자원순환 서비스인 ‘쓰샘’을 통한 수치로 시민 9584명의 연간 배출량과 같은 양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공동창립자인 오재홍 CTO는 “친환경 실천은 물론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생활 필수 서비스로 쓰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 자원을 순환하는 삶을 실천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하고 인프라를 확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 이노버스)
(그래픽: 이노버스)

기업형 프리미엄 잔반 수거서비스 ‘업박스’를 운영하는 폐기물 환경 스타트업 ‘리코’는 지난해 말 한강에 대형 분리배출장 ‘업박스 스테이션’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용객 대비 쓰레기통이 부족해 분리배출의 어려움을 겪는 여의도 한강공원의 실정을 감안한 행보. 이에 앞서 리코와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여의도안내센터, 빙그레 등은 여의도 한강공원 재활용 인프라를 확대하고, 재활용률을 개선하기 위해 3자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근호 리코 대표는 “여의도 한강 공원은 연내 400만면의 이용객이 찾고 있지만 분리배출함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이번 활동을 통해 여의도 공원 재활용률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최태욱

눈이 보면, 마음이 동하고, 몸이 움직이는 액션 저널리즘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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