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하지 않은 감자
만만하지 않은 감자
2016.03.02 10:00 by 이지응

혼자 살며 밥 해먹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더군다나 요리엔 어느 정도 밑천도 필요할진데, 혼자 사는 마당에 밑천 갖추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한참동안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도,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나름의 주방을 가꿀 수 있었다. 이 일기들은 그런 경험과 기억들의 기록이다.

흔히 먹는 달걀 속에 담긴 애틋함. 주머니가 허했던 친구가 준 몇 알, 내 끼니를 걱정하는 친구가 들고 온 달걀 몇 알. 그 속에 담긴 애틋함.

자취를 시작하던 즈음에는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꾸려야한다는 강박같은 것이 있었다. 세제를 사도, 생수를 사다 마셔도 가장 저렴한 것을 고르고 병이란 병은 죄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내야 성이 풀리던 날들이었다. 먹을거리 장을 볼 때도 그랬다. 가장 저렴하게, 그러면서도 가장 풍족하게 장을 보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러다보면 퍼뜩 떠오르는 것은 소위 '구황작물'이라고 배운 것들이었다. 지갑사정이 정말로 궁핍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려운 상황을 견디게 해주었다는 것들이니 헐한 값에 넉넉히 먹을 수 있을 터였다. 그래서 항상 감자를 무더기로 사서 쟁여놓았더랬다. 볶아먹고, 구워먹고, 삶아먹고, 쪄먹고 …… 먹는 방법도 다양하니 감자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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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생각보다 감자는 까다로웠다. 냉장고에 하루 이틀 즈음은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기분 나쁘게 들척지근 해지기만 했고, 여러 방법을 써보아도 어느 날 열어본 감자상자 안에는 감자싹 덕에 흡사 정글을 방불케 하는 광경이 펼쳐지고는 했다. 어떻게든 감자를 이겨보려고 매일같이 감자를 먹어치워보려고도 했지만 금세 질려 나가 떨어질 뿐이었고, 결국 언젠가는 감자로 가득찬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내놓아야만 했다. 그러기를 몇 번, 결국 감자를 먹더라도 몇 알씩 사서 먹게 되었다. 혼자 사니까 궁상을 떨어가면서라도 알뜰해야 한다는 강박이 떨어진 것이 그 즈음 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늘리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지갑사정이 여유로워진 것 역시 그 즈음이었다.

 

| 혼자 먹기, 감자

싹이 올라온 감자는 맛이 현저히 떨어지는데다가 독성이 생기므로 먹지 않도록 하고, 통풍이 잘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하여 보존기간을 늘린다.
TIP 눈이 올라온 정도의 싹은 문제가 없으니 약간 깊숙히 도려내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정도로 싹이 올라온 감자는 미련없이 버리는 것이 좋다.

감자는 생각보다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걸린다. 샐러드나 매쉬 포테이토처럼 감자의 원래 모양이 중요하지 않은 메뉴를 할 때에는 적당하게 썰어 삶아주는 것이 좋다.
 TIP 썰어서 익히는 경우에는 감자 조각들이 골고루 익어야하므로 균일하게 썰어주는 것이 좋다.

0.5 cm 정도의 폭으로 썰어서 삶는 것이 시간도 적게 걸리고, 알맞게 익힐 수 있어 좋다.

감자에는 전분이 많다. 전분을 그대로 요리하면 음식이 질척해지거나, 감자의 포슬포슬한 맛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감자전처럼 전분을 이용한 요리가 아니라면 조리하기 직전에 감자를 물에 충분히 헹구어 주는 것이 좋다.

감자 특유의 향은 감자 속살보다는 감자 껍질에 있다. 감자를 삶을 때에 감자껍질을 함께 삶아주면 감자 특유의 맛과 향을 더 잘 즐길 수 있다.

 

| 감자 레시피 : 감자 샐러드

칼에 묻은 것이 전분이다. 씻어내지 않고 국물에 넣으면 국물이 걸쭉해질 것이다.

재료  

감자 (주먹만한 크기) 2 개

햄 200 g

게 맛살 약간

피클 약간 (피자집 피클 한 통)

양파 반개

달걀 두 알

마요네즈

레시피

1. 물을 끓이고 달걀을 삶는다. 
TIP 9분 정도 삶아서 갓 완숙이 된 상태가 좋다.

2. 달걀이 삶아지는 동안 감자를 적당하게 썰어준다.

3. 달걀이 삶아지면 건져내어 찬 물에 식혀 껍질을 벗기고, 끓는 물에 감자를 넣고 삶아준다.
TIP 감자는 끓는 물에 들어간 순간부터 15분 정도 삶아주면 샐러드에 알맞게 익는다.

4. 감자가 삶아지는 동안 양파, 햄, 맛살, 피클, 달걀을 다져서 한 데 넣고 마요네즈 한 큰술과 버무려준다.

5. 감자가 다 삶아지면 체에 받쳐 물기를 빼고, 한 김 식혀 으깬 후에 나머지 재료와 버무려준다.
TIP  수증기를 비롯한 감자의 물기가 빠지지 않으면 샐러드가 곤죽이 되기 쉽다.

6. 샐러드가 부드럽게 버무려 질 때까지 조금씩 마요네즈를 넣어주며 마지막으로 버무린다. 이 때 소금 약간과 후추로 간을 한다.
TIP 이 때 약간의 레몬즙을 넣어주어도 상큼하고 좋다.
TIP 마요네즈나 재료들에 어느정도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소금은 많이 넣을 필요가 없다.

 

/사진: 이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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