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메디 칼럼] '마라톤 열풍'... 중년 여성이라면 '무릎 건강' 특히 주의해야
[k-메디 칼럼] '마라톤 열풍'... 중년 여성이라면 '무릎 건강' 특히 주의해야
2024.03.27 17:51 by 임한희
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
▲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

 

100마일(160.9km)을 60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는 ‘바클리 마라톤 대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명의 완주자가 없었을 정도로 악명높은 이 대회에서 여성 완주자가 처음 탄생했다. 올해 완주자의 정체는 두 아이를 둔 40세 영국 여성으로 그녀를 향한 관심이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마라톤은 지난해 만화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한 모습이 한 예능프로에 공개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배우 임세미 씨가 기안84와 같은 대회에 참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 그녀는 기안84의 완주기록보다 빠른 기록을 세워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에 용기를 얻은 여성들이 3·4월 전국 곳곳에서 개최되는 봄철 마라톤 대회에 참가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라톤은 스트레스 해소, 심폐기능 향상, 면역력 증강, 체지방 감량 효과 등이 있어 나이를 불문하고 건강한 삶을 꿈꾸는 여성이라면 구미가 당기기 마련이다. 실제로 국내 대표적인 마라톤 대회인 서울마라톤의 경우 지난해 여성 참가자 비율은 15.9%로 2015년(10.7%)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라톤과 같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운동을 갑작스럽게 준비하는 경우 오히려 건강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허벅지뼈와 종아리뼈 사이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인 ‘반월상연골’의 손상은 무리한 달리기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꼽힌다. 반월상연골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관절 내부에서 흡수하는 부위로서 마라톤처럼 무릎 관절에 지속적으로 충격을 줄 경우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갱년기를 겪고 있거나 앞둔 여성이라면 마라톤 참가 신청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 여성호르몬으로 잘 알려진 ‘에스트로겐’은 뼈와 근육 강도를 유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연골세포의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그러나 갱년기 여성의 경우 난소 기능 저하로 인해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감소하게 된다. 에스트로겐의 감소는 곧 반월상연골의 내구성 저하로도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0∙60대 여성 반월상연골 손상 환자의 수는 5만8882명으로 남성 환자 3만2576명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월상연골이 약해질수록 관절의 조기퇴행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반월상연골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무릎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해 연골이 받는 하중을 분산시켜야 한다. 대표적인 하체 운동으로 스쿼트, 런지 등이 있다. 그러나 하체 운동 중 무릎이 아프다면 하던 운동을 즉시 멈추고 경과를 살펴야 한다. 만약 시간이 지나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커진다면 손상부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이므로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갈 것을 권한다.

한의학에서는 주로 침∙약침치료, 한약처방 등의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손상된 반월상연골을 치료한다. 우선 침치료로 무릎 주변에 경직된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한약재 유효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약침치료를 통해 손상 부위에 발생한 통증 및 염증을 효과적으로 해소시킨다. 여기에 더해 한약 처방을 병행함으로써 회복에 필수적인 영양을 공급해 손상된 근육과 인대의 강화를 돕는다.

한방통합치료의 반월상연골 손상 치료에 대한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지난 2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반월상연골 손상 환자들에게 한방통합치료를 시행하자 환자들의 무릎 통증이 절반 가까이 낮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SCI(E)급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에 게재된 해당 연구 논문 표지

 

연구진이 반월상연골 손상으로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입원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환자들의 평균 통증 NRS(숫자평가척도)는 치료 전 중등도 통증 수준인 6.1에서 치료 후 경미한 통증인 3.6으로 낮아졌다. 아울러 WOMAC(골관절염지수)도 치료 전 53.67에서 치료 후 38.97로 감소하며 크게 호전됐음이 확인됐다. NRS는 환자의 통증 정도를, WOMAC은 무릎 통증과 뻣뻣함 등으로 겪는 활동의 어려움을 각각 평가하는 척도로 숫자가 클수록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이라는 기나긴 레이스에서 관건은 건강하게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다. 건강을 위해 준비하는 마라톤이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주의하며 앞으로의 인생 레이스를 훌륭히 완주하길 바란다.

필자소개
임한희

산업경제부 국장. 중석몰촉 <中石沒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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